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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연료전지 SOFC 상용화 개봉박두

STX중공업·미코 등 업체들 실증 운전 ‘한창’
미코, 지난해 국내 최초 SOFC 제조공장 준공
정부, 올 하반기 SOFC KS 인증기준 고시할 듯
서울시, 3월 중 민간 건물 SOFC 설계기준 고시 예정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수소에너지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1월 정부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화력발전처럼 연료를 태워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이 없어 친환경적이고, 태양광의 1/300, 풍력의 1/30 정도의 공간밖에 차지하지 않아 설비 크기 대비 에너지 생산량이 가장 높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 필요한 전해질에 따라 PEMFC, PAFC, MCFC 등으로 구분된다. 현재 국내 주택·건물용은 주로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발전용으로는 인산형 연료전지(PAFC)와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앞으로 차세대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도 시장에 나오면 연료전지 운영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SOFC는 발전효율이 최대 60%로 현존하는 수소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아 ‘발전특화’ 연료전지로 불린다. 특히 건물 관리를 위해 야간에도 항상 전력이 필요한 중대형 건물이 많은 대도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상용화돼 건물·주택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미 발전용으로 미국 블룸에너지의 SOFC 제품이 출시됐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SOFC 상용화를 위한 KS 인증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STX중공업, 미코 등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SOFC 제품을 실증 현장에서 운전 중으로, 본격 상용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제도 마련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중으로 정부가 KS 인증기준을 고시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하반기부터 시범보급사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새로 짓는 중대형 민간 건물에 대한 SOFC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SOFC 플레이어 진용 갖춰 

현재 국내에서는 STX중공업과 미코가 주택·건물용 SOFC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TX중공업은 1kW급 SOFC 시스템 ‘encube’에 대한 KGS 인증과 녹색기술 인증을 취득하고, 현재 STX중공업 신사업센터(대구) 내에서 5대를 실증 운전 중이다. 추가로 경일대, 영남대, 국립대구과학관 등 3곳에서 실증 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STX중공업은 현재 20kW SOFC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2025년까지 수백 kW급 시스템으로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미코는 2kW급 SOFC 시스템 ‘TUCY’에 대한 KGS 인증을 완료하고, 현재 UNIST와 KoMiCo에 3대, 서울 물연구원과 부안군 관사에 2대 등 총 5대를 설치해 운전 중이다. 



이러한 실증 운전은 STX중공업과 미코가 함께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진행하고 있는 산업부의 국책과제 ‘kW급 건물용 SOFC 실용화 기술개발’의 일환이다. 이 과제는 국산 SOFC 기술을 적용한 국내 첫 SOFC 시스템 실증과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상업화의 첫 단계로서 개발이 완료된 SOFC 제품에 대해 실증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완성도와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총 50kW 규모의 SOFC 시스템 실증이 이뤄진다. 


특히 미코는 총 11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SOFC 시스템 제조공장까지 준공했다. 미코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국산 셀, 스택, 시스템에 대한 원스톱 생산라인이 구축됐다. 이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1㎿로, 향후 10MW, 100MW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코는 2kW급에 이어 8kW급 SOFC를 개발 중이며, 분산발전용 50kW급 개발에도 이미 착수했다. 이밖에 KT와 ‘건물용 연료전지사업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SOFC 상용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설계 단계부터 SOFC를 반영하기 위해 건설사·건축 설계사무소들과의 협의도 병행하고 있다.  




3kW급 SOFC 시스템을 개발한 에이치앤파워는 도시가스 공급 전문기업 삼천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 시스템에 대한 실증 운전을 추진 중이다. 에이치앤파워는 지난해 정부 국책과제인 ‘발전용 확장이 가능한 고효율 모듈형 SOFC 시스템 개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동나비엔은 700~750kW급 SOFC 시스템을 개발해 실증 운전 중이고, 피앤피에너지텍은 1kW급 SOFC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가정·건물용 PEMFC와 발전용 PAFC를 공급하고 있는 두산퓨얼셀은 영국 연료전지 기술업체인 세레스파워(Ceres Power)사와 5~20㎾ 규모의 건물용 SOFC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가정·건물용 PEMFC를 공급하고 있는 에스퓨얼셀도 SOFC 개발을 위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모색 중이다.   


발전용 시장에서는 SK건설이 지난해 미국 블룸에너지와 SOFC의 국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블룸 SK 퓨얼셀) 설립을 완료하고, 경북 구미 공장에 생산설비를 설치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국내에서 연료전지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규모는 연간 50MW로 시작해 향후 400MW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는 이탈리아 솔리드파워와 손잡고 대전에 연료전지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솔리드파워는 현재 1.5kW, 6kW급 SOFC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지자체, SOFC 제도 마련 본격화

이렇게 SOFC 시장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관련 제도 마련에 본격 나섰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한국에너지공단 주관)과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제도, 즉 정책 시장에 먼저 진출한다. 그리고 이러한 안정적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KS 인증을 받아야 한다.


최근 SOFC 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월 기술위원회를 열고 에너지공단이 마련한 SOFC KS 표준안을 심의해 통과시키고, 표준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오는 5~6월경 ‘연료전지 한국산업표준(KS C 8569)’ 개정안의 예정 고시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정 고시 기간(고시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이 끝나면 8~10월경 최종 고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 보급사업의 경우 예산 확보를 고려해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시범보급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에너지공단이 SOFC 시범보급사업이나 R&D형 실증사업 형태로 SOFC 상용화를 기획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소법 하위법령과 연계되면 좀 더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소법 하위법령 제정을 위한 연구용역이 지난 2월부터 시작해 오는 7월까지 진행된다. 이후 입법예고, 법제처심사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하위법령을 제정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KS 인증기준이 마련되면 SOFC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라며 “국내 기업들이 PEMFC, PAFC, SOFC 등 다양한 유형의 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해 설치 환경에 맞춰 보급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SOFC의 효율 및 경제성 제고를 위한 전략적 R&D 및 실증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2019년도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국비 180억 원을 투입해 150kW급 이상의 분산발전용으로 확장이 가능한 고효율 모듈형 SOFC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제를 착수토록 한 바 있다. 


또한 의무화시장에서는 연료전지의 성능표준값이 필요하다. 특히 서울시는 신규 민간 건물에 대한 SOFC 도입을 유도하는 설계기준(성능표준값)을 고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환경영향평가 대상 건축물은 연간 전체 에너지의 18%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하는 의무할당제가 적용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새로 짓는 중대형 민간 건물에도 SOFC가 도입될 수 있도록 설계기준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연면적 10만㎡ 이상인 환경영향평가 대상 건물부터 적용하고, 연면적 3,000㎡ 이상(서울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 심의대상) 건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료전지 설계기준은 설치 용량당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건물에 실제 도입하려면 설계기준에 따라 설계안에 반영해야 한다.


공공건물 신축 시 신재생에너지법에서 정한 건물에너지사용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이행 여부 산정은 ‘신재생에너지 예상 에너지생산량(kWh/년) = 설치용량(kW) × 단위 에너지생산량(kWh/kW·년) × 원별 보정계수’로 계산한다. 


서울시는 민간 신축 인허가 심의·협의에서도 이 같은 산정 방식을 적용키로 하고, SOFC 단위 에너지생산량 및 보정계수 시울시 기준안을 마련, 지난해 10월 행정 예고를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규제영향평가심사 안건으로 올렸지만 내부 사정상 심의가 연기됐고, 3월 3일 규제영향평가심사에서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심사를 통과하면 2주 후에 최종 고시될 예정이며, 고시 즉시 적용된다.      




서울시 SOFC 설계기준안을 보면 단위 에너지생산량이 3kW 이하의 경우 다른 연료전지 종류보다 보정계수(가중치)가 8.88로 가장 높다. 이는 착공 전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건축주들이 미리 SOFC 도입을 결정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비용부담을 상쇄토록 하는 조치다. SOFC는 아직 대량생산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설치비용이 많이 든다.   


서울시의 관계자는 “서울시 신축건물은 PEMFC, PAFC, SOFC 등 선택 가능한 연료전지 종류가 총 3종으로 확대돼 건물의 크기와 용도, 에너지사용 패턴 등을 고려해 맞춤형 연료전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업체에서 개발 중인 건물용 SOFC 제품들의 상용화가 목전에 있고, 정부도 지난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이 분야의 R&D를 지원 중인 만큼 이번 설계기준 마련을 통해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선도적으로 정착시키고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향후 5년간 총 102MW(발전용 100MW, 건물용 2MW) 규모의 SOFC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OFC 보급 확대 과제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SOFC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SOFC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의 한 전문가는 “핵심기술을 적극적으로 국산화하고 해외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국내 SOFC 시장이 외국 자본에 의해 잠식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관련 연구 지원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정책을 개선해 국산 SOFC 기술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며 “또 국내 SOFC 산업의 상용화를 이끌 연구 인력도 매우 부족한 실정으로 기존 정부 출연연구소의 SOFC 전문 인력을 늘리는 방안부터 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SOFC 분야 특화 연구시설을 설립하는 등 국가 차원의 SOFC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공공건물에 적용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제도를 민간 부문으로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라며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건물에도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통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원활하게 달성할 수 있고, 연료전지 관련 기업들도 고정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어 기술과 가격의 안정화를 위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는 전통적인 발전 시스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아 기업의 경우 초기에는 보조금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후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춰 보급을 확대하거나 추가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정부의 건물용 연료전지 관련 예산은 kW급 기준 연간 200여 대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에 머물고 있는데 다수 기업의 경쟁을 고려할 때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기에는 힘든 수준이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연료전지 예산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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