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시작된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이 올해부터 하나둘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분산형, 거점형으로 운영되는 국내 수소생산기지 현황을 짚어본다.


‘국내 1호’ 창원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지난 3월 국내 1호 소규모 수소생산기지가 ‘창원 수소에너지 순환단지’ 안에 준공됐다. 성주수소충전소가 있는 바로 그곳이다. 제이엔케이히터에서 개발한 하루 500kg짜리 수소추출기(HIIS-500) 2기를 들여 하루에 1톤의 수소를 생산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수소는 성주수소충전소를 비롯해 인근의 수소충전소에 튜브트레일러로 공급이 된다. 이를 위해 배관이 연결된 수소출하장을 새로 마련했고, 튜브트레일러 2대가 드나드는 공간도 확보했다. 

전국에 채 100대가 안 되는 수소버스 중 가장 많은 28대가 현재 창원 일대에서 운행 중이다. 수소버스의 1회 충전량은 30kg 내외로 넥쏘 차량 여섯 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수소버스나 수소트럭 같은 대형차량의 운행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요지 인근에 ‘분산형’ 수소생산기지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사이트 수소충전소는 초기 투자비용이 높지만, 전국에 충전망이 구축되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수소가격 하락에 기여할 수 있다. 생산지에서 수요지로 수소를 이송하는 운송비가 줄어 일반 수소전기차 이용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SMR 패키지

Steam Methane Forming, 즉 수증기를 활용해 천연가스를 수소로 변환하는 ‘스팀메탄개질’을 통해 수소를 생산한다. 메탄(CH4)이 주성분인 도시가스를 800℃ 이상 고온의 수증기(H2O)와 반응시켜 수소(H2) 3개와 일산화탄소(CO) 1개를 얻는다. 일산화탄소는 ‘수성가스전이’ 공정을 통해 다시 한 번 300℃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이산화탄소(CO2)와 수소를 1개씩 만들게 된다.

 NG 압축기

도시가스 압력을 8bar까지 높여주는 광신기계공업의 천연가스(NG) 압축기가 전단에 놓여 있다.


 PSA 패키지

Pressure Swing Adsorption, 즉 ‘압력순환흡착’ 방식을 통해 수소를 정제하는 설비로 캐나다 지벡(Xebec) 사의 기술을 적용했다. PSA는 메탄, 일산화탄소 등으로부터 수소를 분리해내는 설비다. PSA를 거쳐 정제된 순도 99.999%의 수소는 별도의 저장용기에 보관되고, 나머지는 수소추출기 내 고온을 유지하기 위한 열원으로 사용된다.


 HISTORY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지난 2019년에 처음 시작됐다. 총 11개 지역에서 신청을 받아 서울, 창원, 삼척 3곳을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전문가 위원회에서 각 지역의 수소전기차 보급과 충전소 구축 계획, 수소버스 보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서울 강서구 주민의 반대로 수소버스 충전소와 연계한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이 힘들어지면서 재공고를 냈고, 2019년 하반기에 경기도 평택시가 최종 선정되면서 LNG기지 인근에 하루 7톤 규모의 수소생산기지를 짓기로 변경이 됐다. 규모만 놓고 보면 중대규모에 해당한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대전 동구, 부산 기장, 강원 춘천, 인천 중구, 전북 완주 등 5곳에 소규모 수소생산기지가 추가로 선정됐고, 한국가스공사 주도로 경남 창원, 광주 광산 2곳에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창원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하루 1톤 규모의 창원 수소생산기지는 지난 3월에 구축을 완료했으며, 강원도 삼척과 경기도 평택의 소규모 수소생산기지는 올해 안에 준공될 예정이다.

 성주수소충전소

수소생산기지와 붙어 있는 성주수소충전소로 하루 325kg 규모의 충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수소출하장

생산한 수소를 튜브트레일러에 공급하는 수소출하장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튜브트레일러 2대로 창원지역 충전소에 수소를 판매한다.


 PLAN  10개 수소생산기지 추가 예정 

산업부는 올해도 ‘소규모 및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공고’를 통해 사업 참여기관 선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규모는 ‘분산형’, 중대규모는 ‘거점형’ 수소생산기지로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올해 안에 9개 소규모 수소생산기지와 1개의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를 추가로 선정하게 되며, 중대규모의 경우 최소 7,500Nm3/h(16톤/day)의 용량을 갖춘 수소생산기지를 평택에 구축하기로 했다. 장소는 하루 7톤 규모의 수소생산기지를 구축 중인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일원이 될 전망이다.

소규모 수소생산기지는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수소충전 핵심 인프라에 든다. 도심이나 수소 수요지 인근에 구축해 수소버스 충전소 등에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 강서구의 사례에서 보듯 부지 확보가 가장 큰 과제라 할 수 있다. 주민 반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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