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왼쪽)와 호세 마리아 라로카 트라피구라 오일트레이딩 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2일 비대면 방식으로 가스 해상운송 계약을 맺었다.(사진=현대글로비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글로벌 SCM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가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Very Large Gas Carrier)을 투입하며 가스 해상운송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자동차선 주력의 해운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다가오는 글로벌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해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6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세계 3대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트라피구라(Trafigura)’와 운송 계약을 맺고 오는 2024년부터 암모니아 및 액화석유가스(LPG) 해상운송에 나선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사업을 위해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VLGC 2척을 건조하고 글로벌 해상운송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신조 선박은 적재 규모 8만6,000㎥의 초대형으로 글로벌 가스 운반선 가운데 최대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통상 LPG 위주로 운송하는 기존 가스선과 달리 현대글로비스의 VLGC는 화물창을 특수 재질로 제작해 암모니아까지 운송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암모니아를 선적할 수 있는 VLGC는 20여 척 내외(VLGC 전체 선대의 10% 이하)로 알려져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선박이 인도되는 오는 2024년부터 최대 10년간 글로벌 수요처에 암모니아와 LPG 등 가스를 안정적으로 장기 운송할 계획이다.

다가올 액화수소 해상운송에도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의 첫 단계인 ‘기본 인증’을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획득했다. 이는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기초 단계 승인을 받은 것으로 한국 선사와 조선사가 협력해 받아낸 대형 수소 운반선 인증 최초 사례다.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액화수소까지 운송을 추진해 글로벌 수소 유통 주도권을 선점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현 기술 수준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수소 저장·운송 매개체로 꼽히는 암모니아의 해상운송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에 질소를 결합하면 암모니아가 된다. 암모니아 형태로 해상운송을 하고 수요처에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와 달리 상온에서 비교적 쉽게 액화하고, 단위 부피당 1.7배 수소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어 대량 운송이 용이하다.

또한 세계적으로 이미 비료 및 화학 산업 원료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어 대부분 국가에 운송·저장을 위한 기반시설이 구축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일본,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그린 암모니아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 역시 암모니아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민·관 합동으로 출범한 ‘그린 암모니아 협의체’에 가입한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의 생산-운송-추출 등 전 영역에 걸친 수소 밸류 체인 구축을 위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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