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짧은 장마가 물러나자 연일 폭염이 기승이다. 지구가 뜨겁다. 하루하루 뜨겁다는 걸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코스피도 뜨겁다. 지수 3000 시대를 열더니, 그대로 죽 유지 중이다. 

‘수소 테마주’는 꽤 인기가 좋다. 돈의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들어 자산운용사들이 두 달 주기로 글로벌 수소경제 펀드를 잇달아 출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KB글로벌수소경제펀드, NH-아문디 글로벌 수소 밸류체인 펀드, 키움 글로벌 수소 비전 펀드…. 이런 펀드들이 줄줄이 나왔다.

다시 봐도 ‘글로벌’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돈을 굴리는 권영훈 팀장에게 수소가 각광받는 배경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파리기후협약’을 첫손에 꼽았다. 

“강화된 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 개발이 꼭 필요하죠. 이러한 대체 에너지원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수소입니다.”

뻔한 답변 같지만 뻔하지 않다. 미국이 파리협약에 복귀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해졌다. 기후변화가 전지구적인 문제인데도 실상은 그렇다.

파리기후협약은 일종의 글로벌 정책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규제에 있다. 

규제는 곧 돈이다. 폭스바겐은 2030년에 전기차 비중을 70% 이상으로 늘리고, 2033~2035년 사이에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대체로 이 흐름을 따르고 있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수소차보다는 전기차의 대중화 속도가 확실히 빠르다. 수소기술이나 수소충전 인프라를 확보하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수소는 정책 지원 없이 성장하기 힘든 시장이고, 아직 초기라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 분석가의 눈에도 2030년은 지나야 데스밸리를 빠져나올 것으로 본다. 

수소가 우리 일상에 스며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10년은 두고 지켜봐야 한다. <월간수소경제>가 올해로 4주년을 맞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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