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SK E&S,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롯데케미칼 같은 업체들이 수소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수소산업의 양상이 달라졌다. 대형 정유사와 화학사들이 부생수소 생산을 시작으로 수소의 유통과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SK가스도 LPG충전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에 팔을 걷고 나섰다.

“현재 85%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줄일 계획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강달호 대표이사는 ‘석유시대의 종말’을 이렇게 에둘러 표현했다. 사람들은 테슬라 모델3와 현대의 아이오닉5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대리점의 쇼윈도에서 휘발유 차량을 볼 날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으로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했고, 세계 각국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확 넘어왔다. 기업들은 탄소배출이 적은 연료로 ‘수소’를 점찍고 에너지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여수 1공장에 기체분리막 기술을 적용한 탄소포집 설비를 붙여 실증을 진행 중이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자체 공정에 활용하거나 드라이아이스 원료 등으로 외부에 팔겠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대산공장과 여수공장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 또한 상징적인 변화다.

“환경을 챙기면 돈이 든다”에서 “환경을 챙기면 돈이 된다”로 관점이 변하고 있다. ‘환경’을 ‘수소’로 바꿔 써도 무방하다. 수소는 돈이 된다. 그러니 기업들이 몰린다.

수소는 탄소배출이 없는 좋은 연료임에 분명하지만,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그리 떳떳하지 않다. 

‘CCUS 설비를 붙인 블루수소로 가느냐? 아니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수전해 그린수소로 가느냐?’

결국 이 싸움이 될 확률이 높다. 화석연료 기반의 사업장은 전자를 택할 확률이 높고, 그 기반이 약한 기업들은 후자의 전망을 높게 본다. 

아예 호주나 중동 같은 해외로 눈을 돌려 그린수소를 수입하겠다는 곳도 있다. 천연가스를 빼낸 지하 공동에 탄소를 묻는 기술을 확보한다면 현지에서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있고, 새로운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정유업계엔 미안한 말이지만, ‘수소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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