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엄지발가락이 아파 병원을 찾는다. 일주일 넘게 방치하다 회사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정형외과를 찾는다. 내성발톱진단을 받고 바로 수술에 들어간다. 의사의 손놀림이 능숙하다. 침대에 누워서도 알 수 있다. 부분 마취를 하고 안쪽의 고름을 짜낸 뒤 살 속을 파고든 발톱을 뿌리까지 일자로 잘라낸다. 그런 다음 실로 꿰맨다. 아침에 슬리퍼를 신고 출근하는 사람은 내성발톱 수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드레싱을 하고 골무를 씌운 엄지발가락을 꼼지락대며 지금, 이글을 쓰고 있다. 내향성발톱(Ingrowing nail)은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겉만 봐선 모른다. 염증과 통증이야말로 치료의 시작이다. 우리 몸은 통증을 통해 신호를 보낸다. 여기가 잘못 됐으니 얼른 고쳐 주세요, 하고 보챈다. 지구도 마찬가지다. 봄을 맞아 꿀벌이 자취를 감추면서 양봉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의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들도 비상이다. 잘 꾸미고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 비를 맞은 꼴이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벌과 나비의 실종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현재 수소산업 현장에서는 수소전문인력 채용이 하늘의 별 따기다.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양성된 수소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지난 2020년 4월 11일부터 5월 15일까지 수소 연관 분류 기업 1,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소산업 국내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만1,739개 기업의 전체 인력 47만3,171명 중 수소 분야는 1만5,006명(2019년 기준)으로 약 3.17%에 불과했다. 수소분야 인력 중 R&D인력이 44.1%(6,619명)로 비교적 높지만 R&D 인력 부족률이 24.9%로 나타나 R&D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 장애요인으로는 자금지원(42.8%), 기술지원(15.9%), 전문인력양성(15.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통해 수소분야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수소융합대학원, 수소혁신연구센터 신설 등을 통해 수소 전주기 지식과 연구경험을 축적한 최정상급 인재를 육성하고, 현장 특화 인력양성을 위해 수소클러스터별 특화산업과 현지 기업·연구소 인력 수요에 맞춰 지역대학 중심의 수소실무인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사]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새 정부가 출범하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혁신 생태계 구축, 산업 혁신·일자리 창출 기반 강화, 안보·경제·수용성 기반 합리적 에너지 정책 등 5대 추진 전략을 보고했다. 이날 산업부는 원전정책의 재정립 방안을 집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보고자료의 3분 2 정도가 원전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후문이다. 인수위에서도 산업부의 보고 내용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2023년부터 2029년까지 수명이 도래하는 노후원전 10기의 수명연장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서울동부지검은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산업부 내 원전 관련 부서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소업계는 현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온 수소경제 정책이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전 확대에 따라 전원 믹스에서 수소연료전지 발전의 비중이 하락할 우려가 있긴 하지만 차기 정부에서도 수소경제 정책이…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내일을 향해 쏴라’란 1969년 영화가 있다. 부치와 선댄스라는 죽이 잘 맞는 갱이 나오는 서부극이다. 폴 뉴먼이 부치 캐시디, 로버트 레드포드가 선댄스 키드를 연기했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죽이 잘 맞는 ‘콤비’ 이야기를 하려는 거다. 수소법 개정을 두고 ‘청정’수소 안에 ‘그린’수소만 넣을지, ‘블루’수소도 함께 넣을지를 놓고 국회에서 공방이 있었다. 수소(H) 안에는 탄소(C)가 없다. 그런데 탄소가 들어 있는 화석연료로 수소를 만들면 어쩔 수 없이 이산화탄소(CO2)가 배출이 된다. 수전해로 가면 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아직은 대량의 수소를 싸게 생산할 정도로 경제성 확보가 안 됐다. 그래서 바람 잘 불고, 볕이 쨍한 타지에서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이 수소를 머나먼 이역에서 배로 실어 나르기가 만만치 않다. 기체로 담기에는 부피가 너무 크고, 액화해서 나르려니 영하 273℃의 극저온 설비가 필요하다. 이 액화수소운송선이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암모니아다. 암모니아(NH3)에는 수소가 많다. 질소야 과자봉지 충전재로 쓸 만큼 안전하다. 무탄소 연료인 셈이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주로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가 보급되고 있는 국내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에 발전효율이 최대 60%로 현존하는 수소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아 ‘발전특화’ 연료전지로 불리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가 보급될 전망이다. SOFC의 등장으로 인해 연료전지 운영자들이 건물의 크기와 용도, 에너지사용 패턴 등을 고려해 맞춤형 연료전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SOFC 시장의 플레이어들도 윤곽을 드러냈다. 국내 자체 기술로 SOFC를 개발한 미코파워, STX에너지솔루션, 에이치앤파워 등을 비롯해 기존에 PEMFC를 보급해온 두산과 범한퓨얼셀도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해외 기업과의 기술협력이나 정부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SOFC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발전용으로 SOFC 제품을 보급 중인 SK에코플랜트도 향후 대형빌딩, 공동주택 등에도 SOFC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사우디 합작기업인 에프씨아이는 에쓰-오일 등 국내외 대기업들과의 투자계약을 통해 올 하반기 포항에 연료전지 양산 공장을 착공하는 등 SOFC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SOFC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2월 중순에 전남 영광의 대마산업단지를 찾았다. ePTFE 강화복합막 원천기술을 보유한 코멤텍이 있는 곳이다. 작년 하반기 최대 이슈였던 현대차 조직 개편을 두고 코멤텍 김성철 대표와 긴 대화를 나눴다. 그도 그럴 것이 2025년으로 잡혀 있던 제네시스 수소전기차의 출시 계획이 늦어진 이유로 멤브레인(강화복합막)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어(GORE)사가 전 세계 강화복합막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요. 특허를 취득한 지 반세기가 되도록 이런 실정입니다. 그만큼 기술개발이 어렵다는 뜻이죠. 이런 힘든 기술을 보유한 A라는 업체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사업을 연료전지 스택 하나만 한다? 이러면 의심이 들죠.” 코멤텍은 수소연료전지 사업뿐 아니라 수처리 사업도 하고, 에어필터도 만들어 팔고, 의료용 소재나 이차전지 분리막도 만들어 판다. “국내 수소 산업은 왜곡돼 있어요. 실력이 없는 업계의 플레이어들이 시장에서 과한 대접을 받고 있죠. 가능성에 기댄 홍보 기사로 주가를 올리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한번 보세요. 설치만 해놓고 돌리지 않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한 사업으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는 양산을 목표로 개발한 수소 SUV인 ‘GLC F-CELL’ 생산을 지난 2020년에 중단했다. 제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수소 인프라가 부족해 대중화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8년 현대차와 수소차 동맹을 맺은 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도 지난 2020년 수소승용차 개발을 포기했다. 수소차에 필요한 수소를 탄소중립 방식으로 생산하는 게 사실상 힘들고, 수소 인프라 개발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혼다는 지난해 수소승용차 ‘클래리티(Clarity)’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에 집중하기로 했다. 수소충전소 부족 등으로 인한 판매 실적 저조로 수익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같이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수소승용차 개발을 중단하자 수소경제가 제대로 추진되겠냐, 하는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일본 도요타가 지난해 12월 약 40조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수소차 개발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수소차 개발 보류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거렸다. 그러나 도요타는 지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인사이드> 코너 취재 차 경남 함안에 있는 비에이치아이(BHI)를 찾았다. LNG복합화력발전에 들어가는 HRSG라는 배열회수보일러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해 안산 시화호에서 처음으로 그린수소 생산에 도전한다. ‘안산 수전해 수소생산 실증사업’은 국토부의 수소도시 시범사업 내 안산시 특화모델로, 안산시와 위·수탁 계약을 맺은 한전KPS에서 발주했다. 1.5MW급 시화 방아머리 풍력터빈 2기와 태양광 1MW에서 생산된 잉여전력을 활용해 하루 100kg 이상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현재 제주의 행원풍력발전단지에서도 3MW급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실증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일정을 보면 오는 10월경에는 현장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알칼라인 수전해 1MW, PEM 수전해 1MW를 합쳐 하루 200kg 정도의 수소를 생산하게 되는데, 이 수소는 수소버스 운행에 활용된다. 비에이치아이는 안산 그린수소 사업을 위해 알칼라인 수전해 원천기술을 보유한 하이젠테크솔루션(HTS)과 손을 잡았다. 또 전력계통 분야에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와이피피(YPP)도 함께한다. 기술과 자본력을 갖춘 중견기업이…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이 중단됨에 따라 수소추출기 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간 소규모 분산형, 거점형으로 구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국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 규모 확대에 따라 소규모 수소생산기지에 대한 타당성재조사 실시를 결정해 2021년 소규모 수소생산기지(9개) 구축사업의 예산이 집행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현재 KDI에서 타당성재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이 보류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풀이된다.2022년도 산업부 예산에는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구축 예산이 아예 편성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대신 탄소중립을 감안해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규모이긴 하지만 수소경제 사회의 궁극적인 목표인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크게 반길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변화로 인해 정부 정책을 믿고 수소추출기 개발에 투자한 기업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점은 그냥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한 국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법 개정안을 놓고 말들이 많다. 작년 5월 발의된 6건의 수소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의 문턱에 번번이 가로막힌 상황이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청정수소의 정의’다. 탄소를 포집한 블루수소를 청정수소에 넣은 안을 두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대표적인 분이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2020년 8월 <피플> 코너 취재를 위해 양이원영 의원을 국회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양이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재생에너지 100% 사회와 온실가스 배출 순제로 사회로 가려면 수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후가 바뀌었다고 본다. 전체 전력망에서 석탄과 원전을 최대한 밀어내는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우선이고, 그런 다음 남아도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를 우선에 두고 잉여전력으로 수전해를 하는 그린수소를 청정수소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이런 명확한 그림을 그리고 가야 ‘청정’의 개념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시각은 다르다. 남부발전의 신인천빛드림본부 담당자의 말을 들어보자. “탄소중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로 가야 한다는 필요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