▲ 리카본의 플라즈마 탄소전환 장치인 PCCU 모듈을 탄소배출 업체 현장에 설치한 가상도.(사진=효진오토테크)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사로 자동차 생산설비인 어셈블리 지그, 검사용 치구, CUBING 등을 생산하고 있는 효진오토테크(대표 김기영)가 환경에너지사업부를 신설, 수소·탄소 융복합사업으로 신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이 회사는 발전·에너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메탄(CH4)과 혼합한 가스를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를 통해 합성가스(수소, 일산화탄소)로 변환시켜 화학원료로 활용하는 탄소자원화 사업을 기반으로 추출수소 생산이나 수소연료전지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문제까지 해결하는 수소·탄소 융복합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수소사업 분야에서 22년간의 기술개발 경험을 가진 장봉재 전 한국수소산업협회장(리카본코리아 대표)이 이 회사의 환경에너지사업을 총괄하는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2013년 리카본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 제조사업에 진출한 효진오토테크는 최근 리카본코리아가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서 장봉재 환경에너지사업 총괄사장 체제로 탄소자원화 플랜트 구축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수소충전소 구축 등 수소사업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출발해  수소·탄소자원화 사업으로 신성장을 모색하는 효진오토테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 리카본이 개발한 플라즈마 탄소전환 장치가 병렬로 배열된 PCCU 모듈.(사진=효진오토테크)

자동차 차체 설비 생산 ‘한 우물’

김상철 명예회장이 지난 1977년 6월 광명시에서 ‘흥일기공사’라는 상호로 설립한 효진오토테크는 43년간의 업력을 가진 자동차산업의 산증인 같은 기업이다.

초창기 정밀 단품 가공으로 다진 기초기술을 토대로 현재는 어셈블리 지그(ASSEMBLY JIG), 검사용 치구(INSPECTION FIXTURE), CUBING에 이르기까지 고품질의 자동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 10여 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어셈블리 지그는 차체의 각 패널을 조립·용접할 때 사용하는 치구로, 조립의 정확성을 확보하고 동일한 품질로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의 필수 설비다. 

특히 기아자동차 개발부로부터 검사용 치구의 국산화 개발을 위탁받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검사용 치구는 어셈블리 지그에서 조립된 차체의 품질을 검사하고, 수정·개선하는 설비로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차체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완성차 단계에서 moving assembly(컨베이어 시스템) 부품과 내외장 모든 부품을 조립하고 확인·검사와 비교·분석을 통해 해당 분야에 피드백을 주는 CUBING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월 김기영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해외수출에 더욱 힘쓴 효진오토테크는 2008년 1,000만불 수출탑에 이어 2014년에 2,000만불 수출의 탑과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효진오토테크는 경기도 화성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2019년 말 현재 종업원 80명, 매출 27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으로는 중국·일본·태국 법인과 말레이시아 영업소가 있다. 

탄소자원화 사업에 눈 돌려

김 대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경제성 있는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변환시키는 탄소자원화 사업에 눈을 돌려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효진오토테크는 지난 2013년 ㈜리카본코리아와 탄소전환장치 제조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 제조사업을 시작했다. 리카본코리아가 2018년 대구 상리동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에 구축한 플라즈마 활용 탄소자원화 파일럿 플랜트에 리카본코리아의 플라즈마 탄소전환 장치인 PCCU(Plasma Carbon Conversion Unit) 모듈을 효진오토테크에서 제조·공급·설치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 효진오토테크가 제작한 플라즈마 탄소전환 장치.(사진=효진오토테크)

▲ 효진오토테크가 제작한 플라즈마 반응기.(사진=효진오토테크)

이 회사에 따르면 ‘에미션 블레이드’라 불리는 플라즈마 탄소전환 장치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약 600℃ 정도의 저온 플라즈마 상태에서 분해하는 기술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리카본(ReCarbon Inc)의 김중수 대표의 기술진이 2011년부터 기술개발을 시작해 현재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리카본이 개발한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는 높은 에너지 효율의 최적화된 에너지 전달구조를 가지며, 대기압에서 작동하는 저온 플라즈마로서 저렴한 마그네트론을 활용하고 컨테이너형 패키지 모듈구조로 대용량 확장이 용이하다. 

국내에서는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를 제조·공급·설치할 수 있는 기업은 효진오토테크뿐으로 미래 유망시장인 탄소자원화 시장을 선점한 셈이다. 

또한 효진오토테크는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탄소자원화 기술고도화 사업인 ‘플라즈마 활용 탄소자원화 기술개발 및 화력발전소 연계 플랜트 실증 과제’(3년, 총사업비 135억 원)의 총괄추진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실증사업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메탄과의 플라즈마 반응을 통해 수소로 전환함으로써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친환경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실증 플랜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효진오토테크는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소 약 640m² 부지에 실증 플랜트를 구축 중으로, 현재 실증 플랜트에 대한 공정설계를 완료한 상태이다.

▲ 한국동서발전과 효진오토테크는 지난해 8월 당진화력 플라즈마 활용 탄소자원화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사진=효진오토테크)

수소·탄소 융복합사업으로 확대

효진오토테크는 2017년 말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수소사업도 시작해 수소충전소 구축, 수소제조장치 제조, 수소플랜트 구축, 그린수소 제조, P2G 사업까지 수소 전반에 걸친 개발 경험과 실적을 토대로 사업 확대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제2대 한국수소산업협회장을 역임한 장봉재 사장은 지난 2000년 알카라인 수전해 장치 개발을 시작으로 2010년 태양광·수전해·연료전지를 융복합화한 P2G 개념의 하이브리드 그린홈 구축 실증사업, 2013년 대구 서변동에 국내 최초 수전해 수소충전소 구축, 2015년 국내 최초 상용 광주 진곡 수소충전소 구축 등을 포함해 약 22년간 국내 수많은 사업과 수소 관련 국가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효진오토테크는 최근 독일 Sera사의 설비에 대한 국내 판매권을 가지고 있는 바스텍 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Sera사의 수소충전 압축패키지의 국내 보급과 향후 국산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수소충전소 보급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최소 5기 정도의 수소충전소를 수주한다는 목표다. 

▲ 효진오토테크가 국내에 공급하는 독일 Sera사의 수소압축기.(사진=효진오토테크)

Sera사의 피스톤 압축기는 수직형 구조 설계로 낮은 스트로크로 인한 높은 신뢰성과 낮은 정비성, 저소비 전력, 높은 유량 속도와 함께 모듈형 설계로 확장이 용이하고 쉬운 정비성과 저소음을 자랑한다. 

효진오토테크는 탄소자원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쌓은 기술과 장봉재 사장의 협력이 결합함으로써 추출수소 제조공정과 탄소자원화 공정을 결합한 수소·탄소 융복합사업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장봉재 사장은 “수소경제 진입을 갈망하는 대다수의 수소 관계자들이 아직 넘지 못한 장벽은 개질형 추출수소 제조공정이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것”이라며 “효진오토테크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에 따르면 천연가스인 CH4를 공급받아 습식개질장치(SMR : Steam methan Reformer)를 통해 추출수소를 제조할 경우 수소 1kg당 이산화탄소가 8~10kg이나 발생한다. 배보다 빼꼽이 더 큰 셈이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하기 시작한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서 이산화탄소 처리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수소생산기지는 대량의 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만큼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효진오토테크가 수소제조 시나 수소연료전지 발전에서 배출되는 CO2를 플라즈마 탄소전환 장치로 제거하면서 고부가가치 가스이면서 주요 화학원료인 수소와 일산화탄소, 즉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수소·탄소 융복합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기본적인 탄소자원화 사업은 시멘트·발전·제철·화학산업 등의 배출가스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면서 포집한 CO2를 CH4와 혼합해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로 합성가스로 변환해 화학원료로 자원화하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 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 사업이다. 

▲ 김기영 효진오토테크 대표(좌)와 장봉재 환경에너지사업 총괄사장(우).

장봉재 사장은 수소 시범도시와 수소 융복합 실증단지 조성사업을 하는 지자체가 수소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CO2 Zero 추출수소 제조 플랜트 구축방안을 마련, 사업제안서를 완성하고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하수종말 처리장, 축산분뇨 처리장과 같은 바이오 사이트에서 나오는 CO2와 CH4를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성 있는 플랜트로 구축·운영할 수 있는 사업계획도 완성한 상태이다. 

장 사장은 “하루 수백 kg 규모의 소규모 천연가스 개질형 추출수소 제조 플랜트는 추후 용량증설 문제에 대비해야 하고,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추출수소 제조 플랜트는 지역 거점화와 대용량화를 통한 경제성 확보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기본 로드맵’을 보면 국내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 2억7,650만 톤 중 CCUS를 통해 1,030만 톤을 감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연간 30조 원에 달하는 탄소자원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기영 효진오토테크 대표는 “수소 사업과 플라즈마 탄소자원화 사업을 수소·탄소 융복합사업으로까지 확대해 국가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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