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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동남권 수소경제권 조성 위해 뭉쳤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에 이어 4대 먹거리 사업은 ‘수소산업’
부울경 동남권 수소경제 공동개발 워킹그룹 15인 선정
광역 수소전기버스 및 수소선박 등 다양한 사업 발굴·추진
단기 과제로 시외 수소전기버스 보급사업 기획·논의 중


[월간수소경제 오슬기 기자] 지난 1월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수소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정부는 내년도 수소경제 관련 예산안으로 약 5,000억 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에는 국토부가 ‘수소 시범도시 추진 전략’도 발표했다. 시범도시로 선정되면 수소 친화 도시 계획 수립비와 수소 파이프라인, 수소 통합운영센터 등 핵심 인프라 구축비의 50%를 국비로 지원받게 된다.


이렇듯 수소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지자체들이 자체적인 수소경제 비전과 수소산업 육성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수소산업 관련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이 상생을 택했다. 이들 지자체는 최근 상호 협력으로 수소와 관련된 신사업 성장 모델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수소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공동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수소사업을 발굴, 추진함으로써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동남권 수소경제’라는 거대한 시장을 조성하는 취지도 포함된다.     

         

지역경제 침체 ‘난관’
부울경은 새로운 효자 사업을 찾고 있었다. 지역적으로 근접한 세 지역은 비슷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들을 묶어주던 키워드가 바로 ‘제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심장으로 불리던 세 지역은 2015년 조선업과 철강업에서의 무역규제 강화, 전방산업 위축, 원가부담 확대, 여기에 환경오염 이슈까지 겹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기반 산업이던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맞자 기계, 원전 등의 산업도 줄줄이 낮은 이익을 내며 지역 경제가 침체됐다. 이에 지역민들의 소비심리도 급격히 위축돼 자영업마저 위기에 빠졌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부울경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신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수소경제를 등에 업고 반등을 노리고 있다.


부울경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과 더불어 수소산업을 지역 4대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울경 워킹그룹 본격 활동
경남도는 부울경의 동남권 수소경제권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지난 7월 부울경 수소관련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동남권 수소경제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무한 경쟁보다는 동남권 수소경제권을 만들기 위한 공동사업을 기획하고 발굴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시도별 전문가 워킹그룹을 구성해 공동사업을 발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후 동남권 수소경제 전문가 워킹그룹 15인을 선정하고, 지난 8월 20일 워킹그룹을 발족했다. 테크노파크·부산대학교 등 공공기관 및 대학, 덕양 등 민간 기업, 한국기계연구원·에너지기술연구원 등 정부 출연 연구원에서 지역별로 5명씩 선정해 총 15명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위원장직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 에너지플랜트그룹 임동하 그룹장이 맡았고, 부위원장은 김호진 부산테크노파크 단장,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단장, 강영택 창원산업진흥원 팀장이 맡아 지자체를 대표해 실무진들을 이끈다.


워킹그룹은 △동남권 수소경제 비전 제시 △단기·중기·장기 공동 대응과제(사업) 기획 및 발굴 △동남권 수소산업 육성정책 제언 및 홍보대사 역할 등을 수행한다. 벌써 단기 과제로 시외 수소전기버스 보급사업을 선정해 기획 및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임동하 부울경 동남권 수소경제 워킹그룹장은 “부울경은 동남권 수소경제 비전과 로드맵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동기획을 통해 새로운 국비 사업을 발굴하거나 이미 도출된 국비 사업을 공동으로 지원함으로써 동남권 수소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워킹그룹은 매월 1회 회의를 개최해 도출되는 안건들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필요시에는 수시로 회의를 개최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


워킹그룹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기반으로 부울경 동남권 수소산업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지역별 산업 특성을 고려해 특화 분야를 선정해 동남권 공동 수소산업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광역권 수소전기버스 도입, 수소전기차 정비센터 구축, 수소항만 구축, 수소선박, 해양 수소 플랫폼 등의 분야에서 단기·중기·장기적 전략을 수립해 부울경 공동기반 수소산업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부울경 산학연관이 함께 협력해 수소 전문가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전문인력을 배출해 국내외 수소산업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소에 대한 지역민 인식전환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수소에너지의 친환경성·안정성·경제성 등에 대한 홍보관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탄탄한 수소 인프라, 동남권 수소경제권 꿈 아니다
부울경 지역은 이미 수소 인프라가 풍부해 수소경제를 개발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특히 울산은 국내 부생수소의 60%가 생산되는 국내 최대 수소 생산지다.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운영 중이고, 다양한 수소사업을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울산시 온산읍에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 최대의 수소 타운을 시범적으로 구축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상용 모델(투싼ix)에 이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고 있다. 울산은 국내 최초로 수소전기택시 시범 운행을 하기도 했다. 울산테크노산업단지에는 수소연료전지 실증화 센터가 구축됐다. 이렇듯 수소사업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이 많은 지역이 바로 울산이다.




부산시와 경남도도 발 빠르게 수소 인프라를 형성 중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9월 현대차와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 업무협력 MOU를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 및 연관산업 육성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수소전기버스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부산시는 지난 6월 말 기준 201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했고, 수소충전소 두 곳이 운영 중이다.    

 
경남도는 올해 6월 창원시에 실증용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한 곳을 개소했다. 지난 5월에는 수소융복합단지 실증사업 정부공모사업에 선정돼 경남테크노파크 주관으로 개질 및 P2G 방식의 수소생산기지 구축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나선다.


또한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정부공모사업에 창원시가 선정돼 창원산업진흥원의 주도 하에 내년 9월까지 수소전기버스 충전소와 연계해 메탄을 활용한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부울경이 해양을 접하고 있다는 점도 수소산업 육성의 기회 요인이다. 육상 수소산업뿐만 아니라 해양 수소산업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는 특수한 지리적 위치를 가지고 있어 잠재 가치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소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 건설은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 빈국에서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앞으로 급증하게 될 수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해양플랜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임동하 위원장은 “해양플랜트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최근 들어 상용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으로 아직 블루오션”이라며 “여기에 해양수소도시, 수소항만, 해양수소플랜트, 수소기반 에너지 자립 인공섬 등 다양한 형태의 해양 신산업을 도출할 수 있는 수소경제의 잠재력을 이용한다면 주춤한 지역 경제 성장에도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과제로 시외 수소전기버스 보급 추진
현재 부울경 워킹그룹은 다양한 사업을 발굴 중이다. 8월 발족 후 여러 차례 회의를 가진 뒤 단기 과제로 시외 수소전기버스 보급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하는 시범사업이다. 


이번 시외 수소전기버스 사업은 △수소광역버스 도입 △광역터미널 연계 수소충전소 구축 △ 정비사업 및 주민 수용성 향상 등 크게 세 가지 세부사업으로 추진된다.


앞서 부산시는 현대차와 MOU를 체결하고 지난 8월 23일 부산시 내 첫 수소충전소를 설립했다. 이 충전소가 ‘H 부산 수소충전소’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부울경 광역권 수소전기버스 및 충전소에 대한 실증에 나선다.


‘H 부산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대도에너지의 자회사인 대도운송은 실제 부산의 버스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키로 했다. 대도운송은 올해 안에 수소전기버스 5대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향후 노후화된 버스를 수소전기버스로 대체해나갈 예정이다.



수소전기버스의 경우 수소충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업계에서 주목하는 사업이다.


수소전기택시는 충전이 필요할 때 수소충전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부담이 크지만 정해진 코스를 다니는 버스는 상대적으로 수소충전소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에 따르면 수소전기버스 8대를 도입할 경우 수소충전소 가동률(250kg/일)이 100%(10시간 운영기준)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일반 승용차 대비 50배 이상의 수소연료 소비 촉진 효과가 있는 것이다. 


부울경은 수소전기버스에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대용량(1톤 이상/일급) 수소충전소를 지역별 시외버스터미널 등 차고지 주변에 설립할 계획이다. 이때 수소전기버스 전용 충전소 설비 사양 및 운영 방안을 통일할 방침이다. 이어 광역 수소전기버스 전용 충전소 내 정비시설을 구축하고 운영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유지·보수 및 소비자 편의 향상에 있어서도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임동하 부울경 동남권 수소경제 워킹그룹 위원장은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에서 국내 수소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같이 동남권 수소경제 전문가 워킹그룹에서도 동남권 수소산업 비전 및 전략, 로드맵 제시를 통해 대표적인 수소산업 생태계 기반의 수소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지자체 간 경쟁보다는 상생·협력을 통해 수소산업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적극 육성해 침체된 지역산업을 재부흥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하다. 마지막으로 해양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색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표적인 청정해양 수소도시를 만들어 세계적 랜드마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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