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현대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의 기업들은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에 호응해 지난해 3월 2일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2030년까지 청정수소 생산, 액화플랜트, 수소발전 등 수소 분야에 43조 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현대차・SK・포스코 등 총 17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는 수소기업협의체 ‘Korea H2 Business Summit’은 지난 7월 6일 5,000억 원 규모의 수소펀드 출범식을 갖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들이 수소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정부가 더욱 선제적이고 속도감 있으며, 실효적인 세부 목표와 경로를 설계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소법 개정안만 해도 기업들이 국회 통과를 애타게 기다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내에서 청정수소 정의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만 벌여 1년여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그 사이에 수소발전량 구매・공급 의무 도입이 지연되면서 발전사들이 수소연료전지 구매를 미루어 기업들의 연료전지 수주량이 급감했다. 현재 기업들은 늦게나마 수소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기에 후속으로 청정수소 인증제, CHPS 등 청정수소 관련 제도의 조속한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서래(탕웨이)가 해준(박해일)에게 한 말이다. 이 대사의 주어를 이렇게 바꿀 수 있다. “CO2가 그렇게 나쁩니까?” 이는 청정건축물연료전지협의회 박달영 부회장이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연료전지의 관점에서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는 맨 마지막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그전에 자체 효율을 높이고 전기와 열의 사용을 최적화해서 에너지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게 맞다. 이쪽으로 개발 방향을 잡아서 CO2 저감에 기여해야 한다.” 현재 건물용 연료전지는 도시가스를 개질한 수소를 쓴다. 수소생산이 늘어 순수소 발전이 가능해지면 개질기를 없앤 연료전지를 쓰면 된다. 수소경제 로드맵의 무게추가 ‘활용’단에서 수소의 생산-저장-운송 등 전주기로 넘어가면서 ‘발전’ 부문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발전은 수소의 최대 수요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소 혼소가 가능한 가스터빈은 말할 것도 없고, 암모니아 혼소를 적용한 석탄발전도 여기에 든다. 모빌리티도 예외는 아니다. 연료전지가 아닌 수소엔진을 탑재한 차량이나 선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현대중공업도 이중연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창원에서 20년가량 연료전지 금속분리판 사업을 해온 엘프시스템을 취재했다. 올해 상복상단에 새 공장을 열고 ‘직동식 고정밀 서보프레스’ 장비도 새로 구축했다. 엘프시스템은 장비 전문 회사다. 정병수 대표는 흔히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묶어 말하지만 국내 산업계가 ‘장비’에 주목한 것은 3, 4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외부에서 요청하는 도면대로 ‘부품’을 제작해서 납품하는 형태로 산업이 흘러가면서 부품업체에 장비를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홀대를 받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인식이 크게 변했다. 반도체, 이차전지, 연료전지는 공통적으로 기술의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든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정밀 장비로 이뤄진 자동화 라인 구축이 꼭 필요하다. 이는 반도체 업계만 봐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유럽 출국길에 맨 먼저 찾은 곳이 EUV(극자외선) 노광기 제작사인 네덜란드의 ASML이다. 노광 장비는 대당 가격이 1,500억 원에서 3,000억 원에 이른다. 반도체 제작에 꼭 필요한 장비라 ASML의 주가는 하늘을 찌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김희연 책임연구원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김 박사는 반도
[월간수소경제 박상우 기자]“서울로 가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듯이 기술도 두세 가지 정도는 키워야 한다” 국내 폐플라스틱 열분해 업체인 리보테크의 황병직 대표이사가 한 말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은 크게 회분식과 연속식으로 나뉘는데 리보테크는 저온 열분해기술로 저품질 연료유를 생산하는 업체 11곳 중 유일하게 연속식 열분해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폐플라스틱의 소각과 매립을 최소화하고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자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현행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규모를 연간 1만 톤에서 2025년 31만 톤, 2030년 90만 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폐플라스틱 발생량 중 열분해 처리 비중을 현행 0.1%에서 2025년 3.6%, 2030년 1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관련 지원은 회분식에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대용량 처리와 장시간 안정적 운전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연속식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없어 현재 국내에서 연속식 열분해 시스템을 상업화한 곳은 리보테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지난5월 전세계천연가스‧수소산업계의이목이한국에집중됐다. 우선지난5월23일부터27일까지대구EXCO에서‘2022 세계가스총회(World Gas Conference, WGC)’가개최됐다. 1931년영국런던에서처음열린세계가스총회는가스산업발전과경쟁력강화, 지식·기술·정보교류를위해국제가스연맹(IGU)이3년마다주최하는세계최대의국제행사로, 우리나라는세번의도전끝에지난2014년유치에성공했다. 전세계90여개국의에너지업계전문가와글로벌에너지기업들이한자리에모인이번총회는천연가스를비롯해수소·신재생에너지등기후변화대응과관련해각광받는에너지원의역할등다양한이슈가폭넓게논의됐다. 이와함께공기업과민간기업들의사업협력논의도활발하게진행됐다. 국내에서수소사업을선도하고있는한국가스공사와SK E&S의활동이가장돋보였다. 한국가스공사는미국CB&I Storage Solutions사와‘액화수소저장설비기술개발을위한업무협약’을체결했다. SK E&S는호주최대에너지기업산토스(Santos)와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비롯해천연가스및청정수소분야의협업방안을논의하는한편중국베이징가스그룹과LNG 및수소사업분야전략적협력계약(SCA)을체결했다. 지난5월25일에는글로벌수소경제시장활성화를위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재생에너지 하면 태양광이 딱 떠오른다. 도심 건물의 옥상이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수소지식그룹 사무실이 있는 가산하우스디와이즈타워 옥상에도 태양광이 쫙 깔려 있다.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한국동서발전 동해발전본부에도 태양광 모듈이 2MW나 깔려 있다. 주차장 부지에 태양광 패널을 올려 지붕으로 쓴다. 그래서 한낮에도 나무 그늘처럼 시원하다. 태양광발전으로 전기를 얻는 시간은 하루 평균 3.6시간이다. 볕이 좋을 때 전기를 저장해뒀다 필요할 때 꺼내 써야 하는데, 그 간헐성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 일을 ESS(에너지저장장치)가 한다. 주차장 앞에 총 6MWh 용량의 ESS 컨테이너박스 2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로 채운 ESS는 화재의 우려가 있다. 또 충방전을 지속해야 해서 오랜 저장에 한계가 있다. 동해발전본부 인근에는 ‘P2G 그린수소 실증단지’가 있다. 3M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깔아놓고, 여기서 나는 전기로 수전해 설비를 돌려 하루 800kg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으로 가려면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확 늘려야 한다. 한데 재생에너지가 크게 늘면 전력 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엄지발가락이 아파 병원을 찾는다. 일주일 넘게 방치하다 회사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정형외과를 찾는다. 내성발톱진단을 받고 바로 수술에 들어간다. 의사의 손놀림이 능숙하다. 침대에 누워서도 알 수 있다. 부분 마취를 하고 안쪽의 고름을 짜낸 뒤 살 속을 파고든 발톱을 뿌리까지 일자로 잘라낸다. 그런 다음 실로 꿰맨다. 아침에 슬리퍼를 신고 출근하는 사람은 내성발톱 수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드레싱을 하고 골무를 씌운 엄지발가락을 꼼지락대며 지금, 이글을 쓰고 있다. 내향성발톱(Ingrowing nail)은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겉만 봐선 모른다. 염증과 통증이야말로 치료의 시작이다. 우리 몸은 통증을 통해 신호를 보낸다. 여기가 잘못 됐으니 얼른 고쳐 주세요, 하고 보챈다. 지구도 마찬가지다. 봄을 맞아 꿀벌이 자취를 감추면서 양봉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의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들도 비상이다. 잘 꾸미고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 비를 맞은 꼴이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벌과 나비의 실종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현재 수소산업 현장에서는 수소전문인력 채용이 하늘의 별 따기다.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양성된 수소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지난 2020년 4월 11일부터 5월 15일까지 수소 연관 분류 기업 1,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소산업 국내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만1,739개 기업의 전체 인력 47만3,171명 중 수소 분야는 1만5,006명(2019년 기준)으로 약 3.17%에 불과했다. 수소분야 인력 중 R&D인력이 44.1%(6,619명)로 비교적 높지만 R&D 인력 부족률이 24.9%로 나타나 R&D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 장애요인으로는 자금지원(42.8%), 기술지원(15.9%), 전문인력양성(15.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통해 수소분야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수소융합대학원, 수소혁신연구센터 신설 등을 통해 수소 전주기 지식과 연구경험을 축적한 최정상급 인재를 육성하고, 현장 특화 인력양성을 위해 수소클러스터별 특화산업과 현지 기업·연구소 인력 수요에 맞춰 지역대학 중심의 수소실무인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사]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새 정부가 출범하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혁신 생태계 구축, 산업 혁신·일자리 창출 기반 강화, 안보·경제·수용성 기반 합리적 에너지 정책 등 5대 추진 전략을 보고했다. 이날 산업부는 원전정책의 재정립 방안을 집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보고자료의 3분 2 정도가 원전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후문이다. 인수위에서도 산업부의 보고 내용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2023년부터 2029년까지 수명이 도래하는 노후원전 10기의 수명연장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서울동부지검은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산업부 내 원전 관련 부서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소업계는 현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온 수소경제 정책이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전 확대에 따라 전원 믹스에서 수소연료전지 발전의 비중이 하락할 우려가 있긴 하지만 차기 정부에서도 수소경제 정책이…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내일을 향해 쏴라’란 1969년 영화가 있다. 부치와 선댄스라는 죽이 잘 맞는 갱이 나오는 서부극이다. 폴 뉴먼이 부치 캐시디, 로버트 레드포드가 선댄스 키드를 연기했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죽이 잘 맞는 ‘콤비’ 이야기를 하려는 거다. 수소법 개정을 두고 ‘청정’수소 안에 ‘그린’수소만 넣을지, ‘블루’수소도 함께 넣을지를 놓고 국회에서 공방이 있었다. 수소(H) 안에는 탄소(C)가 없다. 그런데 탄소가 들어 있는 화석연료로 수소를 만들면 어쩔 수 없이 이산화탄소(CO2)가 배출이 된다. 수전해로 가면 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아직은 대량의 수소를 싸게 생산할 정도로 경제성 확보가 안 됐다. 그래서 바람 잘 불고, 볕이 쨍한 타지에서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이 수소를 머나먼 이역에서 배로 실어 나르기가 만만치 않다. 기체로 담기에는 부피가 너무 크고, 액화해서 나르려니 영하 273℃의 극저온 설비가 필요하다. 이 액화수소운송선이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암모니아다. 암모니아(NH3)에는 수소가 많다. 질소야 과자봉지 충전재로 쓸 만큼 안전하다. 무탄소 연료인 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