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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생산의 새로운 길을 찾다 ① 수소 융·복합 기술 실증으로 수소경제 준비한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잉여전력, ‘수소에너지’로 극복
강릉에 연료전지-태양광-풍력 하이브리드 실증단지 구축
오는 10월 중순까지 설비 구축 완료 후 실증운전 돌입
재생에너지+수소, 에너지자립섬·도서 마이크로 그리드 가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지난해 12월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한 이후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 및 잉여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수소에너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이용해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저장하고 필요시 연료전지로 발전해 잉여전력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한편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해도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수소에너지저장시스템(수소-ESS)’이라고 말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활용한 수전해 방식이 궁극의 친환경적인 수소생산방식이라는 점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수소의 융합은 필연적이라는 견해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활용 수전해 수소생산·저장 기술 개발 및 실증이 시급해졌다. 정부는 내년부터 P2G 시스템 실증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내 대규모 수소생산설비도 구축하게 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40여 개의 가스전력화(Power-to-Gas: P2G) 시스템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본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5개의 P2G 실증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활용 수전해 방식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및 바이오가스 개질 방식 수소생산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여 개질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 실증도 시급한 상황이다.


때마침 강릉과 대구에서 각각 재생에너지 수전해 수소생산과 바이오가스 개질 수소생산 기술을 실증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릉에서 진행 중인 ‘전원 독립형 연료전지-태양광-풍력 하이브리드 발전기술’ 실증사업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마이크로 그리드는 재생에너지, 전력저장장치 등의 분산에너지 자원과 이를 소비하는 고객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단위의 소규모 전력망으로 전 세계 전력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섬이나 특정 지역 또는 건물 등 전력이 필요한 곳에서 바로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탄소 제로섬(에너지자립섬) 사업이 이러한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에너지자립섬은 디젤발전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으로 탄소배출을 없애고 에너지자립을 실현하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백아도 등 7개의 에너지자립섬 모두 배터리 ESS 용량 부족 등으로 다시 디젤 발전기를 이용해 부족한 전기를 충당하는 실정이다. 재생에너지 발전효율을 높이고 에너지자립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재생에너지와 수소의 융복합 기술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수소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마이크로 그리드 설치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Enel Green Power는 칠레 북부 고원지대인 안토파가스타에 125kW의 태양광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450kW의 수소저장 설비, 132kW의 배터리 저장시스템을 설치해 100% 재생에너지를 이용,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의 최대 전력회사인 Engie와 슈나이더 컨소시엄은 싱가포르 Semakau섬에 태양광, 배터리 저장장치, 수소저장 시스템을 설치해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갔다.




전원 독립형 신재생 하이브리드 실증 ‘관심’
국내에서는 에기평 과제로 진행되는 ‘IoT 기반 전원 독립형 연료전지-태양광-풍력 하이브리드 발전기술 개발’ 실증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2015년 10월부터 시작된 실증사업은 올해 실증운전을 끝으로 종료되며, 발전단가가 높은 도서 지역의 기존 디젤발전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전지-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발전기술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주관사인 에스에너지(태양광 모듈 및 EMS, 하이브리드시스템 패키지 개발·제작, 실증 총괄)를 포함해 △에스퓨얼셀(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 및 제작) △주진테크(수전해 시스템 기술개발 및 제작) △플라스포(PV·ESS/Hydro/Fuelcell/Master 등 PCS 4종 기술개발 및 제작) △한국건설기술연구원(풍력 PCS 기술개발 및 DC BUS 연계 대응 방안 모색) △전자부품연구원(부하장치 및 IoT 커넥티드 디바이스 제작, PCS 성능평가) △한국가스안전공사(수전해 시스템, 고압수소 저장 압력용기 안전성능 및 위험성 평가) △고려대학교(하이브리드 시스템 경제성 분석) △강원테크노파크(실증사이트 제공, 시스템 운영 및 실증 지원) 등 총 9개의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이 시작된 1차 년도에는 시스템의 기술개발 및 시제품 제작을 진행하고 실증단지에서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데모사이트를 구축했다. 태양광 26kW, 수전해 10Nm3, 연료전지 5kW 규모로 구축된 데모사이트는 평가 및 데이터 수집 등을 통한 알고리즘 설계, 시스템의 문제점 분석 등에 활용됐다.  

 
2차년도에는 구축한 데모사이트의 운영을 통해 알고리즘 수정 및 시스템의 기술 보완을 실시하고 실증사이트에 설치할 시제품 제작을 완료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강릉에 실증단지를 구축해 전체 시스템의 효율, 부조일수 대응 등의 성능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증사이트는 강릉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강원테크노파크 신소재사업단 건물 뒤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 부지에 마련됐다.


김춘환 에스에너지 연구소장은 “이번 실증사업의 취지에 맞게 도서 지역에 실증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지자체 소유의 에너지자립섬 및 도서 지역에서는 지역주민의 민원 등으로 인해 실증부지 확보가 어렵고 토목 기초공사 비용이 높다는 것과 해외 역시 시스템의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라며 “시스템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수소를 이용, 자동차 및 드론을 시연하는 등 수소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관심을 보여준 강원테크노파크의 도움으로 실증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증사이트는 크게 태양광모듈, 하이브리드 전력 모듈(연료전지·PCS·ESS배터리), 수전해설비, 풍력터빈, 수소저장탱크 총 5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현재 태양광모듈과 하이브리드 전력 모듈 구역은 설치가 완료됐지만 수전해설비 등 나머지 3개 구역은 오는 10월 중순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태양광모듈은 수전해용 200kW와 부하용 50kW 총 250kW, 연료전지는 6kW짜리 5대 총 30kW가 각각 설치됐다. 수전해설비는 전기실(Hydro PCS, Control PNL)과 수소제조실(전해조 40Nm3), 수소버퍼탱크(2Nm3)로 구성되며, 인허가 완료 후 설치 예정이다. 풍력터빈은 수전해설비 기초공사 완료 후 2kW짜리 2기(수직형), 수소저장탱크는 인허가 완료 후 40Nm3급 3대가 각각 설치될 예정이다. 


최주연 에스에너지 전임연구원은 “모든 설비들이 완벽하게 설치되면 실증단지에 전력을 공급해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시험가동을 완료한 후 본격적으로 실증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총 1,000시간 운전으로 상시 부하가 없을 때 백업 부하(태양광-수전해-연료전지)가 제대로 가동되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수용가에 전력을 공급하고 일부 전력은 수소의 생산·저장에 활용한다. 이때 태양광과 물을 공급해 수전해 시스템을 가동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수소저장탱크에 저장하는 형태이다.


또한 태양 빛이 없는 밤이나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저장된 수소와 연료전지를 통해 수용가에 전력과 열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이밖에 IoT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를 통해 각 요소들의 다른 통신 사양을  하나로 통일하고, 각 요소별 PCS를 배치해 전압 사양을 승압 또는 감압해 DC BUS 기반으로 동일하게 함으로써 대용량 에너지원의 시스템이 안정화되도록 구성했다. 전력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배터리와 연료전지 시스템을 연계해 피크 부하에 대응하도록 했다.




수소+재생에너지, 마이크로 그리드 구현 최적의 대안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세계적인 환경 문제와 신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국가 차원의 전력공급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수소에너지는 재생에너지의 대표적인 단점인 불규칙한 전력 생산을 보완해주는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펼쳐질 수소경제사회에서 친환경 마이크로그리드를 가장 직접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신재생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김춘환 에스에너지 연구소장은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발전 시스템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등 재생에너지의 적용에 있어 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적인 특성을 극복하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 저장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전력과 열에너지의 균형 있는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생에너지의 확대에 따른 에너지 저장의 문제는 필수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사항으로,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저장 기술보다 수소를 이용한 에너지저장 기술이 저장용량 및 가격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라며 “수소는 수일에서 수개월 단위의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전력공급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 방법으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미래의 에너지 공급 방식은 기존의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에 의한 중앙집중식에서 점차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마이크로 그리드 또는 분산발전의 형태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수소와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이용함으로써 환경적인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생산과 에너지 공급 등 시스템의 운영과 신뢰성을 검증하고, 향후 사업화를 통해 수소경제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주연 연구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시스템의 성능을 검증하고 기존에 계획했던 에너지자립섬 , 도서지역 등의 독립 전원 지역을 대상으로 경제성을 확보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수소에너지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실증사업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풍력에너지 잉여전력 활용을 위한 500kW급 하이브리드 수소변환 및 발전시스템 기술개발’ 정부 과제(수행기관: 지필로스)가 시작되는 등 앞으로 재생에너지+수소 융·복합 기술 실증사업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도 육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세계적으로 인구밀도가 낮고 국가 전력망의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독립형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구의 16%(12억 명)가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중 95%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1,000여 개의 섬에는 기존 전력망을 설치하기 힘들다. 재생에너지+수소 마이크로 그리드의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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