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전경.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따라 기업들의 수소 분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 포스코, 롯데 등 대기업들이 잇달아 수소사업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그간 수소 기술・제품 상용화를 준비해온 중소기업들의 수소인력 채용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산업 현장에서는 수소 전문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양성된 수소 전문인력이 극히 부족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수소 관련 기업들이 보유한 인력들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기업으로 스카웃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수소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경남 양산에 있는 영산대학교가 동남권에서는 최초로 수소 전문학과(수소시스템공학과)를 신설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울산을 중심으로 수소산업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수소산업 인력양성 중심 학교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 전문인력 양성 시급

정부는 지난해 7월 1일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수소 연관 분류 기업 1,000개를 대상으로 한 ‘수소산업 국내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수소 기업은 활용 분야와 중소기업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어 수소산업 밸류체인 전반의 생태계 형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기업분포(1,000개)를 보면 활용 69%, 생산 3%, 충전 6%, 저장·운송 10%, 규모별 분포는 대기업 7%, 중견기업 7%, 중소기업 86%로 조사됐다. 생산·저장·운송·충전 분야는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활용 분야는 대기업 주도로 생태계를 형성 중이다. 기술 수준도 대기업이 주도 중인 수소전기차와 발전용 연료전지 부분에서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만1,739개 기업의 전체 인력 47만3,171명 중 수소 분야는 1만5,006명(2019년 기준, 업종상 수소산업으로 분류되는 수소 연관기업 기준으로 통계 추정)으로 약 3.17%에 불과했다. 수소 분야 인력 중 R&D 인력이 44.1%(6,619명)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R&D 인력 부족률이 24.9%로 나타나 R&D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 수소 기업 장애 요인 설문조사 결과.(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장애 요인 설문조사에서도 자금지원(42.8%) 다음으로 기술지원(15.9%)과 전문인력 양성(15.2%)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인력 양성 부분에서는 재직자 관련 교육과 학교-기업 연계 취업 지원 요구가 64.8%로 조사됐으며, 수요기업과 대학 간 인력양성사업, 실무형 인재양성 프로그램, 취업박람회 등이 그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문인력 양성 방안으로 대학교는 실무 및 현장실습 등 수소경제 기반구축에 부합하는 교육을 통해 신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기업으로 취업과 창업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생(에너지, 공학 관련 학생)들이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이론과 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전문교육과정 신설을 추진하고, 대학원생을 대상으로는 에너지 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특정 분야에 대한 심화 교육 및 참여기업 연계 R&D를 통해 실무능력을 갖춘 고급인력을 확대하고 취업 연계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현직자, 재취업자, 취업준비생, 업종전환을 시도하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는 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을 추진해 수소·연료전지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재취업자를 대상으로 폴리텍대학교 내 중장년 재취업 교과 과정에 수소・연료전지 부분을 신설한다는 것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는 수소 전문 자격제도 신설, 중고등학교 수소경제 교육, 수소공모전 개최, 서포터즈 운영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소공모전과 서포터즈는 이미 진행 중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전문인력 양성 방안에 더해 대학원이나 학부에 수소 전문학과 신설을 유도하는 방안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산대학교가 신설한 수소시스템공학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지혜로운 인재양성 추구하는 ‘영산대’

영산대학교(총장 부구욱)는 브랜드네임인 와이즈유(Y’sU)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를 선도하는 지혜로운 인재양성’을 추구하는 대학이다. 지난 2017년 브랜드네임으로 채택된 와이즈유(Y’sU)는 영산대의 영문(Youngsan University) 이니셜 ‘YSU’에서 비롯됐다. 영문 발음상 와이즈유는 ‘Wise University(지혜로운 대학)’, ‘Wise You(지혜로운 당신)’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영산대는 현재의 지식기반사회 다음 단계에서는 지혜의 영역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의 영역이 무한히 확장되며 인간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지혜의 영역만큼은 인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건학이념 학술대회, 고전 읽기 중심의 다산 프로젝트, 휴머니티 콘테스트 등 영산대만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배경이다. 

▲ 영산대학교 공과대학 학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영산대는 부산 해운대와 경남 양산시에 각각 캠퍼스를 두고 있다. 해운대캠퍼스는 마이스 특성화 대학으로, 호텔・컨벤션・항공・K-Food・글로벌・레저・미용・조리 등 마이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학과들이 집약돼 있다. 

양산캠퍼스는 ‘미래 수송기기 특성화 대학’을 특성화 전략으로 삼고 있다. 양산캠퍼스 주변을 비롯한 인근 울산과 부산 등 동남권에 다수 분포한 자동차 관련 업체들에 전기·수소차를 비롯한 드론 택시 등 미래 수송기기에 대한 기술력과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실무 중심 수소 전문인력 양성

특히 영산대는 양산캠퍼스 스마트공과대학 내에 ‘수소시스템공학과’를 신설해 수소의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전주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컴퓨터를 활용한 설계·공학적 해석, 제품 제작・활용 등 전 과정을 실무 위주로 학습하도록 할 예정이다. 

4년제인 영산대는 2022학년도 수소시스템공학과 신입생(1학년, 정원 20명)을 모집해 2026년 첫 졸업자를 사회에 배출함으로써 수소산업 현장에서 영산대 시스템공학과 학생들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시스템공학과 준비위원장인 윤진원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산대 수소시스템공학과를 소개한다.   

영산대학교가 수소시스템공학과를 신설하게 된 이유를 말해달라.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과 학교의 특성화, 기업의 요구에 따라 수소 관련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영산대학교 양산캠퍼스는 ‘미래 수송기기 특성화 캠퍼스’로 울산과 부산 사이에 위치하며 경남에 소재하고 있다. 울산의 자동차 산업과 부산・경남의 조선・항공 및 제조 산업 관련 업체가 양산 근처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각각의 산업이 정부의 정책과 대내외 환경, 특히 에너지원의 변화에 따라 수소 관련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음에 따라 수소시스템 관련 인재양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나노디그리(Nanodegree)를 통해 수소에 관한 교육을 시작했고, 학생들의 관심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수소시스템공학과를 신설하게 됐다. 

수소시스템공학과의 교육과정과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설명해달라.

교육과정은 기계공학을 기본으로 구성했고, 여기에 화학과 전기 부분을 추가해 개발 중이다. 기계공학이 기본이 되어야 어떠한 장비나 장치의 시스템적인 부분을 설계・개발하고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계공학에서 배우는 3역학(재료・열・유체역학) 외에도 많은 부분을 배우고, 이외에 수소생산, 수소시스템, 수소・연료전지, 친환경 운송수단 등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 윤진원 영산대 수소시스템공학과 교수가 대학원생들에게 수전해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소시스템공학과는 전공 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대학 자체의 핵심역량(사고력, 의사소통능력, 협동능력, 문제해결력 등)과 수소시스템공학과의 전공능력(학과 관련 분야에서 요구하는 직무・과업・역할 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태도를 포함하는 복합적・종합적 능력)으로 구분된다.  

이는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과 실제 현장에서 원하는 인력 간 괴리현상을 줄이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 배출을 위해서다. 

수소시스템공학과는 수소생산시스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미래 수송기기 및 기계시스템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실습과 캡스톤디자인 과목을 통해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향상하는 데도 집중할 예정이다. 

기계공학이 기본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수소 관련 업체(자동차, 선박, 드론, 발전 등)뿐만 아니라 기계공학도가 취업하는 다양한 곳에도 취업할 수 있다. 

수소시스템공학과의 교수진을 소개해달라.

수소시스템공학과는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7명) 중 본인을 포함한 3명의 교수가 나와서 신설됐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기계공학을 전공으로 학위를 갖고 있다.

▲ 윤진원 수소시스템공학과 교수.
먼저 본인(윤진원 교수)은 석사과정에서 연료전지(PEM) 모델링을 연구했고, 박사과정부터는 SOFC 시스템과 수소개질기(메탄올・에탄올)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 현재는 수전해 장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학위 과정에서 삼성중공업, 한국기계연구원 등과 함께 시스템기술, 부품・BOP 성능평가, 화학반응 등의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했다. 수소시스템공학과에서 수소 관련 교육을 많이 맡아서 할 예정이다.

▲ 명세현 수소시스템공학과 교수.
명세현 교수는 산업체 경력이 풍부하다. 다쏘시스템과 삼성에서 근무한 후 학교에 들어왔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와 관련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PLM(제품생산주기관리), 디지털 트윈, 빅데이터, AI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CDE학회(舊 한국CAD/CAM학회) 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최신 연구에 관심이 많고 변화에 두려움이 없는 명 교수는 수소 관련 연구도 준비 중이다. 수소시스템공학과에서는 기계공학의 기초가 되는 역학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 곽효서 수소시스템공학과 교수.
곽효서 교수는 전산해석 전문가로, 영산대에 최연소로 임용됐다. 다양한 기계시스템의 구조해석, 유동해석 등 많은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수소산업에서 중요한 고압용기에 관한 연구도 진행했다. 수소시스템공학과에서는 연료전지, 수소생산장치 등의 구조나 유동, 그리고 화학반응 등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2년부터 학생이 들어올 예정인데, 현재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향후 계획도 말해달라.

산업체와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준비 중이다. 내년 1학년 신입생 유치를 위해 홍보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적은 수의 신입생으로 정예 멤버를 꾸려서 교수님들의 개인지도 아래 졸업 즈음에는 다양한 수소 관련 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는 1학년을 대상으로 준비 중이지만 4학년까지 미래에 다양한 실습과 강의를 위해 기자재 확보와 교수님들의 다양한 수소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향후 수소시스템공학과가 영산대학교의 메인 학과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이를 통해 공대뿐만 아니라 영산대 전체가 더욱 발전해 학교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좋겠고, 학생들이 가고 싶은 수소시스템공학과와 학교로 만들고 싶다. 

산학연 연계가 중요하다. 영산대가 소재한 경남지역의 수소산업 여건은 어떠한가.

부울경 지역에는 다양한 기업이 있다. 그중에서도 수소와 관련해 현대자동차, 조선업계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업체, 수소충전소 관련 업체 등이 많다. 2018년 12월 창원산업진흥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수소 관련 업체(483개) 중에 부산 31개, 울산 60개, 경남 60개사가 있다. 

산학연 연계를 위해 현재 창원에 있는 한국전기연구원과 MOU를 맺고 수소생산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영산대 양산캠퍼스 근처에 있는 성우하이텍과는 최근 연구 과제도 수주했다. 

영산대 수소시스템공학과의 미래 비전을 말해달라.

영산대 수소시스템공학과의 슬로건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시대의 주인공은 나’이다.

수소시스템공학과는 친환경 미래 에너지인 수소 관련 시스템에 대한 전문가 양성을 위해 기계공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문을 융합해 수소시스템의 설계・제작・성능・이용・운전 등에 대해 교육할 예정이다. 수소의 생산부터 수소를 이용하는 다양한 응용 시스템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통해 산업체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능력을 갖춘 수소시스템 전문가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는 전 세계에서 많은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는 에너지 중 하나다.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인 수소경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인력양성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영산대 수소시스템공학과를 통해 수소시스템이 발전하는 데 필요한 인력들이 많이 배출되고, 영산대의 대표학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 영산대학교 공과대학 학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수소시스템공학과가 안착해서 부울경 지역의 수소 관련 업계에 학과 졸업생이 많이 취업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학부생 수준에서 부족한 것들은 대학원 과정에서 연계해 지역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수소 전문인력 양성과 관련해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말해달라.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수소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학원 과정의 인력양성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학부 차원에서도 인력양성을 위한 다양한 투자와 기업들과의 매칭이 활발해지면 수소 관련 업체들의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울산과 경남이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대학에 편중된 인재양성보다 대학 간의 협력을 통한 인재양성 사업을 진행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수소인력에 관한 NCS(국가직무능력표준)나 직무와 관련한 연구를 많이 진행해서 인재양성의 기본 틀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대학교 입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달라.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면 좋겠다. 현재는 먼 미래 같아 보이지만 먼저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 우리는 미래를 보고 학생들을 교육할 예정이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 시대에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영산대 수소시스템공학과로 오길 바란다.    

수소시스템공학과는 이론에 편중된 강의보다 실무역량 중심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초부터 응용까지 교수님들이 열의를 가지고 강의를 하실 것이다. 

요즘 학생들이 공대에 대해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여러 역학 문제들은 손으로 푸는 시대가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응용해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공대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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