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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표준화’ 전략으로 글로벌 수소시장 선점 나선다

국표원, 지난달 3일 ‘수소경제 표준화 전략 로드맵’ 발표
제정 완료된 국제표준 37종 중 한국 제안 전무…산업계 관심 요구돼
2030년까지 ‘국제표준 15건 이상 제안·국제표준 20% 점유’ 목표
R&D 과제 기획 단계부터 국제표준화 고려 등 ‘3대 전략 9개 과제’ 발표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기술 개발, 표준화 등 세부 분야 각각에 대한 로드맵 마련이 한창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범한 ‘수소경제 표준포럼’은 포럼과 공청회 등을 통해 수소 및 연료전지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데 이어, 지난달 3일 ‘수소경제 표준화 전략 로드맵(이하 표준 로드맵)’을 발표하며 그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월호 기사를 통해 국제표준의 개요 및 수립 과정, ‘수소경제 표준포럼’의 창립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표준 로드맵에 담긴 표준화 목표와 해당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추진전략 및 과제 등을 살펴본다.


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 표준화 동향
국제표준은 한 번 제정되면 모든 국가들이 해당 표준을 자국의 표준 및 인증으로 부합화해야 해 그 파급력이 매우 크다. 특히 수소산업은 현재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이므로 우리나라 제품의 성능 및 품질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면 글로벌 시장 선점이 한층 용이해진다. 반대로 국제표준화에서 뒤처질 경우 국제표준에 등재된 해외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개발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제품 출시 시점이 지연되고 후속 기술 개발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경희 국가기술표준원 연구관은 “우리가 가진 선도기술을 기반으로 국제표준이 확정될 경우 주도적인 시장 창출이 가능하며 수소 및 연료전지 관련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국제표준화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제표준의 경우 수소 기술은 국제표준화기구 수소기술분야 기술위원회(ISO/TC197)에서, 연료전지 기술은 국제전기표준회의 연료전지분야 기술위원회(IEC/TC105)에서 다루고 있다. 두 기술 모두 현재 생태계 형성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해 수소 공급부터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성능, 안전성, 호환성, 품질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편 상용차용 고압(700bar) 대용량 충전 표준 부품 개발 및 표준화와 관련해서는 지난 3월 현대자동차·에어리퀴드·넬·니콜라·쉘·도요타의 6개 글로벌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제표준화 활동을 추진 중이다. 해당 컨소시엄은 현재 수소 주입구, 주입구와 연결된 노즐 호스 등의 부품을 개발 중이며 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표준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에너지가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사실 수소 및 연료전지 관련 기술 개발과 표준화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ISO/TC197과 IEC/TC105는 1990년부터 수소활용(모빌리티·에너지), 수소공급·계량 분야에 있어 국제표준 37종을 개발 완료(17종 진행 중)한 상황이다.


표준 로드맵 중 수소 인프라 분야를 맡은 강승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책임연구원은 “수소분야 중에서도 컴프레서, 피팅 등의 항목은 현재 초기 단계 작업 중에 있다”며 “적극적으로 국제표준 활동을 펼친다면 우리 기술이 반영될 여지가 얼마든지 남아있다”고 밝혔다.


기업 중심으로 국제표준화 추진하는 해외 국가들
현재 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 국제표준화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미국과 독일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최근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일본은 HySUT(수소공급이용기술협회)를 중심으로 국제표준에 대응하고 있으며, 국가 R&D 과제와 국제표준화를 하나로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소 품질 및 충전소 설비 분야에서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최단 시간에 수소를 안전하게 충전하기 위해 필요한 ‘충전 프로토콜’ 표준을 정립했다. 최근에는 충전소 부품, 수소발생기 표준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럽은 산업용 트럭 등 연료전지 응용 분야 표준 개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프랑스는 향후 수소전기열차 상용화에 대비해 관련 국제표준 제안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는 수소차량용 설비 분야 국제표준화에서 강세를 보인다.


지난 2016년부터 수소전기차 로드맵을 책정 및 발표하는 등 수소에너지 보급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은 최근 연료전지 기술위원회에 드론용 연료전지 표준화 추진 의사를 표명했다.


수소경제 표준포럼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홍기 우석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학계·연구계를 중심으로 국제표준 작업을 수행 중이나, 국제표준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해외 국가들은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전기표준회의 연료전지분야 기술위원회(IEC/TC105)의 전문가 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대학과 연구소를 합한 비율이 56%에 달해 상대적으로 기업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에 못 미치는 우리나라 국제표준화 성적표
현재 제정이 완료된 37종의 국제표준 중 우리나라에서 제안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2014년 제안한 ‘마이크로 연료전지의 일반사항’이 최종 발간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나 수소산업에 대한 관심도 등을 고려했을 때 아쉬운 수준의 성적이다.


우선 모빌리티 분야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며 높은 기술 수준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은 물론 충전소 등 활용분야의 국제표준 제안 실적은 아직 전무하다.


특히 국제표준 주도를 위한 종합적인 전략이 갖춰지지 않아, R&D 과제 결과가 표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실증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표준 로드맵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수소 기술 R&D 56건 중 표준화 연계 과제는 4건(7%)에 불과했다. 다만 2000년대 중반부터 국제회의 참여를 통해 건설기계 분야 컨비너에 진출하는 등 주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경우 산업계는 해외 기업과의 기술 제휴 등을 통해 기술력을 높여 나가고 있으나, 국내 보급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국제표준화 참여는 부족한 실정이다. 학계를 중심으로 일부 분야에서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나 ‘마이크로 연료전지의 일반사항’ 1건을 제안하는 데 그쳤다.


수소 공급과 관련해서는 부생수소 생산 기반은 풍부하지만, 재생에너지 전력 연계 수전해(P2G)나 액체수소의 저장 및 운송 등 생산·공급 방식에 대한 표준화는 미흡한 상황이다. 또한 수소충전소 보급이 확대되면서 정확한 수소충전 유량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소충전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유량계 기술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2030년까지 국제표준 15건 이상 제안
표준 로드맵은 ‘국제표준 선점을 통한 수소산업 글로벌 시장 선도’를 비전으로,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건설기계 등 신수요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선점해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기술 국제표준을 15건 이상(전체 수소·연료전지 기술 국제표준의 20%)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가표준(KS) 인증 품목 역시 30건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제표준은 2022년까지 5건 이상, 2023~2030년 10건 이상 제안하며, KS 인증 품목은 2022년까지 13건 이상, 2023~2030년 17건 이상으로 확대한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선 자동차(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드론, 선박, 건설기계 등에 대해 8건 이상의 국제표준을 제안해 신시장을 창출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트라이젠 연료전지 등과 관련해 4건 이상을 제안하고, 수소공급·계량 분야에서는 수소생산, 액체수소 등 다변화하는 기술 동향을 감안해 재생에너지 전력 연계 수전해, 유량계측기 등에서 3건 이상을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KS 인증 품목은 충전소 밸브류, 압축기 등 안전부품과 지게차용·대용량 연료전지 제품 등 30건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지정 및 시행하고, 제품의 상호운용성 실증을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수소충전 계량기는 고압수소의 충전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충전기 계량오차 평가기술을 확보하고 법정계량기로 지정해 수소충전거래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방침이다.


R&D 기획 단계부터 국제표준화 고려
앞서 설명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표준 로드맵은 ‘3대 전략 9개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3대 전략은 각각 ‘국내 선도기술의 국제표준화 제안 시스템 구축’과 ‘수소 제품·서비스의 품질 및 안전 확보’, ‘수소산업의 표준 경쟁력 강화 기반 조성’이다.


우선 국제표준화 제안 시스템 구축을 위해 R&D와 국제표준화를 연계한 ‘일체형’ 표준을 개발한다.


지금까지는 R&D 성과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하지 않아도 무방했으나, 앞으로는 R&D 과제를 통해 개발된 기술과 국제표준을 연계하기 위해 R&D 기획 단계부터 표준포럼 전문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목표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기술 국제표준 15건 이상을 제안하는 것인데, 제안 표준 채택률이 60% 정도임을 감안해 선도기술 26건을 발굴할 계획이다. 기간별로는 2019~2022년 12건, 2023~2030년 14건 이상의 R&D를 국제표준화와 연계할 계획이다.


아직 국제표준이 진행되지 않은 선도형 기술은 기술개발 과정에서 제품 및 시스템 실증과 병행해 국제표준으로 제안하고, 국제표준이 이미 완료된 추격형 기술은 시장에서 표준을 활용할 수 있도록 KS 표준으로 도입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국가들에 비해 기업의 국제표준화 참여도가 낮은 편이다. 이는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당장의 매출 문제 때문에 국제표준화에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준 로드맵에서는 표준안 개발부터 제안, 등록까지 전 주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기술개발 단계부터 표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과제 기획 단계에서 표준포럼 전문가가 표준연계 대상, 표준화 필요성에 대한 검토의견서를 작성해 R&D 전담기관에 제출하는 식이다. 정부 R&D 과제 외에도 산업계에서 개발한 기술 역시 표준포럼이나 업계 매칭을 통해 국제표준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발굴처를 다각화한다.


또한 국제표준 등록까지는 일반적으로 3~4년이 소요되나 R&D 과제는 한 번 완료되면 예산 지원이 중단되어 국제표준화 진행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표준안 개발의 후속 과정인 표준 제안, 국제회의 참여, 등록 등 완료까지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한다.


정부는 이와 같은 전 주기 지원사업 대상 R&D 과제를 2020~2022년 6건, 2023~2030년 14건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20년에는 완료된 R&D를 대상으로 국제표준 과제를 발굴 및 지원하는 전담기관을 지정할 예정이다.




국제표준은 우리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해외 국가들의 동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므로 국가 간 협력 활동도 강화한다.


이와 관련해 2020년 수소기술 총회를 개최해 이동식 충전소 등 3건의 표준안을 제안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료전지 작업반(WG) 회의를 4회 개최해 건설기계·노트북용 연료전지 등 7건의 표준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표준에 대해서는 매년 1회 이상 국내에서 작업반 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국제표준포럼 개최도 추진한다. 국제표준화 기구 임원, 해외 기업 전문가 등을 초청해 주요국 표준화 전략을 파악하고 협력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또한 다자간 국제표준 협력 기반을 활용해 국제표준화 기구 작업반 신설 및 국내 전문가의 컨비너(convener) 수임을 추진한다. 국제표준 작업은 작업반을 중심으로 진행되므로, 작업반 신설 및 컨비너 수임은 우리나라에서 제안한 표준이 채택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홍기 우석대학교 교수만이 IEC/TC105 WG10(마이크로 연료전지 시스템-호환성)의 컨비너를 맡고 있다. 이를 2022년에는 3명, 2030년에는 전체의 20% 수준인 7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소 제품·서비스의 품질 및 안전 확보
국제표준 외에도 KS 인증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추진한다. 우선 수소·연료전지 기술 국제표준 전체 37종 중 KS로 채택되지 않은 18종(수소 분야 11종, 연료전지 분야 4종, 수소전기차 분야 3종)과 진행 중인 17종을 2022년까지 전 품목 KS 표준으로 제정할 계획이다.


또한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고도 인증제도가 부족해 발만 동동 구르던 기업들의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지게차용 DMFC(직접메탄올 연료전지)와 가정·건물용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대해 2019년 하반기까지 KS 인증을 도입한다.


1kW급 SOFC 시스템 ‘encube’를 통해 국내 SOFC 시스템 최초로 KGS 가스기기인증을 획득하며 SOFC 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STX중공업의 이동원 신사업센터장은 “연료전지 시스템 설치에 대해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려면 신재생에너지 설비 인증이 필요한데, 해당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SOFC를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할 수 있는 KS 규격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인증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수소산업의 표준 경쟁력 강화 기반 조성
표준 로드맵에는 국제표준 제안 과제 및 작업반을 중심으로 업계와 학계·연구계·유관협회 등을 연결하는 ‘표준 매치업’ 제도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해당 제도는 매칭 업계에 수소 기술 국제표준 동향을 제공하고 학·연 표준 전문가를 통해 국제표준 진행 문건에 대한 기술적 대응방안 자문을 제공한다.


또한 중소·중견기업 기술 전문가가 국제표준화 작업반 회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향후 표준 전문가로 육성한다. 2020년 10개 업체, 2022년 30개 업체, 2030년 50개 업체를 대상으로 표준 매치업 제도를 지원할 계획이다.


표준 로드맵은 ‘수소경제 표준포럼’과 관련해서도 사무국과 각 분과의 역할을 명시했다. 9개 분과(수소생산, 수소저장·운송, 수소충전, 수소안전, 발전용 연료전지, 가정용 연료전지, 수송용 연료전지, 휴대용 연료전지, 정책) 40여 명으로 구성된 ‘수소경제 표준포럼’은 국제표준화 주도, 산업계 참여 확대 등을 위해 지난해 12월 출범되었다.


정책분과는 표준전략, 산업계 지원방안 등 전략 수립 기능을 강화하며, 각 기술별 분과위원회는 작업반 개념으로 세부 기술표준 개발 및 논의 역할을 수행한다. 표준 로드맵에 따르면 해당 포럼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표준 전문가 풀을 100명 이상 발굴 및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표준화 전략 로드맵 수립 및 이행을 통해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수소기술 국제표준 경쟁력 4위권의 선도국가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 원장은 “수소산업은 현재 초기 시장형성 단계로, 우리가 강점을 가진 기술들을 국제표준으로 반영해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기회를 얻고, 안전성이 보장된 인증 제품 및 서비스를 확대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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