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준연 연구진이 광전자분광기를 이용해 전극 보호막 내 산소 결함 양을 측정하고 있다.(사진=KRISS)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태양광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광전극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통상 태양광을 흡수할 수 있는 전극이 물에 잠긴 상태에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식을 주로 쓰지만, 이때 전극이 쉽게 부식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막을 씌울 경우 전기전도율이 낮아지면서 수소생산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태양광 전극의 보호막은 이산화티타늄(TiO₂) 등 산화물 소재가 사용된다. 산화물은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소재지만 보호막 제조 공정에서 전하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산소 결함(defect)이 형성되면 물분해가 가능해진다.

광전극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전극의 부식을 막을 수 있도록 내구성이 좋으면서 전기전도율이 높은 보호막 개발이 관건이다.

KRISS는 수소 생산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이산화티타늄 보호막의 산소 결함 양을 제어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산소 결함의 양에 따라 전하가 이동하는 원리를 광전자분광법과 전기화학적 분석법을 통해 규명하고 광전극의 수명 연장과 수소생산에 최적화된 결함 양을 제시했다.

기존 연구들이 보호막 제조 공정상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산소 결함에 의존한 것과 달리 산업계에서 널리 쓰는 공정을 활용해 산소 결함의 양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생산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험 결과, 보호막이 없는 광전극은 1시간 이내에 수명이 급격히 저하돼 수소생산 효율이 초기 대비 20% 미만으로 감소했지만, 수소생산에 최적화된 보호막을 씌운 광전극은 100시간 후에도 85%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 태양광과 물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과정 모식도(왼쪽), 광전극 보호막의 성능 검증을 위한 광전류밀도 실험 결과.(자료=KRISS)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적용하면 기존 방식 대비 태양광 전극의 수명을 약 10배 향상할 수 있다”며 “그린수소 실용화를 앞당길 핵심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태양광 전극의 효율과 수명을 극대화할 수 있고, 그린수소 생산 외에도 태양광 전극을 사용하는 다른 청정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2월 28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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