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스기술공사 직원들이 천연가스 설비를 보수하는 모습.(사진=한국가스기술공사)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천연가스 설비 전문 기술회사인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고영태)가 천연가스 도입부터 공급에 이르는 전체 설비에 대한 정비와 엔지니어링, 기술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1993년 국내 천연가스 설비의 효율적인 유지관리와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가스기술공사는 26년간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 설비에 대한 책임정비와 안전관리로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의 편익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한국가스기술공사는 본사와 전국 14개 지사 조직으로 평택, 인천, 통영, 삼척, 제주 등 5개의 LNG생산기지 전체 설비와 4,854km에 이르는 전국 공급 주배관망에 대한 유지보수 및 안전점검 활동을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가스 공급의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천연가스 저장설비 설계기술의 국산화를 실현해 국내외 천연가스 관련 엔지니어링 및 플랜트 사업을 추진해오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천연가스 관련 기술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공사는 LNG 저장탱크 및 화학플랜트 탱크, LNG터미널, 고압가스 공급기지·배관 및 승압기지, LNG벙커링 플랜트, LPG 배관망 등 다양한 분야의 설계를 수행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6번째로 LNG 저장탱크 설계기술을 보유한 가스기술공사는 국내 53기, 해외 18기(파나마, 싱가폴, 멕시코, 태국, 중국, 쿠웨이트 등) 총 71기의 LNG 저장탱크를 설계했다.

대용량 화학플랜트 저장탱크도 국내 3기, 해외 13기 총 16기의 설계를 수행한 바 있다.

▲ 한국가스기술공사 직원들이 한국가스공사의 LNG생산기지 천연가스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한국가스기술공사)

특히 30만㎘급, 32만㎘급 초대형 LNG 탱크 및 100만 배럴급 원유저장탱크 등의 기본설계기술 및 멤브레인 LNG저장탱크 설계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LNG벙커링 및 중소형액화플랜트 사업 참여를 위한 상용설계기술 확보를 추진 중이다.

공사는 국내 시운전 및 정비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중동 등 해외 LNG인수기지 시운전 및 정비사업 분야에 진출했다.

2002년 나이지리아 석유가스 플랜트 시운전을 시작으로 이라크 웨스트 쿠르나Ⅱ 석유가스 플랜트 시운전 프로젝트 등 10개국 20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LNG설비 분야에서 석유가스플랜트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정비사업으로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멕시코 만사니요 LNG인수기지 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가스플랜트 EPC 분야에서는 안양 열병합발전소 연료공급설비 건설공사 등 총 8건을 수행했다.

공사는 천연가스 분야 플랜트 설계·시공·O&M 전문 보유기술을 바탕으로 신규사업화를 위해 △천연가스설비 예측정비 및 정밀점검기술 △LNG저장탱크 이동형 질소공급시스템 기술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배관망 점검기술 △관성측정장치를 활용한 매설배관 측량기술 △LNG인수기지 설계 및 감리기술 △LNG 공급시스템 및 소형액화기술 △바이오가스 정제 및 운영기술 등 중장기 7대 미래핵심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지난달 청주시와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사진=한국가스기술공사)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진출

가스기술공사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또 하나의 신성장 동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과거 LCNG 충전소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 뛰어들었다.

공사는 지난 2000년대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천연가스버스 보급사업에서 기술력을 발휘해 대도시 경유 시내버스 2만 대를 매연 없는 천연가스버스로 교체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천연가스 배관망을 이용한 CNG 마더스테이션(Mather Station)을 설계·시공했고, 생산된 CNG를 인근 도심지역으로 운반해 사용하는 도터스테이션(Daughter Station) 시스템을 공급해 CNG 인프라 확충에 기여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인천생산기지 내 온사이트(On-Site)형 수소충전소를 건설해 현재까지 유지보수를 수행하고 있다.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수소사회로 가는 방향은 정부 정책에 의해 이미 정해졌고, 이러한 결정은 재생에너지 자원이 적고 천연가스 자원도 한정적인 우리나라 실정에 필연적”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경험이 많은 가스기술공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월간수소경제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가스기술공사는 수소사업 준비를 위해 지난해 초부터 정관 변경을 추진했다. 지난 1년간 산업통상자원부와 모회사인 한국가스공사에 수소산업 진출의 당위성을 적극 설명하고, 여러 차례 가스기술공사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 끝에 기존 가스설비 유지보수와 플랜트 사업에 한정돼 있던 것을 LNG 및 수소가스 충전사업을 위한 EPC와 O&M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7월 수소 신사업 발굴을 위해 신성장사업실 내에 전담부서인 신사업개발부를 신설하며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을 준비해 왔다.

올해는 지자체별 수소충전소 구축계획에 따라 지자체와의 업무협약에 의한 충전소 건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충주시 등 여러 지자체와 차례대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충주시 1기, 청주시 2기, 음성군 1기, 평택시 2기 등 총 6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자체로부터 충전소 구축 및 유지보수, 안전점검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재 도심지역의 LPG충전소 및 주유소를 중심으로 부지를 선정하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수소전기버스에도 대응하기 위해 250kg/day 이상 규모로 구축할 예정이다.

고영태 사장은 “이번 지자체 위탁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을 완벽히 추진해 관련 분야에 대한 안전·유지보수 및 수소 공급시스템 구축 등 수소산업 전 분야에 대해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추가적으로 경기도 남양주, 경남도 등의 지자체와도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준비 중이다.

공사는 이번 지자체와의 협약에 앞서 광주그린카진흥원과 ‘천연가스·수소가스 충전소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왼쪽)과 배정찬 광주그린카진흥원장은 지난 1월 천연가스·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한국가스기술공사)

이번 협약을 통해 △자동차 관련 천연가스·수소가스 충전소 기술 및 경험 공유 △충전소 구축 신규사업 발굴 및 공동 추진 △충전소 운영 및 유지·관리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친환경자동차와 충전소 관련 공동 R&D 기술개발 등 총 7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천연가스 개질 수소충전소 구축기술 확보

가스기술공사는 이미 천연가스 개질형 수소충전소 기술을 확보한 상태이다. 지난 2006년 인천기지지사 가스연구원에 30Nm³/hr급 천연가스 개질형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바 있다. 그 당시 상세설계부터 자재 구매, 시공, 감리, 유지보수까지 수소충전소 구축에 필요한 기초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공사는 이러한 경험을 살려 최근 도시가스 추출형 수소충전소 설계 종합기술까지 확보했다.

송민호 신사업개발부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LCNG 충전소 설계에 국내 수소 제조용 천연가스 개질기 생산업체의 기술을 접목, 수소충전소 저장압력인 900bar까지 승압해 사용이 가능한 온사이트(On-Site) 맞춤형 수소충전소 설계기술을 확보했다”면서 “이렇게 설계가 완료된 기술은 1개의 개질형 수소충전소에서 3~5개의 이동형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Mother-Daughter 개념으로 운전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배관망을 활용하면 중·대규모 수소를 공급하는 Mother 충전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사는 수소가스를 운반하는 튜브트레일러 운영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튜브트레일러 충전압력은 200bar이지만 현재 정부가 450bar까지 충전이 가능하도록 법규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공사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450bar 트레일러 운영을 위한 설계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충전소 설치기준을 법 개정 사항에 맞춤식으로 대응하며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고영태 사장은 “수소충전 인프라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수소에너지 사회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안전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향후 수소생산 거점지구를 중심으로 융복합 수소스테이션 및 On-site형 수소충전소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 한국가스기술공사 대전 본사 전경.(사진=한국가스기술공사)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내 충전소 구축 부문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대규모 수소충전소 건설을 위해 자열개질기술을 적용한 300Nm³/hr급 수소생산시설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국 142개소의 정압관리소 중 일부 대도시 지역에 300〜1,000Nm³/hr급 대규모 Mother 충전소를 구축해 수소 생산거점의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바이오가스 개질 수소충전소 구축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공고한 바이오가스 수소융복합충전소 시범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공사는 이미 친환경 바이오가스 정제기술을 확보했다. 멤브레인 가스분리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가스 고품질화 통합플랜트를 완성해 실증을 진행했다. ‘삼단 배열 흡착식 공정과 분리막 기반 메탄농도 제어 공정을 적용한 바이오가스 정제기술’은 녹색기술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수소충전소 유지보수 사업 추진

공사는 또 수소충전소 유지보수 전담기관으로의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과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Hynet)와 연계해 전국의 중·소규모 수소충전소 유지보수 전담기관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대용량 수소생산기지 유지보수기관 지정을 추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지보수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한국가스기술공사는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설비 정비사업을 담당하고 있다.(사진=한국가스기술공사)

고영태 사장은 “상대적으로 유지보수 관련 경험이 부족한 민간사업자들의 수소충전소 운영기술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사업운영의 보조자 역할을 하는 것이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스기술공사는 대전시 및 여러 정부출연연구소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정성 지원센터’ 구축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공사는 이번 사업에서 단기적으로는 전주기 지원센터의 설계·시공·운영에 참여하는 동시에 수소충전소 설비가 국제 인증기준을 만족할 수 있도록 이를 평가하는 기관의 설비 운영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수소산업 제품의 안전인증 및 성능평가를 담당하는 시험평가기관으로 선정돼 중소기업이 신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테스트 베드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소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성능평가, 인증, 안전기술, 교육 등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고영태 사장은 “2025년까지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의 안전인증 및 성능평가를 담당하는 국제적 시험평가기관의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참여기관과 협업하는 것이 공사의 목표”라며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수소충전소 부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을 제거하고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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