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처음 발행한 ‘글로벌 수소 리뷰’ 보고서는 수전해와 CCUS에 대한 분량을 크게 할애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관심이 크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며, 몇몇 국가는 CCUS를 저탄소 수소생산 옵션으로 간주하고 있다. 2030년까지 국내 저탄소 생산능력 목표치를 5GW로 설정한 영국을 비롯해, 일본(수소 420kt)과 체코(수소 10kt)가 여기에 든다.”

물론 한국도 있다. 러시아도 사할린에 수소 클러스터를 만들어 청정수소 생산에 나선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일본이 주요 수요처가 될 전망이다.

포집한 탄소를 땅속에 영구 저장하겠다는 CCS는 원유회수증진(EOR) 기술에서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석유·가스업계가 더 많은 석유를 뽑아내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국내만 해도 천연가스 개질 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하겠다는 기업이나 기관이 크게 늘었다. 주로 LNG 사업을 하는 곳이다. CCUS를 접목해 ‘블루수소’라는 말로 친환경의 이미지를 내지만, 탄소중립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기술로 보는 게 맞다. 

한국도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녹록치가 않다. 수소생산에 신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활용하기엔 국내 여건이 썩 좋지 않다.

전북 군산의 새만금호에 시범사업으로 설치한 수상 태양광만 해도 갈매기나 가마우지의 똥을 청소하느라 바쁘다. 조류 배설물을 그냥 두면 패널을 부식시킬 수 있고, 발전 효율도 크게 떨어진다.

그에 반해 중동이나 호주 등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은 경제성이 높다. 미국의 ‘수소 어스샷 이니셔티브’에서 2030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kg당 1달러에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곳도 많다. 결국 많은 양의 그린수소를 이런 곳에서 암모니아나 액화수소 형태로 수입해서 쓰게 될 전망이다. 

한국은 수소 플랫폼 기술에 주력해야 한다. 수전해나 연료전지 기술, 친환경 선박 기술, 수소 모빌리티 기술, 수소와 관련된 소부장 기술 등이 여기에 든다. 이쪽이 부가가치가 높다. 

그린수소를 꼭 국내에서 생산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 대한 압박감을 덜었으면 한다. 탄소중립은 국경을 넘어선다. 이는 기후 환경의 문제이자 지구의 문제다. 넓게 보면서 우리만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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