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는 전주기 산업이다. 수소의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 등 산업 전 부문이 긴밀하게 얽혀 있다. 몇몇 소수 기업의 의지만으로 굴러가는 시장이 아니다. 여기에 수소를 효율적으로 능숙하게 다루기 위한 신기술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는 만큼 안전성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 수소에너지 전환에는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성을 얻기가 어렵다. 정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국책 과제로 관련 기술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가 에너지기술 연구개발(R&D) 전담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통해 올해 수소 분야 신규 R&D 과제를 확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수소산업 전주기 분야의 국책과제로 1,718억 원을 지원한다. 이는 지난해(1,060억 원)보다 약 62%가 증가한 것으로, 올해 신규 R&D 과제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442억 원을 지원한다. 이들 과제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에 걸쳐 진행되는 실증 과제가 대부분이다. 2025년 전후의 국내 수소산업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올해 추진되는 신규…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하이드로럭스(HYDROLUX)란 이름을 처음 접한 건 지난해 11월이다. 울산에서 열린 H2WORLD 국제수소에너지전시회 현장에서였다. 상온, 저압에서 수소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Mg(마그네슘)계 하이브리드형 수소저장합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기억한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수소전시회인 ‘FC 엑스포’에 비대면으로 참가해 혼다, 브라더 같은 일본 대기 업의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술회사로 출발해 포스코그룹의 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포스코 아 이디어 마켓 플레이스(Idea Market Place·IMP)’의 투자를 받았고, 대덕벤처파트너스의 투자를 계기로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인 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작이 좋다. 작년 6월에 창업한 신생회사가 1년도 안 돼 유치한 시리즈A 투자금만 75억 원에 이른다. 기술의 전망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높다는 뜻이다. ‘기계화합금법’으로 만든 Mg계 수소저장합금 하이드로럭스는 서울과 창원, 이 두 곳을 거점으로 투트랙으로 운영된다. 영업과 마케팅은 서울 강남의 사무실에서 맡고, 기술연구소를 겸한 생산공장은 경남 창원에 있다. 기자가 찾은 곳은 창원…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최대 드론 전시회·컨퍼런스인 ‘2022 드론쇼 코리아’가 지난 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올해 드론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재형 플라나 대표는 ‘하이브리드 기반 선진 항공 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 개념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플라나는 하이브리드 기반 수직이착륙 전기추진 항공기 개발사로, 2028년까지 조종사 1명과 4명의 승객을 태우고 최대시속 300km 이상의 속도로 500km 이상의 거리를 나는 기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계획은 현대차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 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현대차그룹은 UAM사업부를 신설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가해 PAV 콘셉트 모델인 ‘S-A1’을 공개했고, 지난해 초에는 미 항공우주 산업의 스타트업인 오프너(Opener)의 최고경영자였던 벤 다이어친을 UAM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한 바 있다. 또 현대차는 2028년 UAM 시장 진입을 목표로 도심공항 인프라에 해당하는 ‘에어원(Air One)’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4월에는 세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이 ‘양방향 고온수전해-연료전지’의 셀, 스택 기술을 확보했다. 하나의 장치 안에 650~750℃의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SOEC), 이 수소를 활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SOFC)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형 에너지저장 기술이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떠올린 것이 퓨얼셀에너지다. 퓨얼셀에너지는 미 에너지부로부터 800만 달러의 추가 자금을 지원받아 원전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reversible SOC’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퓨얼셀에너지 측은 지난 1월에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코네티컷주 댄버리의 한 시설에서 250kW급 고체산화물 수전해시스템(SOEC)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에는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에서 원자력과 수소생산을 통합하는 파일럿 설비를 설치해 실증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방향 rSOC 기술, 에이프로에 이전대전에 있는 에너지연 수소에너지연구본부 고온에너지전환연구실을 찾아 서두원 책임기술원과 이야기를 나눈다. “SOFC와 SOEC는 기술의 기반이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세라믹’이라 부르는 고체산화물(Solid Oxide)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지난 2018년 3월 수소승용차 ‘넥쏘’가 출시된 이후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부문으로 수소차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소충전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고정식)는 140기가 구축됐다. 하루 250kg 이상 규모의 충전소로, 현재 법적으로(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도로를 운행하는 수소자동차만 충전이 가능해 수소승용차와 수소버스가 충전소를 이용 중이다. 수소차뿐만 아니라 드론, 지게차, 열차(트램), 보트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수소연료전지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러한 수소 모빌리티의 상용화에 적합한 수소충전인프라 개발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 수소 지게차・무인운반차 등 산업현장의 수소 모빌리티의 경우 산업부 특례고시(융복합, 패키지형 및 이동식 자동차충전소 시설기준 등에 관한 특례기준)를 통해 도입할 수 있는 이동식 수소충전소가 수소공급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고정식 수소충전소와 마찬가지로 충전 대상이 수소자동차로만 한정되어 있어 수소지게차 등에는 충전이 불가하다. 이동식 수소충전소는 대형트럭 1대에 저장용기, 압축기, 충전기 등을 모두 장착해 여러 장소를…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기존 기체방전 플라즈마와는 전혀 다른 기술입니다. 외부에서 전자기파나 음파, 고전압을 쓰지 않죠. 그래서 전극이 필요 없어요. 실온에서 고압의 순수한 물만 사용해 백색의 고밀도 플라즈마를 연속해서 발생시킵니다. 이렇게 만든 50~200ppm 농도의 수소수로 수소를 생산하게 되죠.” 케이퓨전테크놀로지의 곽헌길 대표가 전화로 말했다. 무전극 수중플라즈마 발생장치? 처음 듣는 기술이었다. 곽 대표에게 더 많은 자료를 요청했다. 그가 이메일로 보내온 자료를 보며 긴 이야기를 나눴다. “기사엔 안 나가도 됩니다. 언제 시간 날 때 안산에 있는 연구실에 한번 들르세요. 수중플라즈마 장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후단에 PEM 수전해 셀을 붙여 수소를 생산하는 시험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호기심이 일었다. 수중플라즈마 발생장치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했다.극미세기포 연쇄 붕괴로 수중플라즈마 발생케이퓨전테크놀로지는 경기테크노파크 파일럿플랜트에 입주해 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붙어 있는 곳이다. 곽 대표는 인사를 하자마자 연구실의 불을 끄고 수중플라즈마 발생장치를 구동하기 시작한다. 워터펌프가 돌기 시작한 후 1분도 채 되지 않아 반투명의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액체수소는 기체수소를 극저온상태(-253℃)로 냉각해 액화한 수소로, 천연가스(NG)를 냉각(-162℃)해 액화한 LNG와 유사한 원리다. 액체수소는 수십 년 전부터 대형 우주로켓 발사체의 연료로 사용되어 왔다. 액체수소는 고압의 기체수소와 달리 대기압에서 저장이 가능해 안전성(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또 수소 운송, 충전소 부지면적·사용량 등에서 기체수소 대비 경제성이 높아 버스·트럭·열차·선박 등의 대형 모빌리티 활용에 적합하다. 특히 수소 운송량이 기체수소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운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향후 액체수소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체수소는 1회 운송에 300kg 정도인 반면 액체수소는 1회 3톤 이상 운송이 가능하다. 이미 일본과 미국에서는 액체수소충전소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국내는 기체수소가 공급되고 있지만 오는 2023년부터는 액체수소도 공급될 예정이다. 효성, SK, 두산 등의 주요 기업들이 버스・트럭 등 대형 수소 모빌리티의 본격 도입에 맞춰 2023년 액화수소플랜트를 준공할 예정이다. 정부, 액체수소 보급 정책 추진 정부도 수소의 대량 저장・공급을 위한 액체수소 보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연일 한파다. 영하 10℃ 밑으로 뚝 떨어진 추위에 귓불이 맵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중부대 고양캠퍼스 안쪽에 우뚝 서 있는 15m 높이의 파일럿 플랜트도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회색 철제 빔 사이를 숭숭 파고든 한기에 스팀 쪽 배관 파이프가 터졌다. “폐플라스틱 1톤으로 약 60kg의 수소를 얻을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입니다. 테일가스를 태워 400kWh의 전기도 추가로 얻을 수 있죠. 하루에 5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상용급 플랜트로 나아가기 위한 실증 설비죠.” 플라젠(Plagen)의 경국현 대표가 말한다. 작년 3월에 이곳 중부대와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플랜트를 짓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정이 늦어져 지난해 12월에야 설치를 끝마쳤다. 마침 한겨울이 시작됐고, 스팀공급을 위한 배관에 보온 장치를 설치하고 있어 정상 구동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타르개질기를 활용한 ‘In-situ 가스화 기술’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구조된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의 배설물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린다. 폐플라스틱은 골칫거리다. 가볍고 편리한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해마다 늘면서 해양투기도 늘고 있다. 201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11월 1일 ‘제26회 유엔 기후변화회의(COP26)’ 기조연설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안과 205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국제 사회에 발표했다. ‘2030 NDC 상향안’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과 열을 생산하는 전환부문은 안정적 전력수급을 전제로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연료의 조기 전환・폐지,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신발전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2030 NDC 상향안’에서 재생에너지는 185.2 TWh(30.2%), 암모니아 발전은 22.1TWh(3.6%)를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재생에너지를 (B안) 736.0TWh(60.9%)~(A안)889.8TWh(70.8%)로 확대하고, 무탄소 가스터빈을 (B안)66.5TWh(13.8%)~(A안)270.0TWh(21.5%)까지 확대하면서 화력발전은 완전 폐기하거나 가스발전 (B안)61.0TWh(5.0%)를 유지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정부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암모니아 실증을 추진하는 한편 2022년 1분기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마이크로웨이브 스팀 플라즈마를 활용한 수소생산기술’. 윈테크에너지는 지난해 열린 ‘제2회 지식재산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플라즈마 기술로 우수상(특허청장상)을 받았다. 처음엔 플라즈마로 천연가스를 개질하는 업체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윈테크에너지가 주목한 것은 훨씬 지저분한 원료였다. “처음엔 갈탄을 가지고 했어요. 벌써 10년 전 일이죠. 마이크로웨이브 토치 두 기를 반응기 상단과 하단에 꽂아 500kW 가스화기를 만들었어요. 인도네시아산 갈탄을 100미크론 굵기의 미분으로 만들어서 스팀 플라즈마 반응로에 넣으면 합성가스가 생성되죠. 이 가스를 PSA로 분리해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얻게 됩니다.” 윈테크에너지의 박정철 대표가 말한다. 이 연구는 국책과제인 K-MEG(Korea Micro Energy Grid)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2012년도만 해도 ‘석탄가스화 플랜트’에 관심이 많았다. 유연탄 가격의 10분의 1에 불과한 저급 석탄을 가스화화는 유용한 기술로 큰 주목을 받았다. GS칼텍스와 15년 장기 수소공급 계약 체결 윈테크에너지는 2015년에 설립됐다. 사업 목표는 명확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