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저자인 UNIST 신소재공학과 오남근 연구원(왼쪽)과 서지형 연구원.(사진=UNIST)

[월간수소경제 편집부] 탄소중립 시대를 열 차세대 기술로 수전해 기술이 손꼽힌다. 전기에너지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 탄소배출 없이 청정 연료인 수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전해 상용화를 위해서는 값싸고 오래가는 촉매 개발이 꼭 필요하다. 촉매는 전극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소모 에너지를 낮추는 물질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과 박혜성 교수·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한영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비귀금속 기반 이기능성(bifunctional)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지난 8일에 밝혔다. 

값비싼 귀금속 촉매보다 효율은 우수하고 내구성은 월등히 뛰어난 장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수전해 장비의 음극과 양극 모두에 코팅해서 쓸 수 있는 이기능성 촉매다. 일반적인 수전해 장비가 음극과 양극에 다른 촉매를 쓰는 데 반해, 이 촉매는 음극과 양극에 다 쓸 수 있어 수전해 장비 제작 공정을 단순화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촉매 자체의 제조 공정도 간단하다. 작은 쇠구슬이 담긴 원통 용기에 원료를 넣고 돌리기만(볼밀공정) 하면 된다.

이 촉매는 1㎝2 크기 전극에 100mA(밀리암페어)의 전류를 흘리는 실험에서도 손상 없이 2,5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일반적 수전해 촉매는 동일한 면적에 50mA 이상의 전류를 흘리면 촉매가 전극에서 벗겨지기 시작하는(탈착) 내구성 문제가 있었다. 전류량(전류밀도)은 수소 기체 생산량과 비례하기 때문에 고 전류밀도에서 내구성이 유지돼야 상업화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고온, 고전해질(산, 염기) 농도와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안정성을 보였다.

박혜성 교수는 “수전해 기술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촉매 효율 자체도 좋아야 하지만, 촉매를 값싼 공정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촉매 수명도 길어야 한다”며 “이번 연구로 이런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는 다방향 전자이동을 활용한 덕분이다. 촉매를 구성하는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 알카리금속 간의 전자이동을 통해 이기능성 촉매의 성능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개념을 최초로 제안하고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 개발된 촉매(LSC/K-MoSe2)의 다방향 전자이동 메커니즘.(그림=UNIST)

연구팀은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로는 몰리브덴다이셀레나이드(MoSe2)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로는 란탄스트론튬코발트산화물(La0.5Sr0.5CoO3-δ)을 썼다.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 표면에는 알칼리 금속인 칼륨(K)이 코팅돼 있다. 

제1저자인 오남근 UN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알칼리금속,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은 다양한 원소 조합이 가능해 새로운 촉매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료전지 촉매,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유전체 같은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방향 전자이동은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이 칼륨과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로부터 전자를 받아 시작된다. 전자를 받은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은 금속성이 강해져 수소발생 성능이 향상된다.

또 전자를 잃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은 친전자성(전자를 잡아당기는 성질)이 강해져 산소발생 성능이 좋아진다. 수산기(OH)가 전극 표면에 더 많이 흡착되기 때문에 수산기는 산소발생 반응을 거쳐 산소로 바뀌게 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7월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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