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열고 ‘수소비전 2040’을 제시했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열고 수소사업의 미래 비전, 새로운 수소연료전지와 수소 모빌리티의 실체를 대거 공개했다.

2040년까지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로봇・항공기, 트램・기차, 선박 등 다양한 이동수단뿐만 아니라 주택・빌딩・공장・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해 현대차그룹의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OEM과 부품, 항공, 철도, 에너지, 인프라, ICT, 서비스 등 다양한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기조 발표자로 나서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Everyone, Everything, Everywhere)’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8~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수소모빌리티+쇼’와 연계해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는 하이드로젠 웨이브 전시행사를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수소에너지 전환 선도

인류는 지난 200여 년간 화석연료를 이용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으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상기후 현상과 환경오염,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탄소중립 솔루션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가 친환경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에너지원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이며, 연료로 사용하면 전기와 열, 순수한 물만 배출되는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시작해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추고 투싼 FCEV를 선보였다. 2018년에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2020년 7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한 바 있다.

2040년 수소에너지 대중화 선언

현대차그룹은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2040년까지 수소에너지로 산업과 사회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제시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 상용차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통상적으로 평균 운행거리와 운행시간이 훨씬 긴 만큼 차량당 배출하는 탄소량도 상대적으로 많기에 상용차에 연료전지를 선제적으로 탑재함으로써 배출가스를 대폭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업계 최초로 이미 출시된 모델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대형 트럭, 버스 등 모든 상용차 신모델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내수 상용차 시장에서만 연간 20만톤 이상의 수소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상용차를 앞세워 연 40만대에 이르는 유럽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 세계 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장 5~7m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PBV(목적기반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향후 상용차 부문에 자율주행과 로보틱스까지 결합해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하이드로젠 웨이브 발표 행사에서는 미래 장거리 물류를 위한 현대차그룹의 무인 운송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인 ‘트레일러 드론’이 최초로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 무인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인 ‘트레일러 드론’.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와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2대의 ‘e-Bogie(이-보기)’ 위에 트레일러가 얹혀 있는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로,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할 수 있다. Bogie(보기)는 열차 하단의 바퀴가 달린 차대를 뜻한다. 

이-보기는 컨테이너 트레일러와 별도로 운행할 경우 화물 운송, 건설, 소방,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8~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에서 전장 15.3m에 달하는 트레일러 드론이 자율주행으로 전시장 내 직선로를 지난 후 선회용 로터리를 회전해 다시 출발점으로 복귀하는 광경은 관람객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은 트레일러 드론이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이외의 모빌리티와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도 적용하는 등 미래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겠다”라며 “트램, 기차, 선박, UAM 등 다양한 이동수단뿐 아니라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연료전지를 적용해 전 세계적인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인 ‘HTWO(에이치투)’ 등을 통해 국내와 유럽, 미국, 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10일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를 공개하고, 2030년까지 7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세계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태계 확대를 위해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모빌리티에도 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주목’

현대차그룹은 현재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보다 크기와 가격은 낮추고 출력과 내구성을 높인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으로 향후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 현대차그룹의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왼쪽부터100kW급, 200kW급).

현대차그룹은 하이드로젠 웨이브와 ‘수소모빌리티+쇼’에서 2023년에 내놓을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시제품인 100kW급과 200kW급 연료전지시스템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은 넥쏘에 적용된 2세대 연료전지시스템에 비해 부피를 30% 줄였다. 상용차용으로 개발 중인 2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은 넥쏘의 시스템과 비교해 크기는 비슷하지만, 출력은 2배 정도 강화했다. 내구성 역시 2~3배 높일 예정이다. 향후 상용차용 고(高) 내구형 연료전지시스템은 50만km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의 가격을 지금보다 50% 이상 낮출 계획이다. 2030년경에는 가격을 더욱 낮춰 수소전기차가 일반 전기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은 다양한 형태로 응용될 수 있다. 먼저 ‘파워 유닛 모듈’은 MW(메가와트)급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시스템이다.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을 여러 개 연결해 500kW, 1MW 등 다양한 출력을 제공할 수 있고, 전력 소모량이 큰 대형 선박・기차・건물 등에 공급된다.

▲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한 ‘플랫형 연료전지시스템’.

‘플랫형 연료전지시스템’은 두께가 25cm 정도에 불과해 평평하고 높이가 낮은 공간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 상부나 하부에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어 실내 공간 확보에 유리하다. 향후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MPV(다목적 차량), 버스, 트램, 소형 선박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미래 신개념 수소 모빌리티 ‘눈길’ 

현대차그룹은 트레일러 드론 외에도 그룹이 개발 중인 새로운 수소 모빌리티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 수소차에 전기차의 강점을 융합한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

수소차에 전기차의 강점을 융합한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비전 FK에는 연료전지와 고성능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이 결합해 있고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목표는 600km에 달한다. 출력은 500kW 이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4초 미만이다. 

‘레스큐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이-보기에 비행 드론과 소방용 방수총이 결합된 모빌리티로, 드론을 띄워 재난현장을 촬영하면서 방수총을 가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한다. 원격주행과 자율주행이 모두 가능하고, 제자리에서 돌거나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크랩워크를 구현할 예정이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50~500km 정도다.

▲ 재난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레스큐 드론’.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충전하거나 외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수소 모빌리티들도 함께 선보였다.

그 중 ‘H 무빙 스테이션’은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충전하는 설비가 장착된 이동식 수소충전소로 수소차 고객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수소충전소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나 충전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에 투입돼 수소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예정이다. 

▲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이동식 수소충전소 ‘H 무빙 스테이션’.

재난구호차량은 연료전지와 전기 충전기가 사륜구동이 가능한 험로 주행용 차량에 결합된 모빌리티로, 수소로 발전을 한 뒤 재난지역 및 험지 등에 전력을 지원한다. 긴급하게 전기차를 충전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의 수소 기술력이 집약된 △근거리 배달용 수소모빌리티 엠비전(M.Vision) 2GO △도심형 초소형 전기 모빌리티 엠비전 POP △세계 최초로 양산된 수소전기 대형 상용차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랙터 △기존 디젤버스를 대체할 수소전기버스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가동하는 수소전기트램 △올해 최초로 열린 순수 전기차 모터스포츠 대회 ETCR(Electric Touring Car Racing)에 공급한 이동형 연료전지 발전기 △지게차, 굴착기용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인 파워팩(30kW, 50kW급) △철광석과 수소의 결합으로 철과 물이 나오는 친환경 철강 공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친환경 제철 공정 조형물 △수소공급시스템 모듈, 연료전지 제어기 등 연료전지시스템 부품군 등을 소개했다.

▲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랙터’.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