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4 (수)

PEOPLE

PEOPLE┃제임스 김 덕양 대표이사

“덕양, 글로벌 청정수소 기업으로 도약할 것”
이산화탄소 사업 노하우 살려 블루수소 생산 추진
발전・바이오연료・탈황용 수소 수요 증가 전망
장기적으로 맥쿼리 네트워크 활용 그린수소 수입・유통
“울산에 강력한 수소에너지 허브 구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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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글로벌자산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를 통해 지난해 12월 울산의 향토기업이자 국내 최대 수소 생산업체인 ㈜덕양을 인수해 큰 화제를 모았다.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은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맥쿼리그룹의 자산운용부문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아 펀드를 조성해 전 세계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만 36개 정도의 회사에 투자해 운영을 하고 있다.


맥쿼리그룹은 한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22년째로 12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울산에서는 덕양 외에도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덕양 인수는 한국의 수소경제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맥쿼리는 발전산업 분야에서 경험이 많고, 덕양 인수 관련 실사에도 참여한 제임스 김을 덕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월간수소경제>는 지난 1월 24일 덕양 울산 본사에서 제임스 김 덕양 대표를 만나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들었다.


발전·화학 전문 경영진 투톱 영입

제임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출생해 어린 나이(7~8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고, 첫 직장도 미국에서 시작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주로 발전 분야에서 일을 많이 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 재직한 직장이 GE(제너럴일렉트릭)였다. 지난 2012년 GE본사에서 글로벌 O&M 서비스 사업 담당을 끝으로 두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산에 EPC 커머셜 분야 계약관리 담당 임원으로 입사한 김 대표는 GE에서 가스터빈 개발 및 서비스 경험이 많다 보니 가스터빈 국산화 개발 과제의 총괄로 이동해 과제 총괄 역할을 하면서 이와 연계되는 사업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두산에서 7년 넘게 근무하다 2019년에 처음으로 금융회사(맥쿼리)에 들어갔다. 맥쿼리에서 3년 동안 일하면서 이번 덕양 인수 작업에도 참여했다. 맥쿼리는 제임스 김의 그간 경험과 능력을 인정하고, 덕양 인수작업에도 깊이 참여해 덕양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점을 높이 샀다.


김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 자리를 함께한 김정상 부사장(COO)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김 부사장이 정유·화학 분야 전문가인 동시에 울산 지역과 덕양에 대해 잘 알기에 덕양의 새 출발에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BP에서 30년간 근무한 김 부사장은 주로 합성가스(수소와 일산화탄소)를 기반으로 한 화학사업에 경험이 많아 수소 등의 가스사업에 익숙하다. 합성가스를 원료로 한 화학제품 제조사업에서 사업기획, 영업, 물류, 경영혁신, 노사관리 등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생산현장에도 11년을 근무했다. 삼성BP의 파트너(주주)인 다우, BP, 삼성, 롯데 등의 주주사와도 일한 바 있다.


이후 맥쿼리가 2020년에 인수한 DIG에어가스(구 대성산업가스)에 입사해 2년 정도 사업전략 담당으로 근무하던 중 이번 덕양 인수를 지원하게 된 것을 계기로 덕양 부사장이 됐다.


맥쿼리는 덕양 인수 후에 제임스 김 대표, 김정상 부사장 등 4명의 전문가를 경영진으로 영입해 새롭게 팀을 구축하고, 기존 덕양의 인력들과 협업해 다양한 PMI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외 유수의 기술업체들을 고용해 설비 및 프로세스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전체적인 안전 진단 및 조직 운영방안, IT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올해 1분기 내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맥쿼리의 윤리 규정, 내부 통제 규정, 위원회 운영 규정 등을 도입해 제도 정비를 꾀하고, ESG와 WHSE 부문을 글로벌 수준에 맞게 개선하는 한편, 관련 분야에 대한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원팀으로 회사의 성장 목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인재 개발과 관리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수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과 관련 계획을 세우는 일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아울러 맥쿼리의 각종 운영 규정 도입, 이사회 및 부속 위원회 설립 등을 통해 선진화된 시스템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만반의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단기적으로 블루수소 사업에 집중

맥쿼리가 인수한 덕양(자회사 덕양케미칼 포함)은 울산과 충남 서산에 공장을 두고 수소·탄산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수소생산 1위 기업이다.


덕양은 수소사업에서 250여 대의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운용하고 있고,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약 60km의 수소 배관망도 갖추고 있다. SMR(천연가스 개질)을 통해 생산한 수소와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해 석유화학, 반도체 등의 수요처에 공급하고 있다.


16곳의 수소충전소에도 수소를 공급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덕양은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이산화탄소를 포집·정제해 액체탄산을 생산, 반도체·조선 등의 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또 식음료, 신선식품 유통에 필요한 드라이아이스도 생산해 공급 중이다.


“맥쿼리는 한국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가 동시에 추진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덕양을 알게 됐고, 맥쿼리가 그동안 투자해온 인프라 회사들에 대한 운영 경험과 이들 회사와의 시너지도 예상돼 덕양을 인수하게 됐죠. 맥쿼리는 다양한 인프라 자산들에 반영되어 있는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덕양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덕양은 앞으로 산업용 수소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고속열차·선박·항공 등 수송용을 비롯해 대규모 발전용·바이오디젤(HVO, Hydrogenated Vegitable Oil)·정유 탈황용 등으로 블루수소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맥쿼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린수소의 수입과 유통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 대표는 청정수소(블루수소, 그린수소)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설, 기술, 공정 및 인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제임스 김 대표는 “‘2050 탄소중립’에 따라 앞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할 때 청정수소에 집중하는 게 덕양의 전략입니다. 단기적으로 블루수소, 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블루수소에 집중하기 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이 굉장히 중요한데, 단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 재활용을 위한 탄소 포집, 액화, 드라이아이스 등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덕양은 이미 수소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고, 탄산사업(이산화탄소 활용사업)을 해왔기에 블루수소 생산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산화탄소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덕양이 이산화탄소 관련 노하우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블루수소 생산과 이산화탄소 사업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이산화탄소 사업이 어느 정도 확대되면 정부의 연구개발 과제와 연계한 이산화탄소 저장사업에도 참여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선박으로 운송해 해외로 수출하거나 바다 밑 지중에 탄소를 저장하는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해 가스전 블루수소 연계 이산화탄소 저장사업(실증)’에 참여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덕양은 이 사업에서 석유화학공단 내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배관으로 이산화탄소를 운송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이산화탄소 처리에 집중하는 사업부를 신설해 현재보다 이산화탄소 포집률과 활용률을 더욱 높여 국내 블루수소 선도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업에 필요한 기술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에너지공과대학(KENTECH)과 2월 중에 수소액화기술과 대규모·고효율의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이 예정되어 있다.


김 대표는 발전용, 바이오연료용, 탈황용 수소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 중 발전용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앞으로 국내에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가 도입되면 연료전지와 수소 혼소발전 등 발전용 수소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환경(ESG)과 관련해 바이오디젤, 바이오납사, 바이오케로신 등 바이오 연료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와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데 수소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따라 선박이 저유황 연료를 사용해야 하기에 정유 탈황에도 수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편, 덕양은 울산시가 추진하는 수소도시 구축사업에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울산시가 지원하는 10여 개의 충전소에 수소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고, 장생포 선박부두의 수소연료전지 선박 실증 사업, 울산 테크노파크 연료전지 실증연구 단지에도 배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 중이며, 향후 건설을 추진 중인 양정동 수소 타운과 이화산업단지 수소연료전지 제조라인에도 배관망을 통해 공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강력한 수소에너지 허브 구축할 것”

김 대표는 다양한 공급원으로부터 받는 부생수소, SMR과 CCUS 기술을 통해 생산한 블루수소 외, 기존 파이프라인 시설과 물류시설 등을 활용해 울산에 강력한 수소에너지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를 안전하게 생산하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 생산과 공급의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력 강화, 비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운영 혁신 등 3가지를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최근 맥쿼리가 운용하는 인프라 공모펀드인 맥쿼리인프라펀드가 도시가스회사인 서라벌도시가스(경주)와 해양에너지(광주광역시)를 인수했습니다. 도시가스사도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계속 수소를 관심 있게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맥쿼리 내에서 수소를 어떻게 활용하고 ESG 측면에서 수소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울산지역 내 구축된 수소 파이프라인(60km)과 연결되어 있는 수소 소스들이 많습니다. 파이프라인을 에너지의 그리드라고 보면 수소 배관망이 잘 갖춰질수록 아주 안정적으로 수소에너지를 운영할 수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수소 파이프라인이 울산과 가까운 경주의 도시가스라인과 연결된다면 경주도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거죠. 수소에너지 허브를 잘 구축하면 수소 수요 창출을 확대할 수 있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배관으로 수소를 공급하면 튜브트레일러로 공급하는 것보다 비용이 두세 배 저렴합니다. 수소가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수소 사용 물량을 많이 확보하고 생산규모도 늘려 생산원가를 낮춰야 해요. 안정적인 수소에너지 허브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맥쿼리그룹 네트워크 활용 그린수소 개발

김 대표는 그린수소 사업에 대해 국내 생산보다는 해외생산 수소 수입을 생각하고 있다. 국내에는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재생에너지 보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린수소 수입 형태로는 암모니아를 고려하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수입할 때 암모니아 상태로 들여오는 것이 액화수소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고 있어요. 그런데 기존 암모니아 인프라는 에너지용으로 바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거 같습니다. 인프라를 추가로 깔아야 할 겁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 당장 암모니아를 통한 그린수소 수입은 어렵고 10~15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호주, 중동, 아프리카에서의 그린수소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호주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한국과의 거리가 가깝고, 호주가 안정적인 국가이면서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맥쿼리는 여러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덕양은 장기적으로 맥쿼리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수출을 준비하는 회사들과 계속 관계를 맺고 유지하면서 수입한 수소의 저장·공급, 수요처 확보, 시장 현황 파악 등 한국에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입니다.”


김 대표는 끝으로 탑다운(Top down) 방식보다는 투명한 소통을 강조했다. 직원들과 경영진의 의견을 통합해 합리적인 방향을 찾고, 운영 혁신이나 개선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진행해 지속적으로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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