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6 (수)

HOT ISSUE

해상풍력, 그린수소 생산 길 연다

해상풍력, 높은 이용률 등 장점으로 고속 성장 기대
정부, 2020년 7월 해상풍력 활성화 방안 발표
현대重・포스코, 해상풍력 연계 그린수소 사업 추진
유럽 중심으로 해상풍력 그린수소 프로젝트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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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기상조건에 따라 들쭉날쭉하게 전력을 생산하는 간헐성 문제가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하면 재생에너지 전력이 과잉 생산되는 경우 출력제한(발전 정지) 조치로 활용되지 못하고 그냥 버려지게 된다. 전력망이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를 수용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가장 큰 제주도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3회(152MWh), 2016년 6회(252MWh), 2017년 14회(1,300MWh), 2018년 15회(1,366MWh), 2019년 46회(9,223MWh)의 풍력발전 출력제한이 발생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로 인한 잉여전력의 활용도를 높이고, 전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P2G(Power-to-gas) 기술이 부각되는 이유다. 


P2G 기술은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활용해 물 전기분해(수전해)를 통해 그린수소를 제조·저장·전환하는 기술이다. 수소가 재생에너지 전력의 불안정성을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 재생에너지 중 해상풍력을 활용한 P2G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상풍력은 대규모 발전단지 개발이 가능하고, 높은 이용률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그간 침체되어 있던 해상풍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30년 이후 궁극의 친환경(CO2-free) 수소인 재생에너지발전 연계 그린수소 보급 계획을 밝힌 만큼 향후 해상풍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해상풍력 성장 가능성

Global Wind Report(2019년) 및 BNEF(2019년)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은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2019년 말 기준 29.1GW가 설치됐다. 지난 10년간(2010~2019년) 육상풍력이 연평균 13.7% 증가한 데 비해 해상풍력은 28.7%나 증가했다. 


일본, 대만 등도 해상풍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2030년에는 177GW(누적)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만은 2025년까지 5.5GW, 2030년까지 10GW의 해상풍력을 설치할 계획이다. 일본은 2040년까지 18GW 규모의 해상풍력 설치를 통해 발전량 비중 7%를 달성할 계획이다.




또 해상풍력은 빠른 성장세로 재생에너지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유럽의 해상풍력이 2040년부터 화력발전을 제치고 발전량 기준 1위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잠재량, 대규모 단지개발 가능, 낮은 환경영향, 높은 이용률(30~50%) 등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지난 2019년 해상풍력 보급 선도국가인 영국·덴마크 등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해상풍력 단지 조성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발견되지 않았다. 


Power Engineering International(2020년 8월)에 따르면 유럽 최대 바닷가재 어장에 위치한 영국 Westermost Rough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대상으로 한 6년여의 장기연구 결과 단지 내 어획률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바닷가재 개체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에 간헐성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해상풍력 이용률은 LNG 발전(40%)과 대등한 수준으로 태양광(15%), 육상풍력(22%)과 비교해서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제조업(조선・기계・철강), 건설업(전기・토목)과의 연계성 및 고용 유발효과가 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해상풍력 발전의 장점들을 감안해 해상풍력 보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해상풍력 현황

정부가 지난 2017년 12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전체 재생에너지 신규설비 보급은 2년 연속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해상풍력은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국내 상업운전 중인 해상풍력은 총 124.5MW(탐라 30MW, 영광 34.5MW, 전북 서남해 실증 60MW)에 불과하다. 서남해 해상풍력은 2010년 2.5GW 추진 로드맵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재 60MW만 운전 중이다. 




2030년 해상풍력 12GW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보급 확대가 필요하지만 주민 수용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전북 서남권(2.46GW), 신안(8.2GW), 울산(6.0GW), 제주(0.6GW), 인천(0.6GW) 등이 있다. 


그간 해상풍력이 부진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수산업계는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따른 조업구역 축소 등의 우려와 실제 해역이용자에 대한 협의 소홀 문제를 제기해왔다. 


발전사업자는 입지 발굴부터 주민 수용성 확보까지 홀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장치가 미흡함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풍력업계는 주민 수용성 확보의 어려움으로 국내시장 창출이 지연됨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경영여건 악화를 호소해왔다. 그 결과 다수의 기계·조선 기업들의 철수로 풍력산업 생태계가 취약해졌고, 이로 인해 발전사업자들이 국내 풍력업체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2020년 7월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것이 ‘주민과 함께하고, 수산업과 상생하는 해상풍력 발전방안’이다. 


2030년 해상풍력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정부・지자체 주도의 입지발굴 및 인허가 간소화, 해상풍력에 적합한 지원시스템 마련을 통한 주민 수용성 강화, 해상풍력과 수산업 상생모델 마련, 대규모 프로젝트와 연계한 풍력산업 생태계 육성 등의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




마침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하던 날 산업통상자원부,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군, 한국전력공사, 한국해상풍력 및 고창군·부안군 주민대표가 ‘전북 서남권 주민상생형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전라북도 고창 및 부안해역에 2.46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업무협약은 국내 최초의 민관협의회를 통한 사업추진 합의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해상풍력단지 건설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해상풍력 그린수소 사업 

해상풍력 발전방안이 나온 이후로 해상풍력 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지난 5월 6일 울산테크노산업단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부유식 해상풍력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부유식 해상풍력·그린수소 융합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총 36조 원을 투입해 동해1 가스전 인근에 서울시 면적의 2배에 달하는 ‘6GW급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는 오는 2022년 생산종료를 앞둔 동해1 가스전 시설을 활용해 조성된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가스 유전이자 대한민국을 산유국 대열에 합류케 한 ‘동해가스전’을 폐기하지 않고 청정에너지 신산업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의 20%를 활용해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울산시와 한국석유공사, 현대중공업, SK가스, 한국동서발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9개 기관・기업이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연계 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석유공사와 SK가스는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1단계로 오는 2025년까지 200MW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1단계로 2025년까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과 연계한 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까지 1.2GW급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를 가동하는 2단계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동서발전은 그린수소를 활용한 전력 생산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UNIST는 해상풍력 그린수소 실증 등을 맡게 된다. 


부유식 해상풍력을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바닷물을 분해해 8만4,000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동북아오일가스허브 배후단지에 저장·활용한다는 게 울산시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의 발전량 변동요인인 기상조건에 따른 ‘간헐성’을 극복하고, 2050 탄소중립을 선도하며 ‘세계 1위 부유식 해상풍력 도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전라남도는 지난 6월 11일 여수산단에 있는 에어리퀴드코리아 제4공장에서 여수시, 에어리퀴드코리아와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상풍력발전 연계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에어리퀴드는 수소전기버스·화물차 특수충전소 및 수소출하센터 구축, 산업용 수소 생산공장 증설과 액화수소 생산설비 신규 구축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탄소 포집 기술과 연계한 블루수소를 비롯해 해상풍력발전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에 참여할 방침이다.


에어리퀴드는 지난 2019년 캐나다의 수전해・연료전지 전문기업 하이드로제닉스의 지분 18.6%(1,800만 유로 투자)를 인수해 수전해 기술을 확보했다.  


전남도는 우수한 자연조건과 수소산업 기반을 갖춘 동부권을 대규모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전주기 그린수소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해상풍력과 그린수소 생산을 연계하는 ‘에너지 섬’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지난 6월 24일 한국에너지공대 법인 대회의실에서 ‘전남 해상풍력 기반 초대형 그린수소 산업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첫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도 해상풍력발전 연계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한다. 


포스코는 지난 5월 26일 세계 해상풍력발전 1위 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해상풍력 및 그린수소 사업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스테드는 2026년 이후 상업운전 개시 예정인 사업비 8조 원 규모의 1.6GW급 인천 해상풍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그간 오스테드의 영국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Hornsea 1, 2 등에 10만 톤 이상의 강재를 공급한 바 있으며, 다양한 글로벌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강재 공급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번 MOU를 통해 오스테드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그린수소 생산 시설을 한국에 구축하게 된다. 포스코는 해상풍력발전 단지 구축에 필요한 철강재 공급과 함께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참여한다.


또한 포스코건설은 해상풍력 구조물 건설, 포스코에너지는 그린수소 저장 및 수소 발전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전중선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은 “포스코는 수소 사업을 차세대 미래성장 산업으로 선정하고, 그린수소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번 오스테드와 사업 협력으로 그린수소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향후 포스코는 오스테드와 공동으로 인천 해상풍력발전 및 그린수소 사업 전반에 대한 연구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해상풍력발전을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이 추진됨에 따라 바닷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수소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음이온 교환막 해수 수전해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지난 5월 에너지전자재료연구실 최승목, 이지훈 박사 연구팀이 해수 수전해의 핵심인 ‘고선택적 산소발생반응 제어기술’과 ‘염소발생반응 억제기술’을 개발해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음이온 교환막 해수 수전해 시스템에 이번 연구결과를 적용하는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책임자인 최승목 책임연구원은 “비귀금속 기반 음이온 교환막 해수 수전해 기술을 통해 바닷물로 고순도의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라며 “특히 해양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과 연계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게 된다면 해상에서 수소를 수소선박에 바로 충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 해상풍력 그린수소 프로젝트

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해상풍력발전 연계 그린수소 생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유럽의 NortH2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 1GW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북해에 4GW의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활용해 네덜란드 흐로닝언에 있는 전해조 공장에서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2040년까지 10GW 이상으로 점차 용량을 키워 연간 100만 톤의 수소를 네덜란드와 북유럽 지역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ortH2 컨소시엄에는 다국적 석유회사인 쉘(Shell), 네덜란드-독일의 천연가스 회사인 가스유니(Gasunie), 노르웨이의 석유·가스회사인 에퀴노르(Equinor), 독일의 에너지 회사인 RWE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올 하반기에 프로젝트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수소를 기반으로 한 해상풍력 에너지저장시스템 시범사업인 ‘딥 퍼플(Deep Purple)’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TechnipFMC가 이끄는 ‘딥 퍼플(Deep Purple)’ 프로젝트는 해상풍력 발전소를 수전해 시스템, 해저 수소저장탱크 및 수소연료전지와 결합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풍력발전의 잉여전력은 수전해를 통해 수소로 변환되어 해저에 압축·저장된다. 이 수소는 육지로 이송되어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또 바람이 적어 발전량이 모자라는 날에는 연료전지에 수소를 공급해 전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TechnipFMC는 수소시스템 컨설팅 회사인 HYON, 다국적 전력회사인 Vattenfall, 석유회사 Repsol, 기술회사 ABB, 노르웨이선급과 독일선급이 합병한 인증·검사 전문기관인 DNV GL 등과 협력하고 있다.  


벨기에의 발전소 설계 전문기업 트렉터벨 엔지니어링(Tractebel Engineering)은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400MW급 해상풍력발전소 P2G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는 수전해 설비, 변압기,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하는 탈염 플랜트와 함께 수소생산에 필요한 모든 기술구성 요소가 포함된다.


트렉터벨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상 P2G 플랫폼에서 생산된 수소는 파이프라인으로 가스 그리드에 연결하거나 질소를 더해 암모니아(NH3)로 합성한 뒤 배로 운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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