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기 우석대학교 교수(수소연료전지지역혁신센터 소장), IEC TC105/WG10 의장.
[월간수소경제] 최근 정부는 2030년까지 현재 7%에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확대하는 신에너지정책을 발표했다. 설비용량은 원자력이 23.1GW에서 12.7GW, 석탄은 32.0GW에서 16.7GW로 줄어드는 반면 가스는 31.5GW에서 55.3GW, 신재생에너지는 2.5GW에서 9.2GW로 각각 늘리는 계획으로 향후 수소연료전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료전지는 석유시대의 대안 에너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석유생산량의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효율이 높은 수소와 연료전지가 부상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천연가스·석탄 등의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얻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풍력·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얻게 되면 연료전지는 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황산화물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 에너지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연료전지시스템의 활용분야는 대형발전소·아파트단지·대형건물의 분산형 전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발전용이다. 1980년대에 기술이 개발된 2세대 연료전지인 용융탄산염형(MCFC : Molten Carbonate Fuel Cell)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향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 Solid Oxide Fuel Cell)의 참여가 확실시 되고 있다.

수소전기차와 건물·가정용 연료전지도 정부의 보급정책에 의해 점차 시장이 확대돼 가고 있다.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목표를 각 1만5,000대 및 310기로 상향 조정해 수소전기차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2022년까지 국가 친환경차 보급목표인 200만대 중 수소전기차는 1만5,000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수소전기차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로 연료전지 시장 확대 예상
앞으로 마이크로(휴대용) 연료전지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휴대용 연료전지는 노트북·휴대폰 등 휴대기기용 전원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전력소모 또한 증가함에 따라 기존 배터리보다 단위 무게 및 부피당 더 많은 전력 공급이 가능한 연료전지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전기표준회의(IEC)는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240W 이하 용량에 착용 또는 휴대가 가능한 연료전지시스템으로 정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C: Direct Methanol Fuel Cell)를 들 수 있다.

▲ 후지쯔가 개발한 노트북용 마이크로 연료전지.

메탄올을 이용하는 DMFC의 경우 국내기업이 지난 2008년부터 미군과 협력해 군용 연료전지를 개발 중으로 최근 군용 신뢰성 규격 다수를 확보하고 현지에서 내구성 검증을 진행 중이다. 2009년에 일본의 Toshiba는 핸드폰·PDQ 등 소형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DMFC 충전기 3,000대 한정 판매를 실시하고 생산규모 확대를 준비 중에 있다.

독일의 SFC 에너지는 2011년 2만대의 DMFC 시스템을 판매했으며 군사용 휴대 전원도 함께 납품하고 있다. ESG社도 1kW DMFC 시스템을 소형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온보드 충전 시스템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휴대용 연료전지는 스마트 IT기기의 발전과 더불어 오래 지속되는 배터리 수요로 인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소형 연료전지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틈새시장인 비상 전원용·군사용 등을 제외하면 IT기기용 연료전지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 도시바가 개발한 휴대용 오디오 전용 연료전지.

수소 대신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DMFC는 연료공급 체계가 단순해 소형화가 가능하며 연료보충이 용이해 휴대용으로 개발 중에 있다. DMFC는 2000년대 중반까지 주로 모바일 IT기기의 전원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됐으나 IT기기 전원의 출력이 수십W 이하로 낮고 사용시간이 5시간 내외로 짧아 발전기의 특징을 갖고 있는 DMFC 전원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고 리튬이온 배터리(Li-ion battery)와 경쟁할 만한 소형화를 이루지 못함으로써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DMFC 시장은 침체돼 있지만 제4차 산업혁명의 주역 중 하나인 드론 산업에서 체공시간을 늘리기 위한 동력원의 개발이 요구됨에 따라 시장 확대가 점쳐진다.

DMFC 시스템의 경쟁력이 확보되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노트북과 휴대폰을 들 수 있다. 국내 PC시장에서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비율은 8:2 정도로 북미 및 유럽의 7:3, 일본의 5:5에 비해 노트북 점유율이 낮은 편이며 순수 내수시장으로 한정할 경우 노트북 연료전지의 국내시장은 세계시장의 1.2%로 상대적으로 작다.

▲ 파나소닉이 개발한 노트북용 연료전지.

한편 향후 잠재시장 가치가 가장 높은 휴대폰의 경우는 순수 국내시장 규모가 세계시장 규모의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장 동향으로 볼 때 순수 내수시장으로 본 연료전지의 국내시장은 세계시장의 1.5% 내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국내업체의 특성상 연료전지의 국내 시장규모는 크게 증대될 것이며 이 경우 현재 이차전지의 세계시장에서 국내수요 비중인 15%(현재 이차전지의 주요전방 시장은 휴대폰·노트북 순임)를 적용하면 국내 휴대용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반면 B2B의 요소가 강한 연료전지의 특성상 순수 내수시장보다는 전방시장에서의 국내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업체의 세계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2~3%이며,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약 20% 내외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B2B의 특성을 반영한 휴대폰 연료전지의 국내시장 규모는 세계시장의 3~5%를 차지하며 금액기준으로 약 6,000만~1억달러(한화 약 600~1,000억원)에 이른다.

▲ LG화학이 지난 2005년 개발한 휴대용 연료전지.

또한 환경규제 강화와 에너지 효율 향상 요구로 인해 동력의 전기화가 E-Bike·스쿠터·전동카트/휠체어·무인주행로봇·포크리프트와 같은 경량 차량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기이동체의 핵심전원인 배터리의 사용시간이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수 시간 내외 긴 충전시간이 필요한 문제점으로 인해 에너지밀도가 배터리에 비해 5배 이상 높고 충전시간이 불필요한 연료전지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휴대용 연료전지의 경우 수소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향후 안정성과 소형화 및 가격만 만족시킨다면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휴대용 전자기기의 고성능화가 기존의 이차전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까지 진행되고 있어 시장 도입의 니즈와 시급성이 크게 증대된 상황이다.

▲ 연료전지의 규모별 사용용도.

우리나라가 선도하는 마이크로 연료전지 국제표준화
연료전지기술 표준화는 수소기술과는 달리 ISO보다는 IEC를 중심으로 주로 진행되고 있으며 TC 105에서 14개의 작업반(Working Group; WG)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작업범위는 발전용·가정용·수송용 보조전원·휴대용 등의 분야에서 연료전지 이용 시 안전·성능시험방법·설치·호환 등에 대한 국제표준 개발이다.   

현재 연료전지기술 분야는 국제표준이 초기단계로 국제표준 선점을 위한 각국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정형 및 휴대이동용 연료전지 이외에 또 하나의 주요 부분인 수송용 연료전지는 IEC에서는 거의 활동이 없고 기존 전기자동차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던 ISO TC 22/SC 21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 우리나라가 제안한 ‘노트북용 마이크로 연료전지 전력시스템의 안전성과 성능, 전력 및 데이터 호환성’에 관한 국제표준 개요도.

국가 주도의 국내 미래 혁신 기술의 조기 규격화 및 국제 표준화는 관련 기술·제품의 상용화 시 국내 기술의 세계적 기술우위 선점을 통한 제품경쟁력 강화는 물론 국제 표준화 기술을 통한 국내의 로열티 프리(Royalty-free) 사업 창출 및 글로벌 수준의 기술료 수입을 가능케 하는 국가 차원의 중요한 기술전략이다.

특히 휴대용 연료전지 관련 국내기술의 국제 표준화는 미래 세계 에너지시장의 국가적 기술 우위선점 및 국내 산업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WG10에서 진행 중인 ‘국제표준 IEC 62282-6-400 Fuel cell technologies - Part 6-400: Micro fuel cell power systems - Power and data interchangeability’는 마이크로 연료전지의 호환성을 위한 일반 요구사항에 대한 국제표준으로 2016년 12월 우리나라가 NWIP(국제표준 신규 제안항목)를 제안해 NWIP로 채택됐다. 4차례의 국제회의를 거쳐 현재 CDV 상태로 올해 12월 최종 국제표준으로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이 국제표준 기술의 특징은 휴대용 충전전원의 경우 소형 전자기기(휴대폰·Note PC·Tablet PC·PMP 등)의 기존 배터리와의 하이브리드 전력제어를 통해 실시간 배터리를 충전함으로써 배터리 충전 대기시간 없이 연료의 충전만으로 연속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 지난해 11월6일부터 10일까지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호텔에서 개최된 ‘연료전지(IEC TC105) 국제표준화’ 회의 모습.

또한 2017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총회에서는 후속 작업으로 ‘노트북용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전력 및 데이터 평가방법 개발’이라는 국제표준명으로 노트북 등과 관련한 휴대용 연료전지의 성능시험방법 등에 관해 추가 국제표준으로 제안했다.

휴대용 기기 분야의 개발에 따른 특허와 그와 관련한 기술적인 내용, 안전, 호환 및 평가방법 등에 대한 시험·통계·자료 등을 보완하고 자국 특허와 관련한 표준(안)을 2016년 중국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사전 발표를 통해 홍보한 바 있다. 현재 회원국의 협조를 통해 이미 제출된 NWIP의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20년에는 국제표준 최종 출판을 목표로 활동 중이다.

이번에 제안한 마이크로 연료전지 시스템 전력 송·수신 및 데이터 인터페이스의 성능시험 및 평가방법 국제표준 개발은 노트북 등 국내 마이크로 연료전지 시스템 전력 송·수신 및 데이터 인터페이스 핵심 규격기술을 목록화해 관련 기술의 성능시험 및 평가방법 관련 국제표준을 개발해 기술 규격서를 구체화함으로써 국내기술과 제품을 기반으로 한 국제표준을 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연료전지와 전자기기간 전력 및 데이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규격화 및 국제 표준화로 기존 전자기기용 모바일 전원으로서의 연료전지 시스템 채택에서 발생하는 기술 장벽을 낮춤으로써 마이크로 연료전지 시스템의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고 상용화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해 11월6일부터 10일까지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호텔에서 개최된 ‘연료전지(IEC TC105) 국제표준화’ 회의 모습.

아울러 노트북 등의 마이크로 연료전지 전력 및 데이터 인터페이스 관련 성능시험 및 평가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이 우리나라 주도로 개발되면 향후 전자기기와의 전력 및 정보 호환에 대한 규격을 통해 실제 상용화 시 전자기기 메이커들의 연료전지 채용 방향이 좌우되므로 WG10 개정작업 및 한국 주도의 전력호환 관련 표준개발에 적극적인 참여와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향후 계획은 전자산업의 핵심 제품인 스마트폰은 물론 휴대폰·넷북을 포함한 Note PC 및 e-book 등과 같은 디지털 융합 기기의 미래 기술 경쟁력의 핵심 중 하나인 차세대 모바일 전원기술과 관련한 국제표준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혁신기술을 주도하는 것이다.

마이크로 연료전지는 기존의 이차전지에 비해 고에너지 밀도, 급속 충진, 핫 스왑(hot-swap) 등의 신기능 구현이 가능해 Note PC와 휴대폰용을 시작으로 휴대용 연료전지 시장이 형성되고 기술호환성이 높은 스마트 기기용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material vendor, system developer 및 set-maker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망이 그리 밝은 편은 아니지만 휴대기기용 연료전지 시장은 항공기내 휴대에 관한 규제 영향이 해결되는 시점에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ICAO를 주축으로 하는 위원회를 통해 항공기내 연료전지 반입에 대한 1차 규격 개발이 진행 중으로 조만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주도의 국내 미래 혁신 기술을 규격화한 국제 표준은 관련 기술제품 상용화 시 국내 기술의 세계적 기술우위 선점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의 특허가 삽입된 국제 표준을 통해 국내의 로열티 프리 및 특허·기술료 수입이 가능하므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중요한 분야이다.

표준기술개발 네트워크 및 표준 전문인력 풀(Pool) 등은 향후 관련 기술을 보완하고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작업 등을 통해 관련 표준의 국제표준 제안 및 개발 시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으로 국가 기술(특허)표준 경쟁력 제고에도 매우 중요한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즉 관련 기술 전문가 풀 구축과 기술 네트워크 활동을 통한 표준화 업무 체계화를 통해 제안된 국제표준의 채택을 위한 국제활동 시스템 강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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