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재청 바스텍코리아 대표.

[월간수소경제 김동용 기자] 바스텍코리아(VASTEK KOREA, 이하 바스텍)는 60년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명성의 미국 VIC사 헬륨누설 감지기, 이스라엘의 SONOTRONNDT사의 초음파 탐상기, 독일 ROHMANN사의 와전류 탐상기 등 세계 최고의 비파괴 검사장비를 판매하는 국내 대리점이다.

바스텍은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파괴 검사장비의 공급과 A/S에서 사용자들로부터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바스텍은 설립 초기 핵심사업이었던 비파괴검사장비에 이어 탄소복합소재와 수소시장 대응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수소시장 대응을 위해 ‘에이치투파크(H2PARK)’라는 전문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 중이고 중·대형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등 핵심사업을 선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재청 바스텍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장비 제작조립부터 A/S까지 직접 할 수 있는 기술자형 경영자다. 탄소복합소재와 수소시장 등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사업에 진출한 이유도 이러한 이력이 영향을 미쳤다.

하재청 대표를 만나 바스텍의 수소산업시장 진출 배경과 향후 사업계획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바스텍그룹이 한국에서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수소산업 분야는.

우선적으로 가장 관심있는 아이템은 MW(메가와트)급 연료전지다. 최근 관련 기사에서 보면 국내 발전용연료전지 업체에서 주력해 온 PAFC, MCFC 타입이 아닌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블룸에너지 재팬’에서 수주해 4월부터 한 발전소에 설치한다는 내용이나, 또 다른 국내 업체에서 같은 타입의 1KW급 연료전지를 제작한 기사도 최근에 흥미롭게 읽었다.

▲ 바스텍의 500W~1kW SOFC.

바스텍 역시 SOFC 기술에 관심이 높다. 관련 사업 시작은 약 1년 전부터다. 바스텍은 1kW급 소형부터 시작한다. 연내 1kW 소형 SOFC 판매에 나설 것이다. 작은 용량부터 착실하게 역량을 쌓아 향후 대용량의 SOFC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

50kW급 중대형 SOFC는 아직 자체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핀란드의 한 업체와 수입판매 협약을 맺고 있다. 50kW 연료전지를 연계해 더 큰 용량의 연료전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발전소 분야에서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스텍은  SOFC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시장에서 평가되는 경제성, 즉 전력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타입의 연료전지도 사업포트폴리오에 넣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5kW급 PEMFC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

▲ 바스텍의 5kW급 PEMFC.

언급한 계획과 같이 바스텍의 연료전지 사업 참여는 관련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과 같이 소수의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는 국가 기간산업이 될 수도 있는 연료전지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연료전지시스템 경쟁사뿐만 아니라 하청업체까지 포함해 좀 더 다양한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래야 더 좋은 제품이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 독일 NEWNERDAY의 소형 연료전지 모델.

연료전지 외에도 주유소와 수소충전소를 결합해 복합충전소를 구축하는 사업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련 업체들과 얘기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수소산업협회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충전소 민간보조금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에 공급하는 일진복합소재의 수소용기 성능검사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7개의 수소실린더를 연속으로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바스텍이 세계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자부심이 크다. 

이 시스템은 최대 1350bar까지 검사가 가능하다. 검사시간도 약 20여 분 안에 이뤄진다. 52ℓ 수소실린더에 가스를 주입하고 원 검사 규격인 700bar보다 150bar를 높여 850bar의 압력으로 검사한다. 이러한 노하우는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 참여 시 안전성 검사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핀란드 Convion의 SOFC 모델.

수소개질기 역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우리나라는 수소충전소에 수소발생기를 설치하는 해외와 달리 개질기나 수소 운송시스템이 요구된다. 도시가스 배관이 전국에 고루 설치돼 있고 산업현장에서의 부생수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바스텍이 대용량 개질기를 생산하는 해외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도 이러한 국내 시장특성을 고려한 결과다. 순수 수소충전소가 아닌 기존 충전인프라(주유소·LPG·CNG)와 결합된 복합수소충전소의 경우에도 현장의 연료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만큼 개질기는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스텍은 지난해부터 수소산업시장을 염두에 둔 ‘에이치투파크 (H2PARK)’를 설립했다. 그 설립배경과 역할은.

설립 초기부터 바스텍은 비파괴검사장비사업을 핵심분야로 매진해왔다. 우리나라의 조선, 철강, 자동차부품 사업이 강점인 만큼 관련 장비 및 부품의 결함을 찾아내는 장치가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산업흐름에 따라 탄소복합소재와 최근 수소산업까지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사업에 도전해 온 바스텍의 특성상 모든 사업을 ‘바스텍’이라는 이름 아래 총괄할 경우 전문성이 떨어지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복합소재에서부터 수소에너지사업까지 각각의 분야를 담당하도록 구성했다. ‘에이치투파크’도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설립이라는 개념보다는 해당 업무 영역을 전문화할 수 있도록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또 수소산업 영역을 부가적인 사업이 아닌 바스텍의 주요사업으로 바라보고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수소산업에 상당한 기대가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구체적으로 수소시장에 관심 갖게 된 배경과 향후 사업계획을 밝혀달라.

바스텍 설립초기 시작했던 비파괴검사장비 사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서서히 탄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마침 해외에서 탄소복합소재 분야가 유망하다는 정보가 여러 곳에서 들려왔다. 이후 외국에서 개최되는 관련 전시회를 쫓아다니고 핵심기업 20여 곳과 에이전시(agency)를 맺기도 했다.

문제는 국내의 특수성으로 인해 탄소복합소재 시장의 확장성에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예를 들어보자. 완성차업체에서 차체 일부분이나 전체를 탄소복합소재로 변경하고자 한다면 제철산업이 타격을 받는 정도가 심해 쉽게 바꿀 수 없다. 또한 외국의 완성차브랜드가 차량을 탄소복합소재로 제조하면서 차량가격을 올리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국내의 경우 동일한 상황일지라도 소비자의 반발로 차량가격 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만이 아니라 타 분야를 고려해도 결국 국내시장에서 탄소복합소재가 흥행할 가능성은 해외보다 적다고 판단됐다. 지금도 탄소복합소재 사업은 진행하고 있지만 관련 문의에 대한 대응정도이지 과거처럼 세일즈 비즈니스에 집중하진 않는다.

탄소복합소재를 대신할 바스텍의 차기 핵심사업으로 수소산업을 적극 바라본 시기도 이맘때다. 국내 탄소복합소재 제조사인 일진복합소재에 용기검사시스템을 제공하면서 수소산업에 대한 밸류체인을 동시에 검토한 결과 향후 시장전망이 상당히 밝다고 판단했다. 이후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과 접촉하면서 현재는 세계 최초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캐나다 ‘파워텍(Powertech. Lab. Inc)’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

파워텍은 수소충전소 구축은 물론, 검사와 교정까지 업무를 진행한다. 바스텍은 수소탱크 검사시스템에 대한 역량은 갖췄지만 직접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경험이 없어 파워텍의 도움을 받아 관련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국산화다.

연료전지시스템과 관련된 국내시장 진출 계획도 소개한다면.

발전용을 제외하면 당분간 국내시장은 연료전지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중대형 연료전지시장을 목표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펼치고 있고 분산전원으로서의 역할과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상쇄할 대안으로서 연료전지의 장점이 큰 만큼 발전용연료전지에 우선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기초부터 탄탄히 다진다면 관련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믿고 있다.

▲ 하재청 바스텍코리아 대표.

캐나다의 연료전지 전문기업 ‘하이드로제닉스’와 수소연료전지 제품 관련 제휴협약, 혹은 제품 판권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지난해 몇 차례 접촉했다. 최종 판권계약은 가능한 올해 체결하고자 한다. 하이드로제닉스가 국내 특정 업체와 맺은 계약이 지난해 12월부로 종료됐기 때문이다. 현재 싱가포르 아시아 담당 매니저와 협의 중이다. 물론 계약체결을 장담할 수는 없다. 사업은 항상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드로제닉스와의 판권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현재의 수익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바스텍의 노력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하이드로제닉스의 핵심사업인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충분한 기술력과 역량을 갖춰 경쟁이 어렵다.

또한 수소발생기는 개질기를 사용하는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환경을 고려할 때 수요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그 외 대형연료전지사업 역시 핀란드의 한 업체와 계약을 맺고 대리점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하이드로제닉스와의 제품 판권계약은 지금 당장 바스텍의 매출구조를 좌우하는 요소가 아니다. 다만 이 회사의 기술과 제품은 향후 국내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닐 것이다. 관련시장을 이끌고 있는 선두업체로서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수소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다양한 제품 출시에 대한 시장요구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산업의 시장전망과 바스텍이 추진하는 대응사업의 비전은.

우선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가 출시되자마자 기대이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판매차량대수를 훌쩍 넘은 예약수치가 증명한다. 이러한 이벤트는 국내 수소산업시장에 상당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향후 시장을 낙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수소전기차의 가격 인하와 충분한 충전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물론 차량 가격의 인하는 규모의 경제와 기술적 진보로 이뤄지는 만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충전인프라는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진행될 때 차량 가격 인하와 차량 보급 확대라는 선순환이 작용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당장 주력해야 할 것은 충분한 수소충전인프라를 갖춰 가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육성 정책발표와 맞물려 수소산업이 예전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아직 관련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거의 없다. 다만 옥석을 가리자면 규제시장인 RPS 대응이 가능한 발전용연료전지시장은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 바스텍의 튜브, 바, 프로파일 생산을 위한 전 공정 시스템.

바스텍은 이 같은 대내외 환경과 시장변화를 분석해 대응해 나갈 것이다. 먼저 개질기를 포함해 SOFC 한 대를 국내로 들여와 실증에 나서려 한다. 소형연료전지도 시장 확산은 더디지만 수백 대의 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사업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진행을 통해 경험이 구축되면 중대형 연료전지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다.

수소충전소도 매력적이다. 당장 사업추진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바스텍은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 보조금 시장부터 참여해 가능성을 열어 갈 것이다. 결국 수소 및 연료전지시장은 계속적으로 성장하는 사업분야인 만큼 앞서 언급된 사업을 시작으로 착실히 준비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람이 있다면 정부의 규제가 중소기업의 성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으면 한다. 다양한 중소기업이 좀 더 쉽게 수소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그리고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 너무나 엄격한 규제는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의 사업 의지마저 꺾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 주었으면 한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인적·물적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의 사업능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부 중소기업 역시 대기업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전문분야에서의 사업의지가 높기 때문이다. 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책상 위 서류심사에서 벗어나 실제 사업현장을 둘러보고, 제품을 눈으로 확인한다면 대기업 못지않은 유망한 중소기업을 많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핵심기술, 사업의지, 미래발전 가능성 등에 높은 점수를 배점한다면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인증과 관련된 공공기관의 업무추진 프로세스가 좀 더 유연해야 한다. 현재의 인증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소요되는 경비, 시간 등에서 비합리적인 요소가 많다. 중소기업이 대응(인력과 비용, 시간 등)하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수소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이 좋은 사례다. 대부분의 인증이 간소화됐을 뿐 아니라 생략되는 절차도 많다. 국내업체가 공공기관의 인증을 받기 위해 캐나다, 일본 등에 관련 문의를 하는 부분을 두고서도 해외업체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본을 포함해 대부분 외국에서는 인증을 받기 위한 접근방법이 수월하다. 이러한 점을 참조해 달라.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