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1월 1일부터 전 세계 모든 선박에 대해 선박연료유 내 황 함유량의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를 발효했다. 지금까지 해운업계에 나온 규제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소선박이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다. 미국, 독일, 노르웨이, 일본 등 환경선진국은 오래전부터 수소선박 등 친환경 선박 개발에 힘써왔다. 하지만 국내 수소선박 기술은 한참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 수소선박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정부 R&D 과제로 이제명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수소선박기술센터장)가 이끄는 ‘친환경 수소연료선박 R&D 플랫폼 구축사업’이 본격 착수됐다. 이와 연계한 수소선박 실증선 건조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LNG(액화천연가스)·수소기술포럼’도 발족했다. 이 교수는 <월간수소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수소선박이 개발되고 실제 수주에 이르기 위해서는 선박용 수소연료탱크, 수소 벙커링 시스템 및 수소연료추진시스템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고, 실증 운항 등을 통한 다양한 검증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엘켐텍(Elchemtech)은 양이온교환막(PEM) 수전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아온 국내 기업이다.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03년부터 그동안 정부 과제와 자체 투자를 통해 연구개발에 들인 돈만 100억 원이 넘는다. 수전해에 대한 수요가 전무하다시피 한 악조건에서 수소경제에 대한 비전을 보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 엘켐텍 사옥은 서울식물원이 있는 마곡지구에 있다. 랜드마크로 통하는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에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이다. 가산디지털 쪽에 있던 사무실을 정리해서 이곳 마곡의 신사옥으로 이전한 때가 2017년 12월이다. 연구실이나 생산 시설은 돌아보지 못했다. 전체 직원의 40% 정도가 연구원일 정도로 연구개발 중심이다 보니 기술 유출이나 보안에 아주 엄격했다. 1층 회의실에서 기술영업팀 문창환 과장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소금물 전기분해’ 통한 차염발생기로 수익 창출 엘켐텍은 카이스트 화학공학 박사였던 문상봉 대표가 2002년에 설립했다. 창업 전에는 한화종합화학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수전해는 탈탄소를 위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 기술에 들지만, 2년 전만 해도 별 주목을 받지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제가 수소에 비판적인 거 잘 아시죠? 수소를 반대하지는 않은데 선후가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재생에너지는 수소 없으면 안 되죠.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로 가야 해요. 전력망의 부하 추종을 위해선 대규모 연료전지보다는 수소터빈으로 가야 하고요.” 국내 대표 환경운동가이자 제21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이 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의 말이다. 양 의원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을 탄생케 한 정치인으로서 ‘국회 기후위기 그린뉴딜 연구회’의 연구책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간수소경제>는 지난 8월 19일 양 의원을 만나 그린뉴딜의 중심에 있는 재생에너지와 수소에 대한 허심탄회한 견해를 들었다. ‘바람과 해를 담은 정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양 의원은 석탄 발전과 원전 중심의 기존 에너지산업을 탄소가 없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정치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의 기후변화를 ‘인류 재앙의 시작’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그 심각성에 대해 말문을 연 양 의원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은 ‘재생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중 풍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는 여러 기업의 공동투자를 통해 초기 위험 부담을 완화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민간이 자생적으로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제시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H2USA’, 일본은 ‘JHyM’, 독일에는 ‘H2 Mobility’가 있다면 한국엔 ‘수소에너지네트워크’가 있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대표 유종수, 이하 ‘하이넷’)는 지난해 3월 국내외 수소 연관 산업을 선도하는 한국가스공사(1대 주주), 현대차(2대 주주),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13개 회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설립 후 덕양과 에코바이오홀딩스가빠지면서 현재는 11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하이넷 설립은 지난 2018년부터 추진됐다. 그해 4월 산업부·환경부·국토부와 한국가스공사·현대자동차 등의 특수목적법인 참여기업은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특수목적법인 설립모델 연구용역, 참여기업 모집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완료한 데 이어 발기인 총회와 법인설립 등기를 마치고, 지난해 3월 11일 공식 출범했다. 유종수 전 한국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표준, R&D, 인프라 등 6개 분야별 세부계획을 수립해 수소 전반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법’을 제정해 지속적·체계적인 수소경제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정부의 수소경제 추진·지원과 산업계 등 민간의 노력에 힘입어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일본 등 경쟁국을 제치고 2019년 최초로 연간 글로벌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수소경제 핵심 인프라인 수소충전소는 지난 한 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구축했고, 올해 말 누적 100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료전지 발전 역시 지난해 세계 보급량의 40%인 세계 최대 발전시장을 조성했고, 올해도 세계 1위를 지켜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수소법 제정에 이어 최근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하고, 수소경제 전담기관 3곳도 지정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수소경제를 추진하게 됐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 반은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면서 ‘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장맛비가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흐리다. 비나텍(VINATech)의 전주 본사는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상용화기술센터와 마주하고 있다. ‘열정, 소통, 나눔’이라는 글귀가 붙은 지원동 건물을 따라 물기를 머금은 잔디밭을 지난다. 4층 높이로 올린 R&D 센터는 비나텍의 ‘두뇌’에 해당하는 곳이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로 탄소(Carbon)를 들 수 있다. 탄소 분야에만 근 20년을 집중해 소재 부품 쪽으로 이만한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손에 꼽는다. 비나텍은 연료전지 스택의 핵심 소재인 지지체와 촉매를 생산한다. 여기에 MEA(Membrane Electrode Assembly)라는 막전극접합체도 생산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하기가 정말 어렵다.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차전지 기술 토대로 카본나노섬유 개발 비나텍은 지난 1999년 성도경 대표가 설립했다. 탄탈륨 커패시터 유통업을 시작으로 연료전지 기초 소재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 지금은 슈퍼커패시터와 더불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기초 소재인 탄소 지지체와 촉매를 기반으로 MEA를 생산하고 있다. 비나텍의 주력 제품은 역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고영태)는 본사와 전국 14개 지사 조직으로 평택, 인천, 통영, 삼척, 제주 등 5개의 LNG생산기지 전체 설비와 4,908km에 이르는 전국 공급 배관망에 대한 유지보수 및 안전점검 활동을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가스 공급의 신뢰성 확보에 주력해왔다. 그러던 가스기술공사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또 하나의 신성장 동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2018년 7월 신성장사업실 내에 수소 신사업 발굴·추진 전담부서인 신사업개발부를 신설하고, 수소충전소 및 수소생산기지 구축 등 수소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서 많은 성과를 일궈내는 한편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천연가스 설비의 설계·시공·운영 및 유지보수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충전소 및 수소생산설비의 유지보수 전담기관뿐만 아니라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의 시험평가기관으로서 위상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월간수소경제>는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을 만나 수소 사업 의지와 그간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들었다. 그동안 많은 지자체와 협력해 수소충전소를 구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집에 오래된 은색 만년필이 있다. 파카(Parker) 제품이다. 그래서 유독 친근했다. 산업용 모션제어부품을 만드는 제조사인 파카하니핀을 만나러 성남 판교로 향하는 길이다. 파카하니핀그룹은 포춘 250대 기업에 드는 글로벌 업체로, 2017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한국에는 지난 1986년에 진출했다. 파카하니핀코리아 인스트루멘테이션 프로젝트팀의 심창수 상무가 반갑게 악수를 청한다. 파카 만년필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전기밥솥으로 응수한다. “전기밥솥 뚜껑에 있는 증기 배출밸브 아시죠? 그것도 파카 제품입니다. 잠실 롯데월드에 있는 놀이기구에도 우리 제품이 들어가 있고, LPG 충전소나 CNG 충전소에서 쓰는 호스나 밸브 중에도 파카 제품이 많죠. 아마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을 겁니다. 유압이나 유체를 다루는 부품들이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안 띄니까요.” Autoclave사 밸브로 KOLAS 시험 신청 파카코리아를 찾은 건 밸브 때문이다. 파카코리아는 수소충전소용 니들밸브와 체크밸브로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실증연구센터의 KOLAS 시험을 통과했다. 수소와 관련한 부품으로는 국내 최초에 든다. 이번에 시험을 통과한 밸브류는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수소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수소충전소 구축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수소충전소에서는 충전기 내의 유량계가 계량하는 수소기체의 질량 값에 의해 금액이 부과된다. 그러나 수소는 석유 등과 달리 고압(700기압)·저온(영하 40℃)의 가혹 조건에 놓여 있어 유량 측정이 매우 어렵고, 그 결과가 불확실해 수소 충전량 계량기술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운전가가 지불한 금액만큼 정확한 양의 수소가 충전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압력·유량 교정·측정·시험 전문기업 ㈜피디케이(대표 한무필)는 강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팀이 개발한 ‘수소유량 교정시스템’ 제작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를 추진함으로써 수소충전소의 상거래 신뢰도 향상은 물론 계량 오차로 인한 과충전에 따른 폭발사고 우려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간수소경제>는 한무필 피디케이 대표를 만나 수소유량 교정시스템 기술을 확보하게 된 배경과 향후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먼저 회사에 대해 소개해달라. ㈜피디케이는 압력과 유량 관련 교정·측정·시험 장비 전문 제조사로 1994년에 설립되었다. 2003년 ㈜피디케이로 상호를 변경해 새롭게 거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국내 수소전기차 보급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수소전기차 ‘넥쏘’는 총 1,044대가 보급되어 지난해 동기 대비 455.3% 증가했다. 지난 4월 한 달만 놓고 봐도 795대가 판매돼 지난해 동월 대비 119.0% 증가했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대당 7,000만 원대로, 정부와 지자체의 수소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원받으면 3,000만 원대 구입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수소전기차 대중화는 수소충전소 구축 확산과 함께 차량 가격 인하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준으로 수소차 가격을 낮춘다는 목표로 원가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소전기차의 심장인 연료전지시스템(스택+수소·공기공급장치+열관리장치)이 차량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료전지시스템 구성부품 중에서는 스택(수소와 공기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의 가격 비중이 가장 크고, 아직 국산화가 100% 완성되지 않았다. 스택의 주요 부품 중 가격 비중이 가장 높은 막전극접합체(MEA)는 2015년에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핵심소재인 촉매·전해질·이오노머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기체확산층(GDL)도 지난해 국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