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an Kneisz 하이드로제닉스 아시아·태평양 & 오세아니아 사업개발부서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캐나다 수소연료전지 전문 기업 하이드로제닉스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온 기업이다. 이 업체가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주목해오다 본격적으로 움직인 시점은 지난 2014년 코오롱과 합작회사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를 설립한 직후였다.

하이드로제닉스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장에 진출하는 첫 행보’라며 국내 진출의 의미를 밝힌 바 있다.

하이드로제닉스는 수전해방식의 수소제조에 뛰어난 기술을 지닌 기업이다. 이 같은 수전해기술은 재생에너지 보급이 왕성한 유럽,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증사업의 파트너로서 주목받아 왔다. 풍력과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수전해)해 수소를 제조하고 저장된 수소는 필요 시 연료전지를 통해 다시 안정적인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하이드로제닉스는 수전해를 활용한 수소충전소사업도 벌이고 있다. 독일, 벨기에, 터키 등 유럽과 미국 등지에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해 주입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발전용,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사용되는 연료전지와 대형버스·트럭·선박·열차·지게차 등의 수송용 연료전지는 물론 군사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료전지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하이드로제닉스는 꾸준하게 한국 시장에서의 협력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하이드로제닉스의 Alan Kneisz 아시아·태평양 & 오세아니아 사업개발부서장을 만나 하이드로제닉스의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사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하이드로제닉스는 상당히 오랜 기간 수소연료전지 분야를 특화해 사업을 전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이드로제닉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하이드로제닉스는 70년 가까이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한 전문기업이다. 수소에 기반한 클린(Clean) 제품 및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선 환경을 생각하는 ‘제로 이미션(Zero-emission: 무배출시스템)’ 기술이 메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모든 제품과 솔루션은 제로 이미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수소는 기존 화석연료에서 기인되는 에너지 및 환경오염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는 점에서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 벨기에에 있는 하이드로제닉스의 수전해기 생산 시설.(사진=하이드로제닉스)

하이드로제닉스의 비즈니스 분야는 온사이트 수소생산(수전해), 연료전지시스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저장 및 전기화 시스템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이미 전 세계에 2,000개 이상의 연료전지 제품과 500개 이상의 수전해장치를 공급했다. 또 60여 개 이상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바 있다.

캐나다(연료전지), 벨기에(수전해 및 시스템 통합), 독일(연료전지 시스템)에 영업 사무소 및 연구개발·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러시아에도 영업 및 서비스 전문 사무소가 있다. 현재 미국의 장외 증권 시장인 나스닥과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 상장돼 있다. 145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기술도 뛰어나다.

특히 수전해 방식의 수소제조에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들었다. 하이드로제닉스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대해 소개해달라.

온사이트 수소생산 비즈니스에서는 알칼라인 및 PEM 수전해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알칼라인 기술은 역사가 길다. 지난 2000년 알칼라인 수전해 회사를 인수해 확보한 기술이다. 알칼라인 수전해기(전해조)는 넓은 부지가 필요하지만 PEM 수전해기는 작은 부지에서도 수소생산이 가능하다. 작은 부지에서의 수소생산 수요가 많아지면서 자체적으로 PEM 기술을 확보했다.

우리는 특히 산업용 고객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주로 공장의 쿨링 시스템에 수전해 시스템을 보급해왔는데 최근에는 수소충전소 등 수소연료 충전 분야에도 수전해 기술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하이드로제닉스는 PEM 기술과 관련한 리딩 기업이고,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만들지 못한 MW 규모의 PEM 수전해기를 만든 회사다.

하이드로제닉스는 kW급에서 MW급까지 다양한 규모로 연료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고정형 및 백업용 발전시스템, 모빌리티(버스·트럭 등 운송수단) 연료전지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우리의 연료전지가 사용되고 있다.

하이드로제닉스는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자랑한다. PEMFC 기술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성능이 입증된 많은 실적을 가지고 있다. 스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가 통합된 연료전지 솔루션을 공급한다. 설치 기간이 짧고 피드백도 빠르다.

▲ 하이드로제닉스가 구축한 P2G 설비.(사진=하이드로제닉스)

재생에너지 이용 수소생산 분야에서는 수소에너지 저장 어플리케이션을 가장 많이 보급하고 있으며, 수소연료공급 기술과 ‘P2G(Power to Ga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드 밸런싱 서비스(Grid Balancing Service: 그리드가 불안정할 때마다 수전해기를 사용해 수소를 발생시키는 서비스) 사업도 하고 있다.

수전해를 활용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했는데 이와 관련해 설명해 달라.

하이드로제닉스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수소연료 공급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특정 국가가 아닌 다양한 곳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에서 요구하는 인증을 취득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우리는 다년간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체적인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종료까지 3개월 내 설치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과 경험, 구축 노하우로 많은 고객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하이드로제닉스가 구축한 수소충전소.(사진=하이드로제닉스)

제품과 관련해서는 350bar, 700bar 등 다양한 규모의 수소충전기술을 개발해왔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60여 개 이상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이들 충전소가 모두 수전해를 이용한 온사이트형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전해 방식을 추구한다. 수소도 그린 수소와 블랙 수소로 구분해 말할 수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 수소가 가장 친환경적인 그린수소이다. 블랙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수소를 말하는 데 천연가스 개질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고객이 위치한 지역특성과 요구에 따라 수소충전소 구축 방식을 설계, 적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신재생+수전해 방식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제안하고 싶다.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하이드로제닉스는 현재 3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먼저 중국에 1,000개 이상의 수소전기버스용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우리 제품을 장착한 160대 이상의 수소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하이드로제닉스는 수송용차량 가운데 승용부문보다 버스와 트럭 등 대형차량에 집중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1MW 규모의 PEM 수전해시설과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을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독일에서는 열차제작 부문 글로벌 기업인 알스톰(Alstom)사가 제작한 수소열차에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하이드로제닉스는 지난 2015년 알스톰과 유럽 통근열차용 연료전지 보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에 따라 10년간 알스톰에 통근열차용 연료전지 시스템은 물론 유지보수에 이르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알스톰의 선택을 받은 것은 우리 회사가 수소열차 보급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력과 제품 역량을 갖췄다는 강력한 반증이기도 하다. 또 이번 프로젝트는 유럽 수소열차 보급 확산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미국 최초의 고속 수소 페리를 개발 중인 ‘골든게이트 제로에미션 마린(GGXEM)’과 수소 페리에 장착할 고성능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GGXEM은 2019년 건조를 목표로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위원회로부터 3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아 로컬 선박제조업체 등과 함께 전장 21m, 최고속도 22노트(시속 40km)의 수소 페리를 건조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하이드로제닉스는 360kW급 연료전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최초의 수소 페리에 연료전지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솔루션 기술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해상산업 분야를 적극 공략해나갈 것이다.

바스텍코리아와 한국 시장에서의 수소연료전지 분야 협력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한국 방문도 이와 관련이 있나.

하이드로제닉스는 이미 4년 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2014년 6월 연료전지 개발·제조·판매를 목적으로 코오롱과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충남 대산 한화토탈 공장 내 1MW급 연료전지발전시설 실증사업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토탈 공장에 50MW급 대형연료전지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 중요한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바스텍그룹의 한국 대리점인 바스텍코리아와 협력을 논의 중인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 계약을 체결한 상태는 아니며 이번 방문을 통해 바스텍코리아와 많은 내용을 협의할 것이고 이러한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본사에서 최종 ‘범위와 역할’ 부분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또 이번 방문에서 한국수소산업협회가 개최한 ‘복합충전소 보급 확산을 위한 지역별 순회사업 설명회’에서 하이드로제닉스의 수소충전소 설비 및 기술을 소개할 수 있었다.

▲ Alan Kneisz 하이드로제닉스 아시아·태평양 & 오세아니아 사업개발부서장이 한국수소산업협회가 개최한 ‘복합충전소 보급 확산 사업 설명회’에서 자사의 수소충전소 설비 및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인 하이드로제닉스가 한국 시장을 계속해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이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의지도 강하고 관련 기업의 기술도 뛰어나다. 우리는 한국에서 상당한 협력과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 제안할 수 있는 수소 솔루션과 한국 시장에서의 향후 계획은.

한국이 천연가스·LPG와 같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천연가스·LPG 개질 방식보다는 수전해를 통한 깨끗한 수소, 즉 그린수소 생산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신재생에너지와 수전해를 이용한 수소생산 방식은 환경친화성은 물론 수소를 필요로 하는 현지(Site)에서 고순도(99.999%)의 수소를 바로 얻어 이용할 수 있는 생산방식이다. 천연가스 및 LPG 개질 방식의 단점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카본 프리(carbon-free)를 실현할 수 있는 이로운 기술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최근 한국이 지향하는 정책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높인다고 들었는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 수전해 기술 수요도 점차 많아져 경제성도 나아질 것이다.

우리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수전해 방식이다. 하이드로제닉스가 한국에서 이런 기술을 제공하고 지원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수전해 기술을 도입하면 많은 일자리도 창출된다. 지금 당장은 쉽게 수소를 얻을 수 있는 개질 방식에 의존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생에너지+수전해’를 선택해야 궁극적인 ‘카본 프리’도 실현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 제품을 만들어 한국에 제공하는 것은 운송료로 인해 가격이 비싸고 유지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한국 내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많아지면 현지 생산방식을 적극 고려할 것이다. 한국에서 직접 연료전지와 수전해기를 만들어 공급하게 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많은 협력기업과의 상생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립서비스만이 아니다. 실제 50MW급 대산연료전지사업을 추진할 때 현지화를 고려한 바 있으며 중국 내 수소전기버스용 연료전지 공급에서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납품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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