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9 (금)

HOT ISSUE

국감으로 보는 수소경제 이슈

탄소중립 시나리오 두고 경제성‧환경성 논란 지속
김성환 의원 “그레이보다 그린수소 생산에 집중해야”
수소충전소 구축 더디고, 경북은 수소차 불모지
양금희 의원 “수소경제, 속도보다는 내실 다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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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쌀쌀한 가을바람을 타고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는 10월 5일부터 21일까지 총 17일간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16인, 국민의힘 11인 등 30명에 이르는 국회의원이 58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수소경제와 관련이 있는 국감 대표 기관으로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가스기술공사, 산업통상자원부를 들 수 있다. 가스공사, 가스기술공사의 국감은 10월 15일에 진행됐고, 산업부 국감은 10월 5일과 20일에 진행됐다. 


수소 관련 2021년도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는 크게 둘로 묶을 수 있다. 하나는 탄소중립과 연계한 수소의 환경성·경제성 이슈, 하나는 수소충전 인프라와 안전에 대한 이슈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에서 ‘수소’의 역할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주요 정책이나 세부 사업을 두고는 비판이나 지적이 뒤따를 수 있다. 


악플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대중의 관심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어떤 비판이 올바른 근거에 기대고 있다면 귀를 열고 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개선점을 찾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그레이보다 그린수소에 방점 맞춰야”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10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등 2개 안건을 의결했다.


정부는 2050년 목표의 탄소중립을 선언한 지 1년여 만에 ‘탈석탄’을 최종 확정했고, 원전 비율을 현 23.4%에서 6~7%로 낮추는 초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국은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B안)하거나, 나아가 가스발전(LNG)까지 포함한 화력발전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A안)을 뼈대로 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을 만들게 된다.


이미 이행과제로 논의해온 2030년 탄소감축목표(NDC)는 2018년 탄소배출량 대비 40% 감축으로 확정했다. 기존 26.3% 감축안과 비교하면 목표치가 크게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자 매우 어려운 길이지만 담대하게 도전해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국가 전체가 총력체제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두고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탄소중립 시대 핵심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 저장, 운송, 활용하는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맞물려 있다. 이 둘은 ‘탄소중립’이라는 큰 그림을 이루는 퍼즐 조각인 셈이다.  


감사(監査)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감독하고 검사하는 일이다. 애초에 국정감사에서 칭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쓴소리를 더 듣게 된다. 올해 국감에서는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병)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먼저 10월 5일 산업부 국감에서 “e-퓨얼(fuel) 정책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e-퓨얼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수소와 포집된 CO₂를 합성한 신개념 연료로, 기존 내연기관차의 연료로 바로 쓸 수 있다.


“올해 4월에 발족한 e-퓨얼 연구회 구성원을 들여다보면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정유업계가 대부분이다. 이들 정유업계는 전기·수소차 전환 시 직접 영향을 받는 당사자로서 내연기관차 산업을 연장하기 위한 성격이 짙어 보인다.”


김성환 의원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e-퓨얼 연료로 변환해 차량을 운행할 경우 에너지효율은 약 13%에 불과하고 지적했다. 이는 전기차 운행에 따른 에너지효율인 약 73%와 큰 격차를 보인다.  


“100km 주행 시 전력 소모량을 비교하면 전기차는 15KWh인 반면 e-퓨얼은 103KWh나 소모돼 e-퓨얼이 전기차 대비 약 7배가량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구조다. 


e-퓨얼 차량을 10년간 운용할 경우 같은 기간 전기차보다 1만2,000달러(약 43%)의 비용이 더 소요될 전망이어서 경제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김성환 의원은 “상용화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기술 확보를 위한 예산으로 90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쏟아부을 계획”이라며 “e-퓨얼은 자동차 부문의 탄소중립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또 10월 15일에 열린 한국가스공사 국감에서 ‘한국가스공사 2030 비전’이 지나치게 그레이·블루 수소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2030년대까지 그레이·블루 수소 중심으로 가다가 2040년대에 들어서야 그린수소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나와 있다. 심지어 국가 계획에서도 2030년경 그린수소는 전량 해외수입이고, 2050년경에도 20%에 불과하다.”


수소 유통전담기관인 가스공사가 수소의 해외수입과 유통에만 적극적이고, 국내 생산은 그레이수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19년에 3.2GW에 불과했던 그린수소 수전해 발전설비가 2030년경에는 270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최소 40GW 이상의 수전해 설비를 설치해 1,000만 톤가량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스공사의 로드맵은 이런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두고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은 “독일에 직접 가보니 이미 수소를 직접 도시가스 배관에 혼입을 하고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 그린수소까지 활용하고 있는 측면에서 참고할 내용이 많았다. 향후 이와 관련해 대량 수요를 만들어내는 기술 동향을 참고해 더 적극적으로 수소경제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둘러싼 논쟁

10월 20일 산업부 종합국감에서는 건물용 연료전지의 낮은 가동률 문제가 거론됐다. 공공기관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비율을 충족시키거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에 따라 자체 예산을 들여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있다. 민간의 경우에도 제로에너지건축물이나 녹색건축물 인증을 받으면 지자체에서 용적률 완화나 재산세·취득세를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덕분에 연료전지 설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민간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설비단가의 70% 정도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1kW당 연료전지 설비단가가 2,000만 원에 달해 정부 보조금 규모가 상당하다. 에너지관리공단이 5년간 민간에 지원한 보조금만 727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막상 설치를 해놓고 가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성환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건물용 연료전지가 설치된 전국 664곳 중 478곳은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 10개 중 7개가 방치되면서 가동률은 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나 이유는 경제성이다. 건물용 연료전지의 경우 LNG 도시가스를 개질한 수소로 전기나 온수를 얻는다. 1kWh의 전기요금이 108원이지만, 수소연료전지로 1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가스요금은 153원이다. 도리어 비용이 45% 가까이 상승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난방수나 온수 같은 열에너지가 포함되지 않아 에너지효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작년 한 해 한 달 넘게 가동하지 않는 곳이 72%에 달하고, 이 중 34%는 가동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환 의원은 “현재 보급되고 있는 LNG 개질 방식의 수소연료전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 투입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신재생에너지에서 연료전지를 제외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탈석탄’ 정책이 포함된다. 석탄을 가장 많이 쓰는 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의 사례를 살펴보자. 


포스코의 계열사인 삼척블루파워가 현재 삼척 석탄발전소 공사를 진행 중이며, 공정률은 50%에 이른다. 이를 두고 김학동 포스코 사장은 10월 20일 국감에서 “이미 포스코가 1조7,000억 원을 투자했다. 지금 건설을 중단하면 3조3,000억 원의 손실이 난다. 


석탄발전 중단이 결정된다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한국전력의 사정도 좋지 않다. 한전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바이롱 밸리에서 석탄광산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제동이 걸렸다. 한전은 발전용 유연탄 생산을 목적으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8,269억 원을 투자했지만, 호주 당국이 환경문제를 들어 인허가를 불허하면서 큰 곤란을 겪고 있다. 


한전은 현지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기각 판정을 받았고, 3심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탈석탄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3대 연기금 운영사인 네덜란드공적연금(APG), 스위스의 금융기업인 UBS를 비롯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 철회를 지속해서 요구하는 등 투자 환경이 급변했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10월 20일 국감에서 “한전은 이미 신규 석탄화력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으며, 바이롱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여러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태양광 발전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드는 비용으로 30~40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나 기관들은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전환 비용을 두고 고민이 크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6.1%로 일본(19.5%), EU(14%), 미국(10.6%) 등에 비교했을 때 매우 큰 편이다. 그에 반해 탄소중립 기술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도 기초연구 단계에 불과하다.




한국의 기후 특성상 신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은 그리 높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탈석탄·탈원전 정책을 급하게 추진하면 전력수급 위기와 전기요금 인상 문제가 크게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산업계는 “탄소중립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아우성이고, 기후·환경단체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NDC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안이 기후위기를 막기에 너무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제와 환경,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정책으로 정부는 일찌감치 ‘수소경제’를 낙점했다. 


하지만 ‘K수소’가 K팝이나 K드라마의 위상을 얻기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지금은 수소경제를 본궤도로 쏘아 올리기 위한 발사대를 세우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로드맵상에서 잘못된 부분은 과감한 수정이나 개선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 수소경제가 뿌리를 내리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수소생산이나 충전인프라, 신기술 개발 측면에서 일정 기간 비효율을 감수하더라도 관련 정책이나 사업을 강하게 밀고 갈 필요도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아직은 더뎌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구갑)이 환경부에서 받은 무공해차 충전 인프라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에 수소전기차는 1만7,140대가 보급됐고, 전국에 구축된 수소충전소는 117기(충전소에 설치된 충전기 개수로 구분, 연구용 12기 포함)에 이른다. 단순 계산으로 충전기 하나로 146대의 수소차에 대응하는 셈이다.


전국에 수소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지역은 경기도(2,925대)로, 수소충전소에 충전기 22기가 설치됐다. 전체로 보면 18.8%의 비중으로 충전기 하나당 133대 비율이다. 2위는 수소차 2,276대가 보급된 울산이 차지했다. 수소충전소에 17기를 배치해 1기당 134대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741대의 수소차가 등록된 충남은 벌써 16기의 충전기를 구축해 인프라를 잘 갖춘 곳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부산시에 등록된 수소차는 1,259대지만 수소충전소는 고작 2곳(강서구, 사상구)에 불과해 전체 중 1.7%에 그쳤다. 1기당 630대 비율로 충전 환경이 열악했다. 서울시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298대의 수소차가 등록됐지만, 충전소는 4곳(마포구, 서초구, 영등포구, 강동구)에 그쳐 1기당 575대 비율이었다. 


경북은 수소차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소충전소는 겨우 하나로 이마저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다. 김정재 의원(국민의힘, 포항북구)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8월까지 최근 5년간 전국의 수소전기차 구매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은 총 3,757억3,200만 원(1만6,001대)에 달했다. 이 중 경북지역에 지원된 국고보조금은 1억1,300만 원(5대)으로 보조금 총액의 0.03%에 불과했다.


다만 경북에는 올해 환경부 수소충전소 설치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3곳이 건설 중에 있고, 2023년까지 수소충전소 수를 11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충전 인프라를 제대로 갖춘다면 수소전기차 보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환경부가 올해 목표로 한 수소충전소 180기 구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꼭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 두산중공업, 효성, SK E&S, GS칼텍스 등이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고, 2023년에는 액화수소가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액체수소충전소가 빠르게 도입될 확률이 높아졌다. 


액체수소충전소는 수소의 저장과 유통 방식이 기체수소와는 다르다. 충전소 부지도 덜 차지하고, 튜브트레일러 대신 탱크로리로 많은 양의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중복 투자를 막는 차원에서 액체수소충전소로 빨리 넘어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액체수소 유통체계가 갖춰지고 버스와 트럭 같은 수소상용차 운행이 늘면 국내 수소전기차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수소경제, 속도보다 내실을 다져야”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의 속도도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는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2022년까지 연 47만 톤의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수소 산업 생태계 안정을 위해 2019년부터 1,250억 원을 들여 천연가스 개질 방식의 수소생산기지 사업을 진행해왔다. 


2019년에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3곳, 2020년에 소규모 5곳, 중대규모 2곳 등 총 10곳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 경남 창원 1곳(1톤/일)만 구축이 완료된 상태다. 강원도 삼척(1.3톤/일), 경기 평택(7톤/일)의 수소생산기지가 연내 준공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 수소생산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이를 두고 양금희 의원(국민의힘, 대구 북구갑)은 따끔한 조언을 했다. 


“수소경제 로드맵의 목표 달성에만 급급해 시장질서의 기본이 되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대한 고민 없이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 설정을 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수소자원을 활용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기반으로 구체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통해 속도보다 안정을 목표로 내실화를 다져야 한다.”


결과물을 내기 위해 서두르다 보면 기본이 되는 안전을 놓칠 수 있다. 지난 7월 27일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에서 지반침하로 튜브트레일러가 땅으로 꺼지는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상업운전에 들어간 후 채 한 달이 안 돼 일어난 사고였다. 




구자근 의원(국민의힘, 구미갑)이 가스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반침하 사고 약 9개월 전에 안전성평가가 진행된 것으로 나온다. 충전소 구축사업 당시 실시한 안전성평가에서 지반침하 사고 가능성은 ‘50~100년 사이에 발생할 정도’로 드물다며 ‘개선 권고 없음’ 판정을 받았다. 구자근 의원은 안전성평가가 형식적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는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으로부터도 “잘못된 가정 등을 적용해 경제성을 과다 평가하는 등 부적절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30억 원을 투자해 현재가치(NPV)로 3억2,100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으나, 실제로는 19억 원의 손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수소의 경제성을 두고 우리는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수소경제는 초기단계로 수익을 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수소생산이나 수전해 인프라를 두고 독일이나 일본의 앞선 사례를 들지만, 정작 두 나라가 환경의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보고 관련 기술개발과 인프라에 오랫동안 투자한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최근 금융권에서 펴낸 수소경제 분석보고서만 봐도 수익이 안 나는 구간, 즉 데스밸리(Death Valley)를 지나는 시기를 2030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10년 정도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소경제는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정책 수단으로 정부와 민간이 보조를 잘 맞춰야 성공할 수 있다. 러시아 기술로 나호로를 쏘아 올리고 나서 독자 기술로 누리호를 쏘아 올리는 데 8년이 걸렸다. 수소경제는 이제 막 둘레길을 벗어났다. 첫 번째 봉우리로 난 산길로 이제 막 발을 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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