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지난 2019년 3월에 출범한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이하 하이넷)는 국내 수소충전인프라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적자 운영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 출범 무렵 예견된 일이었고 출자사들도 이미 각오했지만 현실로 다가온 이상 생존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 5월 11일 하이넷의 제3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현철 대표가 짊어질 책임감의 무게가 클 수밖에 없다. 정부 지원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현 대표의 생각이다. 현 대표는 지난 1986년 효성중공업에 입사해 △기전PU 회전기 담당 임원 △기전PU 국내 영업 및 풍력사업단 담당 임원 △기전PU 사장 및 풍력사업단 단장 △평창풍력 대표이사 및 효성중공업 PG 수소사업단장을 역임했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제3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소감을 말해달라. 전임 대표들이 그간 고생을 많이 했다. 거의 불모지 상태에서 수소충전인프라를 구축했다. 수소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당히 많은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이를 잘 이어받아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마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창원공단으로 향한다. 두산과 볼보라는 두 기업의 이름을 따서 붙인 ‘두산볼보로’ 표지판이 눈에 들면 목적지에 거의 다다른 셈이다. 마산항을 오가며 지나칠 때만 해도 ‘두산중공업’이었던 곳이 지난해 3월 ‘두산에너빌리티’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에너빌리티(Enerbility)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조합해서 만든 말이다. 자세히 보면 그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의 단어(Enable)가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처럼 숨어 있다. 두산은 ‘중공업’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내려놓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기존에 집중하던 플랜트 사업에서 벗어나 가스터빈, 수소, 신재생, 차세대 원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취재는 창원 본사 현장을 둘러보는 형태로 진행했다. 차가 없으면 힘들 정도로 공장의 규모가 방대했다. 준공을 앞두고 있는 창원 액화수소 플랜트를 먼저 둘러본 후, 석탄화력발전과 연계한 암모니아 혼소버너 개발팀을 만나는 일정으로 갔다. 연 1,700톤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 큰길로 난 정문은 아직 막혀 있다. 대형 크레인이…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포항은 세계적인 철강 기업 포스코가 있는 철강산업 도시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글로벌 이차전지 기업들이 있고, 특히 양극재전주기밸류체인이 구축되어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도시이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가 포항의 새로운 산업으로 가세했다. 포항은 포스텍 등 연구개발 인프라가 풍부하고 포항테크노파크 내에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를 운영하는 등 국내 수소연료전지 거점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도시이다. 포항시가 경북도와 함께 추진하는 ‘경북 포항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사업’이 지난 7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점이 이를 증명한다.포항은 ‘이차전지양극재 특화단지’에도 최종 선정됐다. 수소연료전지와 이차전지는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 배터리(이차전지) 전기차는 단거리, 수소전기차는 중장거리에 강하다. 수소전기차는 배터리와 연료전지시스템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도 구동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포항의 미래 신산업 비전이 명확해진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월간수소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소연료전지와 이차전지로 ‘제철보국(製鐵報國)’을 뛰어넘는 ‘전지보국(電池報國)’을 이뤄내겠다는 각오…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동화엔텍(대표 김동건)은 1980년에 설립된 부산의 열교환기 전문기업이다. 선박, 발전·플랜트에 들어가는 열교환기 분야 최고 수준의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고압·초저온을 다루는 액화천연가스(LNG)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충전 분야에도 진출했다. 월드클래스 300, 소부장 으뜸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동화엔텍은 부산 녹산산단에 녹산사업장, 화전산단에 화전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음산단에는 실험센터에 해당하는 에너지환경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동화엔텍이 수소충전기에 들어가는 수소예냉기(H2 Pre-Cooler)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룹사 전체로 보면 그 비중이 미미합니다. 그동안 수소사업 쪽으로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아주 제한적이라 답답한 측면이 있었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에 동화하이텍을 설립했어요. 유압핸들링 기술을 기반으로 고압수소압축기, 액화수소 펌프 분야에 도전하고 있죠.” 동화하이텍의 ‘아이오닉 피스톤 압축기’ 동화엔텍 화전사업장에서 양영명 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동화엔텍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지난 3월 류광현 사장을 영입해 동화하이텍 설립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평소 관심이 있…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정부는 지난 2022년 11월 9일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수소산업 본격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간 수소 정책은 수소승용차, 발전용 연료전지 등 일부 활용 분야로 국한되어 생산·저장·운송 분야 등의 산업경쟁력이 선진국과 격차가 있었고, 화석연료 기반의 그레이수소 생태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흡하다는 한계가 있음에 따라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이라는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대규모 수소 수요 창출을 위해 올해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 입찰시장(일반수소)을 개설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국내 수소산업이 수소차와 연료전지로만 한정되어 있다가 발전·산업 분야로 수소 시장이 확대될 예정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투자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월간수소경제>는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관(국장)을 만나 정부의 수소정책 현황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이 수소경제정책관은 기술고시(35회) 출신으로 정보통신부 통신사무관으로 시작해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관리과장, 에너지기술과장, 전력시장과장, 전력산업과장, 전…
[월간수소경제 성재경기자]안성에 있는 미코파워를 찾았다. ‘큰바람 공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곳으로 지난 2019년에 준공됐다. 국내 최초로 연간 2MW 규모의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셀, 스택, 시스템 양산설비를 갖춘 곳이다. 세계적으로 SOFC의 핵심인 단전지·스택 제조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손에 꼽는다. 미국의 블룸에너지, 일본의 교세라, 영국의 세레스파워, 이탈리아 솔리드파워 등 해외 기업이 주도하는 3세대 연료전지 시장에 국내 기업으로는 미코파워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코파워는 지난 6월 8kW SOFC TUCY(투시) 제품으로 KGS(한국가스안전공사) 설계단계검사에서 발전효율 57.78%(종합효율 98.52%)를 달성했다. 이는 국내 최고 효율로 미코파워의 SOFC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또 스택에서 나오는 오프가스를 재순환시켜 연료 효율을 높인 신제품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미코파워는 세라믹 소재부터 분리판, 스택, 시스템 등 SOFC의 핵심 기술을 토대로 일괄 양산체계를 갖추고 있죠. 외산 스택을 써서 시스템 사업만 해서는 한계가 있어요. 스택에 대한 로열티로 국고가 빠져나가는 점도 우려가 되는 점이죠.…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빈센(Vinssen)의 이칠환 대표를 처음 본 날을 떠올려본다. 벌써 3년 전 일이다. 목포역에 내려 영산강을 가로지르는 삼호대교를 건너 전남 영암 땅을 밟았다. 당시만 해도 사옥이 없었다. 영암 대불국가산단에 있는 조선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작은 스타트업이었다. “땅에는 테슬라, 바다엔 빈센이 있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선박 사업은 안 한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하기로 했죠.” 이칠환 대표는 테슬라의 숨은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봤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엔진을 기반으로 한 기존 자동차산업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선박 분야에서 실현하겠다는 원대한 야망을 품었다. 그 목표를 위한 첫 도전이 전기추진선박인 V-100D였다. V-100D는 알루미늄 선체로 만든 낚시보트다. ‘도시어부’에 나온 이경규가 좋아할 법한 8m급 고깃배의 전형을 하고 있다. 빈센은 이 배를 2019년 3월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보트쇼에 출품해 ‘올해의 보트상’을 받았다. “개발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중국산 리튬인산철로 배터리팩을 꾸렸어요. 배를 띄워 실제로 운항을 했는데 딱 1시간 만에 서더군요. 배터리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죠. 그…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SK E&S는 인천에 연간 최대 3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있다. 상온의 기체수소를 영하 253℃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하면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 회당 수소운송량을 기존 200kg(수소튜브트레일러)에서 2,500kg(액체수소탱크로리)으로 늘릴 수 있다. 올해 액화수소 유통을 앞두고 액체수소충전소 구축이 한창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SK플러그하이버스 등으로부터 총 14곳의 액체수소충전소 수주 계약을 맺은 곳이 있다. 바로 ‘니키소 씨이앤드아이지(CE&IG) 코리아’다. CE&IG는 ‘Clean Energy & Industrial Gases’로 청정에너지와 산업용가스를 의미한다. “액체수소충전소에 꼭 필요한 설비가 액체수소펌프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900bar의 토출압력을 낼 수 있는 액체수소펌프는 니키소와 독일의 L사를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이렇게 두 곳이 양산 가능한 액체수소펌프 모델을 보유하고 있죠. 2단 잠수형 왕복동 펌프를 적용한 L사와 달리, 니키소는 별도의 부스터펌프(현 잠수형 원심펌프)로 액체수소를 약 8bar로 가압한 뒤 이를 후단의 고압왕복동 펌프를 써서 900bar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SK에코플랜트는 탄소중립(Net-Zero)으로의 시대 흐름에 발맞춰 ‘The Zero City’ 구현을 위해 이미 연료전지・해상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을 확보했고, 여기에 고효율의 수전해 솔루션(SOEC)을 연계해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생산까지 이르는 수소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그린수소 기반 청정전력을 생산해 친환경 분산발전 공급자의 역할도 견고히 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탄소포집 솔루션 연계 및 수소 직주입 연료전지 도입(저탄소・무탄소 발전)으로 기존 발전원의 탄소배출 한계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 시장 진출과 더불어 SOEC의 역반응 기술인 SOFC 역시 규모의 경제 달성이 가능해 사업 경제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자회사 TES를 통한 폐배터리 연계 ESS와 연료전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용 전원 공급 등 내부 사업・기술 역량과 외부 에너지 신기술을 연결해 탄소중립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에 깨끗하고 안정적이며 경제적인 융복합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비전이다. <월간수소경제>는 이왕재 SK에코플랜트 에코에너지(Eco Energy) BU 대표를 만나 그간…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 안에 있는 에어레인(Airrane)을 근 2년 만에 다시 찾았다. 에어레인은 중공사(中空絲) 기술을 보유한 기체분리막 전문 회사다. 중공사는 빨대처럼 속이 비어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가느다란 합성섬유로, 중공사 다발에 혼합기체를 불어넣어 기체를 분리해낼 수 있다. “이달(5월) 안에 공장 증설이 완료됩니다. 바로 옆에 2공장을 확장했어요. 기존의 1공장은 중공사 생산만 진행하고, 2공장은 분리막 모듈 생산에 활용하고 있어요. 이번 증설이 수출 물량 확보에 큰 힘이 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에어레인의 하성용 대표가 말한다. 공장 증설은 수요 확대에 따른 투자의 일환이다. 국내외에서 에어레인의 분리막 모듈을 찾는 곳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SK이노베이션과 탄소포집용 막 개발 나서 에어레인은 지난 5월 8일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 바로 그날 강동수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은 “에어레인과의 협업으로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에 꼭 필요한 CCUS 분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IET는 이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