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수소(Hydrogen)가 에너지로서 대접받길 원하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 욕심이었던 시기가 언제일까. 그리 멀지 않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그러했다. 국가 에너지 분류에는 ‘신에너지’로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미래를 내다 본 R&D분야에서나, 그리고 제품 상용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부 선도기업에서나 인식될 뿐 실제 시장에서는 질소, 아르곤, 탄산 등과 같이 범용으로 사용되는 ‘산업용가스’ 중의 한 품목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가정·건물·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이 제조돼 시장에 공급되고 있으니 연료전지의 연료인 수소가 에너지로서 기능했다 할 수도 있겠으나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지 않고 모두 천연가스를 개질해 가동하면서 ‘수소’를 직접적으로 에너지로 인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수소산업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실제 에너지산업을 통틀어 최근 가장 회자되고 있는 에너지가 ‘수소’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연일 수소가 언급되고 있다.

한 번 들여다보자. 가장 먼저 국회에서 시동을 걸었다. 올해만 수소 관련 법안이 모두 8개가 발의됐다. 여야 구분도 없다. 안전관리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도 일부 포함됐지만 조세특례, 기술개발, 전문기업 육성, 특화단지 조성 등의 내용이 담긴 산업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까운 시일 내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 과정이 예정되면서 관련법 제정이 곧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 어떠한가. 기재부는 수소산업을 3대 전략 투자분야로 선정해 수소의 단계별 밸류체인 구축과 수요기반을 확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업부 역시 ‘수소경제’ 이행을 위해 5개년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결정적으로 국가 최상위 에너지계획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수소에너지를 반영키로 했다.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에기본은 에너지 정책의 최상위 행정계획으로 이번에 수립될 3차는 2019년부터 2040년까지의 계획을 담게 된다. 에기본에 수소가 포함되면 정부의 다양한 육성책이 제시될 것이고 언급된 수소관련법 제정은 물론 각종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어색한 것일까. 쫓다가 허망하게 사라져 간 과거 수소정책의 아픈 경험을 지니고 있어서일까. 관련 업계의 반응은 작금의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는듯해 아쉬움이 크다.

물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아쉬움을 표하는 것은 ‘호응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다.

호응(呼應)은 ‘불러줌에 응한다’는 것이요. ‘행동에 (긍정적)반응한다’는 의미이다. 즉 ‘관계의 유연함’이 함의돼 있다. 그렇다면 호응의 효과가 어떠할지는 자명하다. 설령 효과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내게 이로운 것이 제시되면 맞장구 정도는 치는 것이 이치일 것이다.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 변화의 본질과 속성을 파악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특히 기업은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따져 움직여야 한다. 그럼에도 ‘호응’이 우선이다. 우호적인 정책과 제도는 시장 확대와 산업 성장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환영 성명도 좋다. 전문가 간담회나 세미나를 통해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 역시 효과적이다.  마침 수소에너지 전문전시회가 론칭 되니 좋은 기회이다. 전시회와 포럼 등이 동시에 개최돼 제품과 기술, 정보가 한데 어우러지고 산업군의 다양한 생태계를 선보일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변화되는 정책에 춤추자. 참여의 춤사위를 펼치자. 업계의 춤사위는 정책과 제도에 얹혀 더 큰 춤으로, 축제로 번져나갈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