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센도의 중국 현지 생산공장.(사진=하이센도)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국내 수소전기차 보급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수소전기차 ‘넥쏘’는 총 1,044대가 보급되어 지난해 동기 대비 455.3% 증가했다. 지난 4월 한 달만 놓고 봐도 795대가 판매돼 지난해 동월 대비 119.0% 증가했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대당 7,000만 원대로, 정부와 지자체의 수소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원받으면 3,000만 원대 구입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수소전기차 대중화는 수소충전소 구축 확산과 함께 차량 가격 인하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준으로 수소차 가격을 낮춘다는 목표로 원가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소전기차의 심장인 연료전지시스템(스택+수소·공기공급장치+열관리장치)이 차량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료전지시스템 구성부품 중에서는 스택(수소와 공기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의 가격 비중이 가장 크고, 아직 국산화가 100% 완성되지 않았다.  

스택의 주요 부품 중 가격 비중이 가장 높은 막전극접합체(MEA)는 2015년에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핵심소재인 촉매·전해질·이오노머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기체확산층(GDL)도 지난해 국산화가 완료됐지만 소재는 여전히 수입에 의존한다.   

▲ 하이센도의 김종훈 대표(정장 차림)가 생산 현장을 찾았다.

세계적으로 무역 전쟁이 심화할 경우 이들 소재의 수입마저도 힘들 수 있다.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부품·소재 기술의 선진화도 필수다. 

최근 고품질 저가형 연료전지 핵심소재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식회사 하이센도(대표 김종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점착제 기술력으로 연료전지 부자재 공급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평균수명감소 해결을 위해 내연기관 폐지 법제화를 선언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고, 내연기관 부품 제조사인 보쉬(Bosch)와 같은 글로벌 회사들도 내연기관 관련 부품 80%를 연료전지·이차전지 부품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글로벌 시장 추세에 따라 하이센도는 연료전지 막전극접합체 관련 소재 기술의 국산화·선진화, 핵심 원·부자재의 내재화 포트폴리오 구축, 글로벌 현지화 생산을 통한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글로벌 No.1 연료전지 소재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김종훈 하이센도 대표의 의지다.  

하이센도는 일반 점착제로 잘 알려진 아크릴·실리콘 점착 테이프 제조사업으로 시작해 기능성 점착제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점착제 전문기업이다. 회사명이 마치 일본 회사로 느껴지지만 한국 토종 기업이다. 

점착제는 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작용을 하는 물질로, 기능성 점착제는 스마트폰·디스플레이·연료전지 등에 쓰인다. 

특히 특정 조건에서만 접착기능이 발현되고 장시간 열과 수분에 노출되어도 내구성이 유지되어야 하는 전자재료용 열경화성 점착제는 제조 조성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했는데, 이를 저가의 국내 소재로 대체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와 디스플레이 패널 고객사에 납품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료전지 막전극접합체에 필요한 필름·점착 소재의 개발·납품을 진행 중이다. 

하이센도는 이 같은 기술력과 특화된 경험을 인정받아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및 연료전지 MEA 제조사들로부터 연료전지용 가스켓 점착제 개발 의뢰를 받아 연료전지 가스켓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김종훈 하이센도 대표.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에 도전하겠다.”

김종훈 하이센도 대표는 “연료전지는 구동 시 내부가 강한 산성으로 변하고, 높은 열과 습기에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점착제가 적용된 가스켓은 단기간에 점착제 성분이 변형되어 연료전지 구동을 위한 수소·산소 주입 시 가스가 누출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라며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연료전지 사업 초창기의 하이센도 샘플 또한 점착 성분의 변형이 이루어져 의뢰한 고객사로부터 채용되지 못했지만 전자재료용 열경화성 점착제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연료전지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악한 조건에도 견딜 수 있는 소재들로 접착제 성분을 대체 적용했고, 연료전지 스택에 적용되어 필드 테스트까지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이센도는 기존 사업 분야의 연장선에서 연료전지 전극 제조에 사용되는 이형 필름도 개발해 납품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연료전지 전극 제조용 이형 필름은 슬러리 코팅 시 반제품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인쇄성과 건조 후 MEA 제조를 위해 전해질막에 박리되어야 하는 박리 특징까지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이형 필름을 제조하는 대기업들조차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까다로운 조건의 이형 필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MEA 제조 공정 시 필요한 GDL 용액상 점착제 개발도 완료해 일부 MEA 제조사에 양산 납품 중이다. 

이러한 연료전지 관련 개발 제품들은 현재 일본·중국 등 유명한 자동차 제조사들로부터 연료전지용 부자재로 채용돼 신뢰성 인증까지 완료됐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계약을 체결해 납품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천안과 중국 공장에 연료전지용 부자재(개스킷·이형필름)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중국에 납품을 시작했다.  

▲ 하이센도의 점착제 및 필름 생산설비.


연료전지 3대 핵심소재 개발 나서

하이센도는 연료전지용 부자재 개발·납품을 계기로 연료전지 소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연료전지 3대 핵심 원천 소재인 전해질막, 전극촉매, GDL(Gas Diffusion Layer) 개발을 위해 일본의 연료전지 촉매 및 전기화학 분야 박사 등 국내외 우수 인재를 영입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점착 소재, MEA 원부자재 소재, GDL 제조 및 점착 등 다수의 관련 특허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개발 성공 가능성을 기대케 하고 있다.   

김종훈 하이센도 대표는 “연료전지 상업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해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값비싼 원천 소재로, 현재 국산화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까다로운 요구 특성과 원천 소재의 높은 재료 특성으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고가 소재의 가격 저감을 위해서 하이센도는 값싼 원천 소재 수급이 용이하고 생산 비용이 저렴한 중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하이센도는 글로벌 수소 에너지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상해녹극과학기술유한공사(이하 ‘상해녹극’)와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원천 소재 개발을 위한 MEA 연구소 조직 구성도 완료했다. 상해녹극은 중국 및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폭스바겐·벤츠·테슬라와 중국 로컬 자동차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김 대표는 “합자법인과 제조 시설은 중국 강서성 난창시 소재 26만㎡(약 8만 평) 부지에 조성할 예정”이라며 “이곳에서 MEA에 필요한 3대 원천 소재인 전해질막, 전극촉매, GDL과 각종 부자재에 대한 개발과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3대 원천 소재 중 전극촉매 개발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이센도는 급격하게 성장하는 연료전지 시장 상황에 맞게 합자 법인 설립과 동시에 전해질막 제조용 파일럿(Pilot) 설비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GDL 개발을 위해 현지에서 수급한 저가 PEN type 카본 지지체도 확보했다. 

촉매제 개발은 일본 동경대학에서 연료전지 촉매제로 박사 학위를 마치고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 프로젝트 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고급 인력이 참여해 진행 중이다. 전라북도에 있는 화학 연구기업과 공동 개발 중이다. 연료전지 촉매에 쓰이는 고가의 ‘백금’을 대체할 저가형 백금 촉매와 ‘비 백금 촉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연료전지 성능의 80%는 전극에서 나오고, 전극은 촉매가 관건”이라며 “현재 촉매제로 백금을 많이 사용하는데 가격이 비싸고 해외 의존도가 높아 무역 전쟁이 발생할 경우 수입에도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고성능·저가형 촉매의 국산화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하이센도의 점착제 및 필름 생산설비.


중국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하이센도는 이미 양산체제 구축 계획도 수립한 상태다. 오는 2021년 촉매제 생산라인을 먼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엔 전해질막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해 샘플 신뢰성 평가에 나서는 것은 물론 저가형 GDL 제조라인과 MEA 라인을 구축해 생산을 개시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연료전지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MEA의 핵심소재 대부분을 개발하는 게 최우선 목표이다. 자체 개발한 소재들을 활용해 최고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MEA를 직접 생산해낼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하이센도는 연료전지에 필요한 부자재와 더불어 원천 소재에 대해서도 중국 현지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센도는 중국과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하고, 지난해 중국 시장 납품을 시작으로 올해는 한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연료전지 3대 원천 소재 개발 후에는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수소 굴기를 선언한 중국에서는 수소·연료전지 관련 정부 지원 정책이 확대되고, 지방 정부별로 로드맵을 구축하는 등 수소사회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수소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고품질 저가형 소재를 개발해 중국을 기반으로 한국·일본·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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