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로 진행 중인 전북 부안의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조감도. 현대건설이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기후변화,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업계의 노력이 뜨겁다. 세계적으로 수전해 설비를 적용한 메가와트(MW)급 그린수소 생산시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고, 건설사·엔지니어링사를 중심으로 탄소를 포집해서 활용·저장하는 CCUS 사업에 진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SK건설의 경우에는 아예 이름에서 ‘건설’을 지웠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했다.

DL이앤씨도 수소생산공장 EPC(설계·조달·시공), 암모니아 플랜트사업,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친환경·탈탄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CCUS 전문회사인 카본코(CARBONCO)를 설립했다.

삼성물산의 최근 행보도 눈에 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을 들여 추진 중인 ‘네옴시티’에 참여하는 5개 사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다. 사우디는 홍해 연안의 얀부시에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생산한 수소를 연 120만 톤의 암모니아로 전환해 유통할 계획으로, 사업을 위한 협약 금액만 65억 달러(약 8조5,000억 원)에 이른다.

국내 건설업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현대건설도 일찍부터 탄소중립을 염두에 두고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2045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본보기가 되고 있다.

현장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Scope 1·2), 협력업체와 물류 등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Scope3)을 모두 줄여 2045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완공한 쿠웨이트 알주르 LNG인수기지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타격으로 영업이익은 30% 정도 떨어졌지만 해외 신규 수주가 크게 늘었고, 각국이 친환경·탈탄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동의 국가들은 막대한 오일머니로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에 대비하고 있다. 사우디만 해도 에너지 전환의 핵심에 ‘수소’가 들어 있다. 기존 건설사들이 수소 기반 ‘플랜트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두고 EPC역량을 키워가는 전략 또한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수소와 연관된 수전해, 암모니아, CCUS, 소형모듈원전… 모두 플랜트 산업이다. 다음은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미래사업실 수소에너지연구팀, 플랜트사업본부 수주영업실과 나눈 서면 인터뷰다.

Q  현대건설은 최근 ‘2045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정부의 시나리오보다 5년을 앞당긴 배경이 궁금하다
현대건설은 10월 26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국내 상장 건설사 중 처음으로 ‘2045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더불어 탄소중립 비전을 담은 보고서인 ‘글로벌 그린 원 파이오니어: Net Zero by 2045’를 통해 이행 전략을 공표했다.

건설업의 탄소배출량은 업장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Scope 1, 2보다 가치사슬 상에서 배출하는 Scope 3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여러 갈래의 공급망, 협력사와 연계되어 있는 건설업의 특성에 기인한다. 건설업에서 말하는 상품인 건물, 아파트 등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직접 또는 간접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공법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신시장 확대 예측에 따라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왔다. 또 건설업을 선도하는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가치사슬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한 발 앞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탄소중립 목표를 2045년으로 설정했다.

Q  건설업계가 ESG 경영을 앞세워 친환경, 탈탄소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의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나?

탄소중립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2016년 파리협정 이후 121개국이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행’에 가입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앞으로 건설산업은 전통적인 EPC 건설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탈탄소 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건축·주택 부문’에서는 친환경 건축, 제로에너지빌딩 건물 시장이 확대되면서 녹색 건축물에 대한 시공 능력이 요구된다. ‘플랜트 분야’에서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이 결합된 저탄소 발전플랜트, 재생에너지 발전, 수소플랜트 같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반 인프라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토목 분야’에서는 해상풍력발전, 해수 담수화, 토양 정화, 폐기물 재활용 시장 확대에 따른 친환경 인프라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 현대건설이 지난 2018년 5월에 준공한 인도네시아 사룰라 지열발전소로,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급이다.

이런 변화에 맞춰 건설업계가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고, 당사 또한 이를 기회로 보고 저탄소 포트폴리오를 확대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래 사업 환경 변화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2030 미래 전략’을 수립했으며, 본 전략의 목표는 종합 건설사업을 통해 그동안 축적한 EPC 역량을 기반으로 저탄소·친환경 등 신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다.

이와 관련해서 수전해·수소액화플랜트, 수소연료 발전사업을 포함한 수소플랜트, 차세대 SMR 설계·시공 및 원전 해체 핵심기술, 해상풍력발전, CCUS 등을 수요 핵심 사업으로 설정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Q  현대건설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단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 있다면 말해달라
수소의 생산과 관련해서는 기존 개질수소 플랜트의 EPC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CCUS 기술과 연계한 블루수소 플랜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수전해 기술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수소의 저장·운송과 관련해서는 수소액화 및 암모니아 전환 플랜트의 타당성조사, 기본설계(FEED) 역량을 확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미래 전략의 일환으로 수소액화플랜트의 설계 기준을 정립하고 공정모사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내부 기술 역량을 높여가고 있다. 

수소의 활용과 관련해서는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개발하고 직접 운영까지 할 계획이다. 그룹의 수소 비전과 연계해 수소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진행 중이며, EPC 수행 경험과 신사업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해 초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할 방침이다.

실제로 수소와 관련해서 SK E&S가 주도하는 ‘보령 청정수소 사업’의 FEED 설계를 수주해 수소플랜트 기본설계 역량을 인정받았고, EPC와 연계한 수주를 추진 중에 있다. 또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참여해 하루 1톤 이상의 수소를 생산해서 저장·운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국내 수소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저탄소 블루수소,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을 계획 중인 중동,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발주 예정인 해외 수소사업의 초기 개발 단계에 참여하고 입찰 참여를 통해 수주 실적을 확보할 방침이다.

Q  각국이 탄소중립 선언에 나서면서 해외 플랜트 사업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국가전략 수립에 따라 블루·그린수소의 수요 확대로 수소생산뿐 아니라 저장·운송·활용 전 부문에 대한 중대규모 플랜트 사업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블루수소보다는 그린수소 사업 개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동, 동남아, 호주, 남미,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용 청정수소 프로젝트 사업의 발주가 예상된다. 주요 수입국으로 예상되는 동북아시아, 유럽의 국가로 수소를 운송하기 위한 액화수소, 암모니아 전환 플랜트 사업과 수출터미널 사업의 동시 발주를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내수용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유럽, 미국, 중국에서 발주되고 있다. 

가스전을 보유한 국가의 경우에는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블루수소 생산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CCUS와 연계한 사업 발주를 예상한다. 또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국가의 경우에는 해외 청정수소 도입과 연계한 수입터미널, 수소 활용 사업을 중심으로 한 발주가 예상된다. 

최근 무탄소 전력원인 원전을 활용한 핑크수소 사업을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향후 실증사업을 통해 상업화 수준으로 발전된다면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도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를 직접 생산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다
전라북도, 부안군, 전북테크노파크, 한국수력원자력,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테크로스 환경서비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루 1톤 이상의 수소 생산 및 저장·운송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국내 최대 상업용 청정수소 생산기지로 전라북도 부안의 신재생에너지단지 안에 조성된다. 여기서 생산한 수소는 부안군 내 수소충전소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서 현대건설은 수소생산기지의 기본·상세설계, 주요 기자재 구매, 시공을 맡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수전해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본 사업에서는 2.5MW급 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 설비를 설치하게 된다. PEM 수전해는 풍력·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의 부하변동에 대한 응답성이 빠르고 높은 전류밀도로 수소생산이 가능하다. 또 수소생산 압력이 30bar로 비교적 높아 250bar 수준의 출하설비와 연계할 경우 알칼라인 수전해의 생산압력인 10bar 대비 압축기의 소요에너지를 30~50% 줄일 수 있다. 

현재 PEM 수전해기를 공급받기 위해 글로벌 업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압가스관리법 등 관련법에 따라 국내 도입을 위한 규제특례를 신청 중에 있다. 

▲ 현대건설이 서산 간척사업지 내 약 30만 평 유휴지에 조성한 서산 태양광발전소 전경.

Q  앞으로 수전해 기술을 어떻게 확보할 방침인가? 새로운 투자에 나서거나 기술이전을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글로벌 수전해 플랜트 EPC 시장에서 경쟁우위 요소는 타당성조사, 기본설계 역량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수전해 기기는 주요 전문업체와 협력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컨테이너 사이즈급의 2.5MW 수전해 시설과 달리 100MW 이상 대용량 수전해 플랜트의 경우 주기기인 수전해 스택뿐만 아니라 가스분리, 열교환, 순수공급, 압축 설비 같은 다양한 공정의 주변기기(M-BOP)와 변압기, 정류기 같은 전기시설(E-BOP) 등으로 구성되어 플랜트의 최적 설계를 담당하는 EPC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선은 타당성조사, 기본설계 역량 확보를 위해 소규모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수전해 전문업체와 협력망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수전해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기술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Q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해상풍력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벌이고 있나?
현대건설은 국내 단일 최대 규모인 65MW 태양광발전소인 ‘서산 태양광발전소’를 사업 개발부터 EPC, O&M(운영관리·유지보수)까지 수행해 재생에너지 발전 토털 솔루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서남해 60MW 해상풍력발전 실증사업’을 통해 해상풍력 도급 기술력을 확보했고, 국내 최대 규모인 ‘제주 한림 100MW 해상풍력발전사업’의 EPC 총괄뿐 아니라 개발자로서 지분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자체 개발 사업으로 통영 욕지도(224MW) 해상풍력발전사업의 허가권도 획득했다. 

▲ 100MW 규모의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사업 현장.

해상풍력의 경우 수전해를 통한 수소생산을 염두에 두고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해상에서 전기를 모두 끌어오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잉여전력으로 현장에서 수소를 생산해 유통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국내외 그린수소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적 과제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수소생산 플랜트 관점에서 불규칙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출력제한에 즉시 대응하는 수전해 설비 가동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 투자개발, 운영사업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초과 시 잉여전력을 소비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플러스 DR’ 같은 신사업 모델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Q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액화하는 국책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CCUS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신재생에너지의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가 궁극적인 목표지만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찾은 현실적인 대안이 ‘블루수소’다.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저장하거나 활용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24일부터 현대차, 롯데케미칼(분리막 포집기술 보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VSA, Vacuum Swing Adsorption 건식포집기술 보유) 등 12곳의 관련 업체·기관과 함께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하이브리드식 CO2 포집·액화 공정의 최적화 및 실증’이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윤여일 박사 연구진이 개발한 CO2 습식포집기술인 키어솔(KIERSOL) 파일럿 플랜트다. 현대건설은 이 기술을 실증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평택 수소생산기지 안에 있는 수소생산 설비를 대상으로 세 가지 방식(습식, 분리막, VSA)의 탄소포집 공정을 적용해 회수율 90%, 순도 95%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하루 100톤 이상 포집하는 실증 설비를 설계·시공·시운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 100만 톤급의 탄소 포집·액화 플랜트 기본설계 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본 사업의 주관사로 실증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CO2 포집·액화 설비의 설계·시공·시운전에 대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포집 공정별 경제성에 기반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플랜트 설계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CCUS 시장 진입을 위한 사업 기반이 되는 셈이다. 

Q  이산화탄소 포집량이 크게 늘면 결국 지중에 저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해가스전을 통한 CCS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정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가능 용량은 7억3,000만 톤에 달한다. 연 2,4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고 가정했을 때 30년간 저장할 수 있는 양이다. 또 추가 탐사와 시추, 기술개발로 이산화탄소를 최대 11억6,000만 톤까지 저장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포집된 CO2의 일정량을 국내 해저 지층에 저장하는 CCS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현대건설은 탄소 포집뿐 아니라 저장 기술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동해가스전 같은 고갈가스전의 CO2 지중저장소 활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로 ‘해양 CO2 수송 및 주입시설 전주기 안전성 확보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 중에 있으며, 이미 고갈된 동남아시아의 유전 및 가스전 중 국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후보지 선정을 목표로 하는 산업부 국책과제 ‘CCUS 상용기술 고도화 및 해외저장소 확보를 위한 국제공동연구’의 연구개발 기관으로 선정되어 지난 11월 21일에 협약을 체결했다.

또 세계적인 수준의 ‘CCS 최적 저장 설계 및 설비 변환 기술’ 확보를 위해 지난 5월부터 K-CCUS 추진단을 총괄 주관으로 네덜란드와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해저 고갈가스전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데 처음 성공한 나라로, 블루수소 생산을 위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파이프로 이송해 로테르담 항 앞바다(북해)에 저장하는 ‘포르토스(Porthos)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Q  이산화탄소의 대규모 활용, 즉 CCU 사업은 어떻게 보고 있나?
포집된 CO2을 저장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CO2의 활용처다. 지금까지는 포집된 CO2를 액체나 고체로 변환해서 음료용, 용접용, 농업용, 콜드체인 등에 주로 활용해왔지만, 장기적으로는 포집된 CO2와 그린수소의 화학전환 반응을 통해 이퓨얼(e-fuel)을 생산하는 등 ‘CO2 자원화’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본다. 현대건설은 이 같은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CO2 화학전환 인재를 채용하고 관련 실험실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책과제나 실증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Q  마지막은 원전사업에 대한 질문이다. 미국 홀텍(Holtec) 사와 손을 잡고 사업을 추진 중인 걸로 안다
홀텍 사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 SMR-160 모델은 검증된 노형인 가압경수로(Pressurized Water Reactor, PWR)에 피동안전성(Passive safety, 모터나 펌프 없이 자연순환, 중력 등을 이용하여 냉각) 개념을 적용한 차세대 원자로다. 소형모듈원자로 모델인 ‘SMR-160’은 애초에 다양한 활용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고 있고, 수소생산은 SMR-160의 주요 활용처 중 하나이다. 

▲ 현대건설이 미국의 홀텍 사와 함께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의 조감도.

미국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에서는 기존 PWR 원전과 SOEC를 활용해 수소생산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실현 가능성을 평가한 바 있다. 홀텍과 당사도 SMR-160과 고온증기전기분해(High-Temperature Steam Electrolysis, HTSE) 공정을 활용한 수소생산 플랜트가 향후 중요한 사업모델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토핑히터(Topping Heater) 등을 활용한 SOEC 시스템 구성, 경제성 평가 등을 주제로 연구와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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