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HC 수소추출 성능평가 장치를 개발한 KIST 김용민 박사(좌)와 곽연수 연구원.(사진=KIST)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의 대량운송을 위한 액상유기물 수소운반체(LOHC)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소를 액체 형태의 운반체에 저장해 상온에서 대기압 상태로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다면 수소 운송비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김용민 박사팀이 여러 종류의 LOHC의 수소추출 성능을 동일한 조건에서 다각도로 분석해 우수한 후보 물질을 채택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7월 21일에 밝혔다.

지금까지 수소운반체 후보 물질들은 각기 다른 조건에서 성능이 평가되어 직접적인 성능 비교가 불가능했다. 정량적인 비교 지표가 없다보니 일본, 독일 등 이 분야 선도그룹들이 서로 다른 물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IST 연구진은 다양한 LOHC를 촉매 농도, 반응물 농도, 온도, 압력 등 추출 조건을 달리하며 반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장치와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각종 수소 운반체들의 수소추출 성능을 동일 조건에서 빠르게 분석, 여러 물질이나 촉매의 수소추출 속도 같은 성능지표를 명확하게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되어 수소운반체와 수소추출용 촉매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LOHC들 중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여겨지는 물질들을 선정해 수소추출 촉매반응 특성을 평가했다. 대표적인 LOHC인 메틸시클로헥산(MCH)의 분석 결과, 수소추출 시 부산물이 적고 반응속도가 가장 빨라 곧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로 평가됐다. 

또 다른 물질인 모노벤질톨루엔(MBT)은 열전달 매체로써 상업적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어 경제성이 높고 반응속도, 안전성 등 장점을 두루 갖춰 향후 LOHC로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KIST에서 지난 2017년에 개발한 바이페닐 기반 LOHC인 BPDM의 경우 동일 조건에서 다른 LOHC와 비교해 20% 이상 빠른 수소추출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료통의 크기가 제한되고, 빠른 수소추출이 필요한 수소자동차와 수소열차 등에 적용하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 LOHC와 수소추출 촉매의 스크리닝을 위한 벤치마킹 연구개발 과정 개략도.(그림=KIST)

개발된 플랫폼은 LOHC뿐만 아니라 수소추출용 촉매를 평가할 수 있다. 

현재 귀금속의 사용량을 줄이면서 낮은 온도에서 구동 가능한 국산 촉매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과 기업들의 협업으로 개발된 이런 촉매들의 수소추출 성능 평가에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KIST 김용민 박사는 “이번 성과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수소운반체 평가 플랫폼으로, 여러 후보군 중 우수한 수소운반체와 촉매를 효과적으로 채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본 평가 플랫폼의 확산을 위해 국제공동 연구과제를 도출하고 있으며, LOHC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일본과 독일을 아우르는 산학연 컨소시엄 구축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과기부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저널인 ‘에너지 컨버전 앤 매니지먼트(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