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박상우 기자] 정부는 2022년 11월에 열린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대규모 수소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수소상용차 보급대수를 2022년 211대에서 2025년 5,000대, 2030년 3만 대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올해 수소상용차 목표보급대수를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920대로 설정했다.

920대 중 수소버스는 700대로 지난해 340대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시내버스를 지난해보다 100대 많은 400대, 광역버스를 7배 많은 300대 보급할 계획이다. 대당 국고보조금은 시내버스가 올해 1억5,000만 원에서 2억1,000만 원으로, 광역버스는 2억 원에서 2억6,000만 원으로 늘었다. 대신 동일하게 1억5,000만 원이 지급됐던 지자체 보조금을 9,000만 원으로 낮췄다.

또 시내버스 보급 의지가 높은 지자체를 대상으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버스 공급과 수소충전소 구축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경찰버스의 경우 2022년 말부터 내용연수(8년)가 도래한 차량부터 교체하고 지역별 충전소와 연계해 보급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565대가 내용연수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고상버스 취득세 감면 대상 포함 △광역버스 차고지에 액체수소충전소 설치 △수소버스 고속도로 통행료 한시 감면 연장 △수소버스에 한해 전세버스 운송사업의 신규 등록 및 증차 허가 검토 등을 추진해 수소버스 보급을 촉진한다.

정부는 지난해 10대 보급하기로 했던 수소화물차를 올해 100대 보급하고 수소청소차를 120대 보급하기로 했다. 수소화물차 대당 국고보조금은 2022년과 같은 2억5,000만 원, 청소차도 변동 없이 7억2,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버스, 트럭, 열차, 선박 등 수소 사용량이 많은 대형 모빌리티 활용에 적합한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올해까지 연간 4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보조금 규모를 확대해 올해 액체수소충전소 1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 전주평화 수소충전소가 설치된 버스차고지에 주차된 수소버스.

기존 기체수소충전소를 액체수소충전소로 전환하기 위해 기술개발, 법적 기준, 시설 개조 등 다양한 지원방안과 △지하 매몰형 △이동형 △복합형 등 유형과 목적을 고려한 다양한 충전소 모델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부응하듯 현대자동차가 2022년 12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국내 판매를 올해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2021년 12월부터 1년간 수도권과 영남 지역에서 진행된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도로 적합성 검증이 완료됨에 따라 일정을 앞당겼다.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쿠팡은 물류 노선에 수소전기트럭 5대를 투입해 시범운영을 진행했다. CJ대한통운(인천-인천공항·인천-경기광주)과 현대글로비스(울산-경주·울산-양산)가 각각 2대, 쿠팡이 1대(인천서구-영종도)를 운영했다.

현대차는 이번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시작으로 수소광역버스, 수소청소차 등 다양한 수소상용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같이 수소상용차 보급이 궤도에 오르고 있는 만큼 상용차용 충전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차용 수소충전소가 전북 전주에 구축됐다.

세계 최대 규모 대용량 수소충전소

지난 2020년 10월에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현대자동차.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E1, SK가스, 부산시, 인천시, 울산시 등은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해당 법인을 설립하고 2022년까지 기체수소충전소 10개소, 2023년부터는 액체수소충전소 25개소 등 2025년까지 총 35개소를 지어 버스·트럭 등 상용차 중심 충전 인프라 구축과 수요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후 신한금융과 에너지 이노베이션 파트너스가 구성한 ‘신한GIB컨소시엄’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지역난방공사, 현대차,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SK가스, E1과 추가로 참여한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총 9개 업체를 주주로 확정했다.

이같이 여러 절차를 거쳐 2021년 2월 경남 창원에 있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 ‘코하이젠(KOHYGEN, Korea Hydrogen Green Energy Network)’을 설립했으며 4월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렇게 출범한 코하이젠은 2022년 11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에 있는 하루 200여 대 시내버스가 이용하는 차고지에 1호 수소충전소인 ‘전주평화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2021년 12월 착공에 들어간 지 약 1년 만이다. 사업비는 환경부 지원 42억 원을 포함해 총 80억 원이다.

▲ 설비 안정화 작업이 완료되면 버스뿐만 아니라 넥쏘도 충전할 수 있다.

코하이젠 관계자는 “상용차용 대용량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수소버스 수요를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라며 “전주시는 현재 39대의 수소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올해까지 총 91대의 수소버스를 도입할 계획이어서 코하이젠의 1호 충전소를 전주시에 구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전주평화 수소충전소는 시간당 300kg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대용량 수소충전소다. 시간당 충전용량이 25kg인 일반 수소충전소보다 무려 12배 많다. 여기에 디스펜서가 총 3기가 설치돼 수소버스 3대를 동시에 연속으로 충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시간당 수소버스 15대, 넥쏘 60대를 충전할 수 있다.

또한 코하이젠은 전주평화 수소충전소가 압축기 인입 압력에 상관없이 높은 충전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3단 압축기를 적용했다. 3단 압축기는 저압 1기, 중압 3기, 고압 2기 등 총 6기로 구성됐다. 저압은 광신기계공업, 중압은 한화파워시스템과 PDC머신즈, 고압은 지티씨가 공급했다.

이 중 중압 압축기의 본체 외에는 모두 국산품으로 제작됐다. 압축기 외에도 중압 및 저압 가스저장용기, 냉각기, 냉동기 등 주요 부품에서 국산화를 이뤘다. 이를 통해 전주평화 수소충전소의 국산화율은 80%에 달한다.

이 3단 압축기를 바탕으로 전주평화 수소충전소는 튜브트레일러가 싣고 온 수소를 저압, 중압, 고압의 압축기로 압축·저장한 후 700bar의 압력으로 수소차를 충전한다. 만약 고압 압축기의 고장으로 700bar로 충전할 수 없으면 중압 압축기를 통해 450bar로 충전할 수 있다. 그래서 압축기 고장으로 인한 충전소 가동 중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구성은 코하이젠이 부지특성, 수요, 수소공급방식 등을 고려해 개발한 7개의 대용량 수소충전소 표준타입 중 하나다. 표준타입은 튜브트레일러, 배관 등 수소수급방식과 디스펜서 및 압축기 개수에 따라 나눠진다. 전주평화 수소충전소에 적용된 타입은 저압 1기, 중압 3기, 고압 2기 등 압축기 6기와 디스펜서 3기, 튜브트레일러를 통한 수급방식으로 구성됐다.

코하이젠 관계자는 “표준타입 개발을 통해 설비를 일원화했기 때문에 충전소 품질과 정비인력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라며 “설계와 시공을 신속하게 할 수 있어 구축 및 유지보수에 드는 금전적·시간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상용차의 보급 시점을 감안해 수소충전소 구축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라고 밝혔다.

▲ 전주평화 수소충전소에 설치된 디스펜서 3기.

코하이젠은 시운전을 거쳐 지난해 12월 전주평화 수소충전소의 운영을 개시했다. 다만 현재는 설비 안정화를 위해 수소버스만 충전하고 있으며 설비 안정화가 완료되면 넥쏘도 충전할 수 있다.

전주에서 첫발을 뗀 코하이젠은 현재 총 18곳에 상용차용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국 35곳에 기체 또는 액체 방식의 대용량 충전소를 도입할 계획이다.

코하이젠 관계자는 “2021년과 2022년에 진행된 환경부 민간보조사업 공모를 통해 19개 부지가 선정됐으며 이번에 개소한 전주평화 수소충전소를 제외한 18곳은 설계·인허가·구축 단계 중”이라며 “현재는 기체수소충전소가 대세이나 액체수소충전소가 주류가 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고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제휴, 실증특례 확보, 대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지속해서 액체수소충전소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중 코하이젠의 2호 수소충전소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성주버스공영차고지에 들어선 ‘창원성주 수소충전소’다. 이 충전소의 특징은 상용차용 셀프 충전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되고, 배관으로 수소를 공급받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코하이젠은 2021년 12월 규제특례심의위원회로부터 ‘셀프 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 실증 특례’에 대한 승인을 받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시한 조건에 맞춰 셀프 충전용 안전장치와 충전제어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 창원성주 충전소에 설치된 디스펜서 3기 중 1기를 셀프 충전기로 설치했다.

코하이젠 관계자는 “하이넷과 한국가스공사가 사용 중인 셀프 충전기와 차이점은 없지만 승용차보다 충전 시간이 길고 충전량이 많은 상용차에 적합하도록 제작했다”라며 “이것이 승용차용 셀프 충전기와 별도로 상용차용 셀프 충전기 실증을 시행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 창원성주 수소충전소의 준공과 함께 셀프 충전기 실증을 시작해 셀프 수소충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한 후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코하이젠은 향후 상용차 외에도 UAM, 선박, 트램 등 다양한 모빌리티 충전 인프라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수소충전 시장이 포화되는 시점에 코하이젠만의 독자적인 충전소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시공사 및 기기 제작사와 함께 해외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도 호주, 덴마크, 이집트, 스페인 등 여러 국가로부터 협력을 제안받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K-수소충전 모델’ 수출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모빌리티 인프라를 선도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300개소 구축해 수소종합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인터뷰]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

“K-수소충전 모델 정립해 2024년 해외진출 추진”

Q. 코하이젠의 첫 번째 수소충전소인 전주평화 수소충전소가 문을 열었다. 소감을 말해달라.

대단히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상용차용 수소충전 인프라의 글로벌 기준을 세웠으며, 이를 통해 수소모빌리티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수소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들은 여전히 많지만, 기술과 역량을 하나씩 내실화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다.

Q. 코하이젠은 2040년까지 30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수소종합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코하이젠의 중장기 비전과 추진전략 및 과제, 목표를 설명해달라.

중장기 비전은 수소충전소를 중심으로 한 수소 인프라 선도기업이자 수소종합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소충전소 설비의 표준화·국산화·대량발주 등 수소충전소 사업방식에서 혁신을 추진할 것이며, 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액화수소 기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선도 역할을 하고자 한다.

Q. 코하이젠은 1단계로 2025년까지 35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충전소 배치(입지) 전략에 대해 말해달라. 또 다른 사업자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바란다.

입지를 선정할 때는 크게 정부의 요청사항인 ‘지역균형성’과 운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접근성’을 고려한다. 여기에 지자체와 운수업체의 수소차 ‘보급의지’도 고려한다. 특히 지자체와 협력해 버스 또는 트럭 공영차고지에 충전소를 배치하기 위해 당사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상용차 외에도 UAM, 선박, 트램 등 다양한 모빌리티 충전 인프라 구축 추진 방향은?

상용차 외 다른 수소모빌리티를 위한 충전 인프라는 추후 액화수소 기술을 중심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UAM·선박·트램 등의 모빌리티 충전소 또한 현재 당사가 가진 사업추진 전략과 마찬가지로 해당 모빌리티 사업자와 협력해 최적의 사용 여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부지 면적, 위치, 수소 공급 용량 등을 최적화해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것이다.

Q. 코하이젠은 향후 독자적인 충전소 모델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여러 나라에서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코하이젠이 말하는 ‘K-수소충전 모델’은 무엇인가? 언제쯤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고 예상하는지도 궁금하다.

코하이젠은 설계 단계부터 설비의 표준화와 국산화를 추구하고 있다. 국산 수소모빌리티와 동반 진출 시 ‘K-수소충전 모델’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까지 국내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운영 실적을 축적함으로써 역량 내실화에 집중하고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사의 주주사이기도 한 현대자동차, 수소트램 제작사 등 수소모빌리티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수소충전 인프라는 코하이젠이, 수소모빌리티 수요는 해당 기업들이 주도해 협업했을 때 시너지가 실현될 것이며 해외 진출을 위한 모델이 완성될 것이다.

Q. 코하이젠의 2023년 주요 사업계획과 달성 목표를 말해달라.

코하이젠은 2021년에 설립돼 사업 초기 단계의 짧은 기간이지만 성공적인 사업 모델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2023년도에는 사업 안정화와 발전을 목표로 한다. 현재까지 확보한 수소충전소 보조금 사업을 완결하고, 대용량 수소충전소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된 혁신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또한 액체수소충전소 구축 기반을 마련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Q. 끝으로 코하이젠 대표이사로서 각오와 함께 덧붙여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탄소중립의 실현은 인류 생존에 있어 필수불가결하다. 또한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 에너지원으로써 수소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다.

코하이젠은 수소상용차 충전소 건설에만 국한하지 않고, 육상·해상·항공을 아우르는 수소공급 인프라 구축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회를 만들어가는 명실상부한 수소종합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국가 정책의 큰 방향으로 제시했고, 2022년 11월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상용차와 액체수소충전소 보급을 중심으로 수소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코하이젠은 국정 과제 이행을 선도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나아갈 것이다.

코하이젠이 최고의 수소종합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월간수소경제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 코하이젠에서 구축한 전주평화 수소충전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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