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운영에 들어간 창원시 수소충전소 1호인 ‘팔룡 수소충전소’.

[월간수소경제 이주영 기자] 창원시가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미래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수소에너지 구현도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중화학공업’의 대표주자였던 창원은 수소산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창원시가 기초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수소산업정책’을 선도적으로 이끄는 이유다. 많은 이들이 ‘수소에너지’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사이 누구보다 빠르게 흐름을 읽고 움직인 결과 창원은 미래 수소산업혁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수소핵심부품 최대집적지로 재탄생

창원시는 관내 성산구 성주동 175번지 일대 부지에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을 구축하는 실증사업을 지난달 착수했다. 수소산업 선도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이번 실증사업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게 아니다. 2015년부터 이어 온 꾸준한 노력이 구체적인 사업 추진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창원시는 2015년 7월 ‘수소산업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하고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수소산업’을 창원의 중점 육성산업으로 추진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환경부의 ‘수소충전소 및 자동차 중점보급도시’로 선정돼 수소충전소 1식, 수소자동차 39대를 보급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지난 7월에 발표된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담겨있는 미세먼지 해결대책과 친환경미래에너지 발굴·육성 정책 등에 맞춰 수소에너지가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방향을 다잡았다. 창원시는 여기에 더해 수소핵심부품 관련 기업이 모여 있다는 이점을 살렸다. 창원은 효성중공업, GMB, PK밸브 등 부품기업 105개사, 연관기업 2,500개사가 모여 있는 국내 최대 집적지다.

 

이러한 노력으로 탄생한 사업이 지난달 성산구 성주동 175번지 일대 부지에 총사업비 9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구축 실증사업’이다.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은 수소의 단순소비에서 벗어나 생산, 보관, 이송, 사용, 응용(융합에너지)을 포함한 수소산업 전주기 에너지 순환 시스템으로 총 5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1단계는 국비와 시비를 각각 15억원씩 투입해 성산구 성주동 CNG충전소 부지에 내년 5월까지 ‘복합수소충전소’를 구축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CNG에서 수소를 개질해 연간 236.5톤을 생산하는 융복합수소충전소를 내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구축해 현장에서 직접 수소를 생산해 차량에 충전하는 온사이트형 단지를 완성한다.

 

3단계는 환경까지 고려했다. 개질 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메탄과 함께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재처리장치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20억원을 투입해 2019년 8월 이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연간 1,300톤의 이산화탄소를 재처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수소와 일산화탄소 등 유용자원을 얻게 된다.

 

4단계에서는 3단계에서 생산한 수소를 액화시켜 사업화하는 수소액화장치 및 저장장치구축사업을 추진한다. 2019년부터 2년간 장치를 구축한 후 가동될 예정이다.

 

마지막 5단계는 사업의 명칭에 걸맞게 실질적인 에너지융합사업이 펼쳐진다. 태양전지 0.5MW, 연료전지 10MW, 수전해기를 설치해 재생에너지와 재처리장치로 생산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전력을 생산, 판매하는 사업이다.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사업의 핵심은 무엇보다 수소를 ‘직접 생산하고 활용’하는데 있다. CNG로부터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수소를 저장·이송·활용함으로써 수소에너지 산업 전주기에 걸쳐 관련 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융복합충전소, 수소개질기, 수소액화기 등 실증인프라를 구축하고 △수소전기차 및 충전, 저장 등 관련 부품산업의 전문기업을 육성하며 △비상발전, ESS·Grid, 중장비, 전기차 등 연계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내용이 사업의 핵심이다.

 

창원시는 특성화 실증단지 조성에 따른 수소산업 전주기와 전·후방 연관산업에 관내 기업 진출을 적극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실증단지 구축을 통해 향후 10년간 경제효과 3조원과 6,000명 이상의 고용창출이 예상되고 수소충전소 구축, 자동차·드론·항공우주산업 등의 연관산업에 300개 이상의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덕동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해 담당 공무원과 관계자들이 현장답사하고 있다.
  

수소충전인프라 확충도 꾸준히…최근 2개소 동시 발주

실증사업의 1·2단계인 충전소 구축사업이 완료되면 관내 수소충전소는 3개소로 확대된다. 이미 창원시는 지난 3월 의창구 팔룡동 경남테크노파크 본부동 옆 부지에에 창원의 첫 수소충전소인 ‘팔룡 수소충전소’를 준공한 바 있다. 지역 전문기업인 이엠솔루션이 주관기관으로 나서 독일 린데와의 협력으로 국제표준규격을 준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1일 50대, 시간당 5대 연속 충전이 가능한 이 곳은 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서 창원까지 부생수소를 운송해 공급한다. 국비 15억원, 시비 15억원 등 30억원을 들여 2,081㎡ 면적의 부지에 사무동, 충전설비 및 저장 등을 구축했다. 운영은 창원산업진흥원에서 맡아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전담인력 2명이 관리하고 있다.

 

충전소는 버스용 350bar, 승용차용 700bar 충전이 가능하며 승용차 충전 시 완전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3분 내외로 전국 최고 성능의 충전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팔룡충전소 준공 당시 진의장 창원산업진흥원 원장은 “창원시는 미래 신재생에너지인 수소산업을 활성화하고 부품기업 육성을 통해 창원의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다”며 충전소 준공에 대한 의미를 밝힌 바 있다.

 

창원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발판 삼아 내년에도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소 융복합스테이션 실증연구사업’을 충족하고 동시에 2019년 수소버스 시범운영 등을 고려해 CNG충전소와 연계한 융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덕동CNG충전소와 성주동CNG충전소 2곳에 국비 30억원, 시비 30억원을 투입해 2019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창원시는 현재 성주동충전소는 CNG 융복합충전소로 구축할 예정이지만 덕동충전소는 CNG 융합과 단독 수소충전소 중에서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까지 산업부 실증사업이 적용됨에 따라 충전소 운영비로 연간 1억원이 지원되는 이번 구축사업은 곧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고 착공될 예정이다. 창원시는 지난 8월 관계기관과 덕동충전소 예정지를 방문해 충전소 구축 협의를 진행한 후 최근 두 달간 구축 설계용역을 시행한 바 있다. 또한 성주동 충전소와 수소충전시스템 발주 및 구축공사를 동시 추진해 내년 4월까지 충전소를 준공키로 했다.

 

▲ 창원시가 수소전기차를 주차위반단속차량으로 운행하는 등 적극 활용해 눈길을 끈다.
 

소리없이 다가가는 ‘주차위반단속’ 수소전기차

창원시의 수소산업정책 중 작지만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주차위반차량을 수소전기차로 운영하는 점이다. 이로 인해 창원시 관내에서 수소전기차는 수시로 목격된다.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평일 오전 7시부터 밤 11시 사이를 운행하는 주차위반단속차량은 창원시 의창구 경제교통과에서 2대, 마산회원구 경제교통과에서 1대를 각각 운영 중이다. 단속용 차량 성격 상 운행 일정이 많은 만큼 1일 평균 40km 이상을 주행하고 있다. 관용차의 2배 정도로 운용되는 셈이다.

 

지난달 23일 기준 차량별 주행거리는 의창구 소속 차량이 각각 7,635km(1일 평균 44.6km), 7,410km(1일 평균 43.3km), 마산회원구 차량이 1만2,287km(1일 평균 71.6km)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산회원구의 차량은 1대가 구내 주차 상황을 전부 단속·관리해야 하는 만큼 주행거리가 의창구의 차량 2대를 합한 것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창원시 관계자는 “기존에 디젤차로 운영되던 주차위반단속 차량이 올해 초 노후화됐다고 판단, 자연스럽게 수소차로 변경됐다”며 “차량을 운행하는 직원들도 주차단속 시 디젤차보다 정숙하고 운전감이 좋아 무척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차량을 운행하는 한 직원은 수소전기차에 대해 “서행하며 도로변에서 단속해야 하는 주차단속 차량의 특성상 소음과 진동이 적어 운전이 편하다”며 “디젤차의 경우 배기가스가 많았으나 수소전기차는 배기가스가 없어 대기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사실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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