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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항공의 미래, UAM 시장이 뜬다

한화시스템,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UAM 라인업 구성
2025년 상용화 목표로 국내외 eVTOL 기체 개발 한창
국내 지자체 중심으로 연료전지 화물드론・UAM 개발 나서
항공분야 액체수소 활용한 연료전지 적용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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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시장이 뜨겁다. 테슬라가 이끈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독일, 미국, 중국 등을 가리지 않고 스타트업이 출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자동차회사, 항공사, IT기업, 물류회사, 방산업체 등이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31일 제32차 경제중앙대책본부에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기술로드맵’을 의결하고 핵심기술 확보에 나섰다. 정부는 UAM 시장을 초기·성장기·성숙기 3단계로 구분하고, 2025년 상용화를 기점으로 2035년까지 단계별 맞춤 계획에 따라 기술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내 UAM 시장의 진영도 윤곽을 갖췄다. 크게 보면 ‘현대차 vs 한화’의 구도다.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그룹과 방위산업체인 한화시스템을 축으로 ‘H라인’이 꾸려진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KT,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안전기술원 등과 손을 잡았고, 한화시스템은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손을 잡았다. 

 

한화시스템의 ‘버터플라이’ vs 현대차의 ‘S-A1’

첫 테이프를 끊은 건 한화였다. 2019년 7월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UAM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1월에는 2,500만 달러(약 28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오버에어(Overair)사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는 전기추진시스템을 장착한 에어택시용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버터플라이는 최대 시속 320km로 서울에서 인천까지 단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 로터형 기체로 대형 로터 4개를 전후방 날개에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탑승인원은 5명이다. 한화시스템은 내년에 시제기를 만들어 2025년에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월 미국 최대 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20’에서 공개한 S-A1의 실물 크기 모형도 버터플라이와 닮은 형태를 하고 있다. S-A1 또한 총 5명이 탑승할 수 있고, 최대 100km 비행이 가능하다. 8개의 전기모터로 프로펠러를 구동해 최고 시속 290km로 날 수 있다. 


현대차는 CES 현장에서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우버는 지난 2016년 전기로 구동하는 수직이착륙기(eVTOL)를 이용한 에어택시 사업을 처음 선보였다. 우버는 에어택시 개발 자회사인 ‘우버 엘리베이트’를 통해 기체 설계 기준을 제시하고 UAM 기체 위탁 생산을 위한 참여사를 모집했다. 보잉의 자회사인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 헬리콥터 제작사인 벨(Bell), 브라질의 항공사인 엠브라에르(Embraer), 카렘항공에서 분사한 오버에어 등이 우버와 제휴를 맺고 기체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세로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우버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우버 엘리베이트를 조비 에비에이션에 매각했다. 2009년에 창업한 조비항공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으로 eVTOL을 개발해왔다. 흥미로운 것은 올해 1월 도요타자동차가 조비항공에 3억9,400만 달러(약 4,400억 원)를 출자한 점이다. 오버에어에 투자한 한화시스템이나 현대차는 자체 개발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제휴 상대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UAM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미국의 항공우주 스타트업 ‘오프너’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벤 다이어친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미국은 UAM 하드웨어와 플랫폼 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나라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는 워싱턴DC에 UAM 사업을 담당할 현지 법인을 공식 출범하는 등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며, 우리는 이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부를 것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그룹의 미래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2년 전에 이미 “현대차의 미래는 절반이 자동차, 나머지는 플라잉카와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UAM 시장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은 뜨겁다. 벤츠가 속한 독일의 다임러 역시 스타트업인 볼로콥터에 투자해 향후 3년 안에 도심에서 에어택시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고, 포르쉐 역시 보잉과 손을 잡고 플라잉카 제작에 나서고 있다. 


GM도 올해 초 ‘CES 2021’에서 VTOL 콘셉트를 공개하고 UAM 사업을 공식화했다. 90kWh 전기모터로 4개의 프로펠러를 돌려 최고 속도 90km/h로 날 수 있다. GM은 단거리 전용 2인승 에어택시로 UAM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에어택시 개발사 중에서 주목을 받는 업체로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릴리움(Lilium)이 있다. 릴리움 또한 에어택시의 상용비행을 2025년으로 잡고 있다. 릴리움은 이를 위해 미국 올란도 국제공항 근처에 계획된 미래형 스마트도시인 레이크 노나에 ‘버티포트(vertiport)’라 불리는 항공택시 승강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릴리움은 올란도뿐 아니라 독일의 뒤셀도르프 공항, 쾰른본 공항 등에 에어택시 승강장을 만들어 도심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릴리움이 지난해 선보인 5인승 릴리움 제트기는 지상에서 조종하며 시속 300km로 날 수 있다. 36개의 전기 엔진을 상하좌우로 움직여 수직이착륙과 수평 비행이 가능하다. 중국의 기술기업인 텐센트,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였던 베일리 기포드, 벤처캐피탈 아토미코 등이 릴리움에 4,0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바 있다. 

 

수소 카고드론, 액화수소 UAM 개발 추진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eVTOL은 배터리 중심의 전기추진시스템이다. 수소연료전지로 드론이 아닌 멀티콥터형 비행체를 띄우기에는 출력이나 기체의 무게 등에서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수소드론만 해도 배터리드론에 비해 비행시간은 길지만, 화물 중량인 페이로드는 5kg에 불과하다. 영국의 멀로이(Malloy Aeronautics)가 개발한 배터리드론인 TRV-150만 해도 최대 68kg의 물건을 나를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를 eVTOL에 적용하려면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액체수소를 활용하게 된다. 드론의 경우에는 액체수소 파워팩이 기체수소보다 2.5배가량 더 멀리 난다. 여기서 잠깐, 시간을 2년 전으로 돌려보자. 미국의 알라카이 테크놀로지가 2019년 6월에 액체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연료전지 eVTOL 콘셉트인 스카이(Skai)를 공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 기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5인승 eVTOL을 하늘로 띄울 만한 연료전지 기술이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조만간 기체수소를 활용한 화물드론, 액체수소를 활용한 특수목적용 드론 개발이 시작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는 ‘탑재중량 200kg 카고드론 개발’을 추진 중으로, LIG넥스원을 주관기관으로 하이즈항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이번 과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탑재중량 40kg급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 시스템 개발 사업을 수주한 적이 있고, 하이즈항공은 지난해 10월 수소저장탱크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하이즈항공에서 개발한 수소저장탱크는 플라스틱 라이너를 적용한 타입4 복합재 압력용기로, 700bar 충전에 내용적 54리터로 설계됐다. 하이즈항공은 지난해 12월 자회사인 하이즈그린에너지 설립하고 수소탱크 양산에 나섰다. 200kg의 페이로드는 성인 두세 명의 무게에 해당하는 만큼 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향후 2인승 에어택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화수소 규제자유특구인 강원도도 액화수소를 활용한 UAM 개발에 나선다. 강원도와 강원테크노파크는 지난 3월 22일 UAM 시제기 개발을 위해 디스이즈엔지니어링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완전 자율비행과 차세대 모빌리티를 제안하는 글로벌 로보틱스 IT기업으로, 한 손으로 조종하는 드론인 시프트 레드(Shift RED)를 출시해 드론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의 김태균 총괄이사는 “2024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2024년에 선보일 UAM 시제기는 최대 시속 330km 이상의 완전 자율비행 4인승급 수직이착륙 방식의 액화수소 UAM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GPU 기반의 장애물 방지 AI 솔루션을 활용한 완전 자율비행에 강점이 있다. 회전익 기반의 제어기술, 통신, 하드웨어 기술 등을 기본으로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을 이용한 완전 자율비행 드론을 개발 중이다. 특히 내년에 나올 드론 배달 서비스(Drone Delivery Service) 시제기에 관심이 쏠린다. 


배달용 드론은 나무, 전선, 심지어 움직이는 사람과 동물들을 탐지하고 피하는 장애물회피 기술이 필수다. 이 기술의 완성도에 따라 완전 자율비행의 수준이 결정된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GPU를 사용해 위험을 식별하고, 주변을 탐색할 수 있는 AI 기술로 단순 장애물 회피뿐만 아니라, 장애물의 반응과 운동 방향을 예측하고 대처하는 수준의 완전 자율비행체를 개발 중이다. 


다만 액체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기술은 자율비행 기술과는 또 다른 문제다. 이 점에 대한 기술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제로에이비아·에어버스의 수소 항공기술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항공기 스타트업으로 제로에이비아(ZeroAvia)가 있다.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항공 스타트업으로 출발했지만, 영국 정부와 영국항공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현재 영국에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제로에이비아는 지난해 6월 영국 크랜필드 기지에서 세계 최초로 6인승 파이퍼 단발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HyFlyer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인텔리전트 에너지’사의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350bar 수소탱크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로에이비아는 이르면 2023년에 20석을 갖춘 상용급 항공기의 최대 500마일(약 800km) 비행에 도전하고 있다. 2026년까지 최대 80석 항공기로 500마일 이상을 비행하고, 2030년까지 1,000마일(약 1,600km) 비행이 가능한 100인승 수소연료 항공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의 엔진 업체인 커민스(Cummins)가 개발한 연료전지를 장착한 4인승 비행기인 DLR-HY4도 주목할 만하다. 날개 양쪽에 연결된 동체에 승객 2명이 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DLR-HY4는 지난해 12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공개되어 2시간 동안 서른 번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120kW의 출력을 가진 전기모터로 최고속도는 시속 200km에 이른다. 향후 1.5MW로 출력을 확장해 최대 40명의 승객을 태우고 2,000km를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ZEROe 프로그램’을 시작한 에어버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에어버스는 2035년에는 수소연료를 적용한 100인승 이하의 터보프롭기, 200인승 미만의 터보팬 여객기, 200인승 이하의 전익기를 시장에 내놓겠다며 콘셉트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에어버스는 앞으로 3년간 자회사인 에어버스 업넥스트(Airbus UpNext)를 통해 액체수소를 연료로 한 극저온·초전도 미래 항공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ASCEND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특정 물질이 매우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강한 자기장을 생성하면서 저항이 거의 없는 매우 높은 전류를 전도하는 성질을 띠게 된다. 바로 이 ‘초전도 현상’을 영하 253℃의 극저온 액체수소로 유도하는 기술의 실증에 나선다. 


액체수소가 기화할 때 나오는 냉기로 초전도 현상을 유도해 효율을 크게 높인 전기추진시스템을 시연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미래 항공기를 위한 고효율 전기추진시스템 또는 수소연료전지와 접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기술적인 통찰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UAM 시장의 파이는 ‘인프라’와 ‘서비스’

UAM은 전기 동력으로 뜨고 내리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활용해 도심 등 근거리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통상 30∼50km 이동을 목표로 하며, 도심의 교통정체를 완화하는 동시에 자동차에 집중된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 수단이다. 일본의 도쿄, 중국의 상하이, 미국의 뉴욕, 한국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그 수요가 크게 늘 전망이다.


UAM 시장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가득하다. 컨설팅사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2035년 이후 시장이 크게 성숙할 거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한다. 국토교통부는 UAM 관련 산업이 오는 2040년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731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예상은 그 두 배가 넘는 1조4,740억 달러(약 1,640조 원)에 이른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에 따르면 UAM 시장에서 기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인프라(16%)와 서비스 부문(75%)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국공항공사와 수직이착륙 터미널인 버티포트의 상위 개념인 버티허브(Verti-Hub)를 김포공항에 만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버티허브에는 UAM에서 내린 사람이 다른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하는 환승시설이 구축된다. 또 기체 원격제어 설비나 충전시설, 화물 적재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한화는 에어택시의 상용화에 맞춰 저궤도 위성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저궤도 통신위성은 지표면에서 500km가량 높은 곳에 위치해 다른 위성보다 통신속도가 빠르다. 저궤도 위성을 활용하면 지구 어디서나 통신 지연이 없는 5세대(5G)·6세대(6G) 이동통신이 가능해진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지난해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 미국의 휴대형 안테나 기업인 카이메타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또한 2023년에 독자적으로 저궤도 위성을 발사한 후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UAM이 상용화되는 2025년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UAM 기체만 놓고 보면 세계적으로 eVTOL에 관심이 집중돼 있고, 수소연료전지보다는 전기배터리 쪽에 무게추가 쏠려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연료전지와 액화기술을 활용한 eVTOL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친환경차량 안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묶여서 가듯, UAM 기체 개발도 닮은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넥쏘가 시장에 나와 수소전기차 붐이 일었듯, UAM 시장에도 그에 걸맞은 제품이 나와 ‘수소’가 일정 지분을 확보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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