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수소의 한해였다’고 자평해 본다.

물론 수소산업계에 종사하는 당사자로서 느낄 수 있는 소회일 수 있으나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한 한 해였음은 분명하다. 정부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추진키로 한 혁신성장 3대 전략과제에 ‘수소경제’가 낙점됐다.

전략과제의 속성을 따지고 들어가면 전략과제 낙점이 왜 대단하고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정부는 혁신성장 가속화를 위해 ‘경제체질’과 ‘산업생태계’의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을 매개로 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투자규모나 리스크가 높아 개별기업 차원의 선순환 투자가 어렵지만 향후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선정해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것이 ‘플랫폼을 통한 경제 구현’ 방식이다. ‘수소경제’가 국가의 전략적 투자 대상에 포함돼 ‘관심(정책)과 지원(예산)’을 양 손에 쥐게 됐다는 의미다.   

 
‘수소’의 어떤 점이 정부를 움직였을까.

국내외 할 것 없이 최근 글로벌 주요 정책으로 추진되는 것이 ‘에너지전환’이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에너지 체계를 갖춰 지구온난화를 막고 더 나아가 신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찾아 나선 것이다.

‘수소에너지’는 이 같은 맥락에 정확히 부합한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저장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고 ‘수소’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화석연료는 생산지가 제한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에너지자원 강국과 빈국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수소는 지구 어디에나 존재한다. 공평하다. 다만 2차 에너지로서 다른 개체와 붙어 있는 수소를 뽑아내고(생산) 저장하고 이를 다시 활용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고도화된 기술 보유 여부에 따라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할 수도, 빈국으로 남을 수도 있는 만큼 ‘신 에너지 안보와 지위’를 변화시킬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업적 경쟁력이다. 최근 수소전기차 개발·양산에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관심과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점차 엄격해지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맞서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전기차 개발을 더 이상 등한시할 수 없다. 결국 세계 최초 양산에 나선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기술개발 전략과 성능검증이 끝난 차량부품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차량만이 아니라 차량부품을 공급한 협력사에게도 최근 러브콜이 부쩍 늘었다는 후문이고 보면 새로운 국가 수출아이템으로 기대할만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부가 ‘수소’를 보기 시작했고 ‘혁신성장 전략과제’로 선정했다. 훗날 평가받겠지만 이 선택은 ‘옳았다’고 미리 격려하고 싶다.

아직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더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수소산업 육성법이다. 연말까지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안으로 통과되기는 어렵겠으나 관련 법안이 마련됐고 공청회까지 이뤄져 9부 능선은 넘어섰다. 

수소산업 활성화 로드맵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소산업 전반에 걸쳐 기술개발, 보급, 확산 목표를 정해 정부가 발표하는 것으로 이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신뢰는 높아져 투자활성화 등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수소산업에서 2018년은 ‘터닝포인트’를 넘어서 ‘티핑포인트’가 시작된 해다.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각 주체들의 노력들, 그렇게 드러나지 않던 작은 움직임이 어느 순간 한 지점에서 만나 물결을 이뤘다. 물결은 더 큰 강으로 바다로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하기에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물꼬를 터주고 장애물을 함께 걷어내야 한다. 좀 더 많은 물줄기가 본류로 합류해 더 큰 물결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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