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그간 승용차 부문에 집중됐던 수소전기차 보급이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부문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수소전기버스 보급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수소 화물차(10톤) 시범사업을 통해 수소트럭도 도입될 예정이다. 

10톤 수소트럭에 이어 5톤 수소청소차(2022년), 수소 광역버스(2022년) 및 23톤 수소트럭(2023년), 10톤 수소 특수차(2024년), 수소VAN(2024년) 등 2024년까지 다양한 수소상용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수소상용차는 승용차보다 수소 사용량이 휠씬 많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수소 승용차 ‘넥쏘’가 통상 1회 충전 시 5kg 정도의 수소를 사용하지만 수소전기버스의 경우 약 25kg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국내 가동 중인 일반 수소충전소는 통상 하루 250kg급으로, 수소상용차가 늘어나면 이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상용차는 일반 차량과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어 이 환경에 맞는 충전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전북 완주군에 있는 전주공장에 ‘국내 최초의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개소한 바 있다. 이러한 수소상용차 특화 충전소가 2040년까지 300개소 이상 구축될 전망이다.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KOHYGEN, KOrea HYdrogen Green Energy Network)이 출범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경남 창원을 본사로 두고 설립된 코하이젠은 지난 4월 19일 본사 현판식을 열고 본격 사업 추진에 나섰다.

코하이젠은 지난 2019년 3월 출범한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하이넷’과 함께 수소충전소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이경실 전 한국지역난방공사 부사장이 선임됐다. 1992년 1월 지역난방공사에 입사한 이후 기획혁신처장, 경영관리처장, 부사장을 지내고 올해 3월 2일 코하이젠 대표로 취임했다. 

   

▲ 지난 4월 19일 경남 테크노파크에서 코하이젠 현판식이 열렸다.


코하이젠 설립 과정에 대해 말해달라.

코하이젠은 2020년 10월 15일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 사전행사로 진행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에 관한 업무협약’의 후속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이 업무협약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울산광역시, 전라북도, 경상남도, 한국지역난방공사, 현대자동차,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E1, SK가스가 참여했다. 산업부, 부산시 등 정부와 지자체는 재정・행정적 지원을 수행하기로 했으며,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현대차・SK에너지 등의 민간기업들은 특수목적법인의 설립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이후 2020년 11월 20일 주주사들과 설립위원회를 구성했고, 올해 2월 26일 발기인 총회를 통해 코하이젠 주식회사가 설립되었다. 

지난 4월 19일 경남 테크노파크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경수 경남 도지사를 비롯해 최대주주인 황창화 한난 사장 등 9개 주주사 대표이사가 참여한 가운데 ‘코하이젠’의 현판식을 진행했다.

코하이젠의 주주사 구성과 참여 배경에 대해 말해달라.

코하이젠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와 현대자동차,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E1,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9개 주주사가 참여하고 있다. 에어리퀴드코리아는 코하이젠 설립 업무협약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후 추가로 코하이젠의 참여사로 확정됐다.   

최대주주인 한난은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집단에너지 공급 확대 및 합리적 운영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환경개선에 이바지하고, 국민 생활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으로서 코하이젠의 투명하고 신속한 설립 업무를 담당했다. 

이와 함께 한난은 집단에너지 사업과 수소에너지 인프라를 통합하는 ‘스마트 수소시티 통합 플랫폼’ 구축사업을 코하이젠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집단에너지 융복합 수소도시 사업’으로 수소를 기반으로 열과 전기를 생산해 도시에 공급하고, 코하이젠 등 수소 활용처에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등 미세먼지 걱정 없는 도심 환경 구축과 도심 속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저탄소 사업의 일환이다. 

또한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를 생산·공급할 계획이며, 정유 및 가스사는 잠재적 수소공급 및 융복합충전소 전환을 통해 수소충전소 보급·확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에어리퀴드는 그간의 오랜 수소산업 경험을 토대로 노하우 및 기술력을 코하이젠에 일부 전수하고 협업할 계획이다. 

이같이 각 주주사의 강점을 코하이젠과 공유함으로써 코하이젠을 수소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본사를 창원으로 둔 이유가 궁금하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수소생산과 유통, 활용 등 수소산업 기반이 풍부하고 수소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창원은 중규모 및 소규모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량의 수소생산이 가능함은 물론 올해 4월 현재 수소전기버스 28대가 운행되는 등 전국에서 수소상용차가 가장 많고, 공용차고지에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 등을 가지고 있어 코하이젠과 시너지를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지역이라 생각했다. 

또 수소산업특별시를 지향하며 수소트램 등 미래지향적인 수소 모빌리티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므로, 향후 협업할 수 있는 과제가 많은 지역으로 판단되어 본사를 창원에 두기로 결정했다. 서울 송파구에는 서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코하이젠의 사업 비전과 추진 전략에 대해 설명해달라.

코하이젠은 ‘친환경 에너지 사회를 만들어가는 수소 종합서비스 기업’을 비전으로 하고 있고, 2040년까지 전국에 수소 연료공급시설(충전소) 300개소 이상 설치를 통한 매출액 1조 원 이상이 경영 목표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 최대 용량의 수소충전소 운영을 통한 경제성 확보’, ‘현장-중앙 통합운영시스템 구축을 통한 운영 최적화’, ‘블루수소 및 그린수소 연계를 통한 청정 충전소 구축’, ‘안전기준 강화 및 현장점검 체계화 등으로 국민안전 최우선’이라는 4가지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코하이젠은 저장식충전소(Off-site), 제조식충전소(On-site), 융복합충전소, 블루충전소, 그린충전소, 액체충전소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가 <월간수소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초대 코하이젠 대표이사로서 경영방침에 대해 말해달라. 

코하이젠 대표이사로서 ‘혁신성장’, ‘열린소통’, ‘안전신뢰’의 3가지 공유가치를 가지고 경영에 임하겠다. 

첫째, 혁신을 기반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 

정부의 수소충전소 구축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까지 310개, 2030년까지 660개, 2040년까지 1,200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코하이젠도 이에 맞추어 2022년 35개, 2030년 160개, 2040년 300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 및 지자체와 긴밀한 협업체계를 마련하고, 대용량 충전소 구축 및 다량의 수소 구매를 통한 경제성 확보 등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수소충전소 보급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둘째, 소통과 협력으로 열린 경영을 구현하겠다. 

본인은 직원과 고객 모두를 제 가족과 같이 섬기고 소통할 것이다. 직원 스스로 회사의 주인으로서 행동할 수 있도록 편안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직원의 의견을 항상 경청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는 열린 경영을 구현하도록 하겠다.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 회사를 경영하겠으며, SNS 및 홈페이지 등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고객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 고객이 궁금해하는 사항은 찾아가서 설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이다.   

셋째,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기업을 만들겠다. 

최첨단 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제어기술 등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수소연료공급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수소연료공급시설 설계, 건설 및 운영 업체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다수의 안전장치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물리적 안전’과 설비의 이중화 등을 통한 ‘시스템적 안전’ 모두를 확보해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수소충전소를 만들도록 하겠다. 

▲ 2020년 6월 개소한 국내 최초의 상용차 수소충전소.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코하이젠은 기존 방식보다 큰 용량을 목표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약 300kg/h 이상으로 여러 차량이 동시·연속충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전체 충전소 시스템의 이중화로 일부 설비 고장 시에도 운영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자재 발주방식의 혁신을 통해 조달비용을 절감하고 제작에 장기간 소요되는 설비는 예비품 관리로 즉각적인 유지보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운영방식은 충전소의 형태와 소유구조에 따라 위탁과 직영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한편 유지보수 전문조직을 운영해 유지보수 비용 절감 및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실제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상용차 수소충전소 확산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소충전소 구축의 어려운 점은 ‘주민 수용성’과 ‘경제성’이라고 생각한다.  

수소는 공기보다 14배 가벼워 누출 시 빠르게 확산된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일정 비율의 산소공급이 이루어지고 인화점이 있지 않으면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식 때문에 수소폭탄을 먼저 떠올려 수소충전소 구축을 반대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올해 4월 현재 전국에 56곳의 수소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정부는 올해 110기를 구축할 계획으로, 정부와 사업자가 안전성에 대한 홍보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충전소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리라 생각한다. 

코하이젠 최대주주인 한난은 국민에게 수소경제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올해 1월에 방영된 SBS 신년특집 3부작 <수소가 바꾸는 세상>의 제작 참여를 지원했다. 유튜브를 통해 다시 보기가 가능하니 많은 시청을 바란다.  

또한 상용차의 경우 연료비가 파격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토부가 2022년부터 수소전기버스 등에 연료보조금을 약 3,500원/kg 수준으로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CNG버스 등 기존 차량과 유사한 수준이어서 수소상용차의 도입을 적극 유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탄소 및 미세먼지 감축 효과 등을 고려해 기존 차량보다 경쟁력 있는 연료보조금이 수소상용차에 지원되어야 보다 빠르게 수소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발전의무화제도(HPS) 신설과 관련해 수소차에 대해서도 HPS 같은 인센티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소차도 내부에 연료전지가 있어 전기를 생산하고,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무공해 차량이다. 수소차는 전력계통에 연계되어 전기를 공급하지는 않지만 친환경 전기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므로 화석연료 저감 및 전력 손실 감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수소차에 대해 HPS 같은 인센티브 마련 시 개별적인 발전량에 따라 인센티브가 지급되어야 하는데, 측정에 어려운 문제가 있으므로 연료사용량에 따른 지급방법을 제안한다. 즉, 충전할 때 충전소에서 요금을 할인받는 방식으로 한다면 사용자는 편리하게 인센티브를 활용할 수 있어 수소차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수소충전소의 변동비 중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대용량 수소를 공급해야 하는 특수충전소(상용차용 충전소)는 일정 수요가 뒷받침되기 전까지는 적자경영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현재 적자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연료구입비 보조사업의 한 요소인 전기료를 별도로 분리하여 전기료의 지속적 할인 또는 충전소용 전기요금 신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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