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주영 기자] 수소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변방에 머물던 에너지원이다. 국내 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인 태양광, 풍력에 가려지고 높은 생산단가에 진가를 드러내지 못하던 그는 이제 본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정부가 꺼내든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라는 칼과 ‘탈원전’ 카드는 연료전지에게 얼른 세상 밖으로 나오라고 재촉하고 있다.

탈원전, 탈석탄에 대한 찬반론과 각각의 이해관계자 간 첨예한 신경전은 차치하더라도, 태양광과 풍력의 태생적 단점과 기술적 한계를 부인하긴 힘들다. 불안정한 발전비중과 이동과 저장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않는 한, 정부가 내놓은 신재생 확대정책은 뜬구름 잡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에너지정책의 또 하나의 오점이자 신 정부의 실패 사례로 남을지 모를 중차대한 순간, 수소연료전지의 출현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영원한 왕조는 없듯이, 에너지는 늘 흐르고 변한다. 어제의 고마운 에너지가 오늘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때도 있다.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으로 만들어준 석탄·석유 같은 산업화의 일등공신들은 외롭고 불명예스럽게 사그라지고 있다. 이는 어쩌면 모든 에너지원의 마지막 숙명일지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로 새로운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 꺼져가는 원전을 애석하게 바라보고 있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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