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2월 중순에 전남 영광의 대마산업단지를 찾았다. ePTFE 강화복합막 원천기술을 보유한 코멤텍이 있는 곳이다. 

작년 하반기 최대 이슈였던 현대차 조직 개편을 두고 코멤텍 김성철 대표와 긴 대화를 나눴다. 그도 그럴 것이 2025년으로 잡혀 있던 제네시스 수소전기차의 출시 계획이 늦어진 이유로 멤브레인(강화복합막)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어(GORE)사가 전 세계 강화복합막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요. 특허를 취득한 지 반세기가 되도록 이런 실정입니다. 그만큼 기술개발이 어렵다는 뜻이죠. 이런 힘든 기술을 보유한 A라는 업체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사업을 연료전지 스택 하나만 한다? 이러면 의심이 들죠.”

코멤텍은 수소연료전지 사업뿐 아니라 수처리 사업도 하고, 에어필터도 만들어 팔고, 의료용 소재나 이차전지 분리막도 만들어 판다. 

“국내 수소 산업은 왜곡돼 있어요. 실력이 없는 업계의 플레이어들이 시장에서 과한 대접을 받고 있죠. 가능성에 기댄 홍보 기사로 주가를 올리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한번 보세요. 설치만 해놓고 돌리지 않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한 사업으로 변질됐다고 보는 게 맞아요. 이런 일이 지속되면 수소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됩니다.”

불신. 무서운 말이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시장은 곧 기대를 접는다. 

코멤텍은 올해 칼을 뽑아 들었다. 강화복합막만으로는 회사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MEA(막전극접합체) 시장에 도전할 참이다. 내친김에 10kW급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에도 뛰어든다.

“좋은 제품을 값싸게 공급해서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실력 있는 업체들이 전면에 나서면 옥석이 가려진다고 봐요.”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기존 업체들은 가격이나 품질로 맞서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이런저런 ‘이슈’가 터지고 ‘잡음’이 인다는 건 그만큼 시장이 커져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다는 뜻이다. 이제 옥석을 가려야 할 만큼 수소 산업은 성장했다. 

그 성장통을 기쁜 마음으로 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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