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한국을 찾으면서 ‘네옴시티’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었다.

삼성, 현대차그룹, SK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들이 단체면접에 나서 양해각서를 주고받았고,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네옴시티는 오일머니라는 종잣돈으로 오일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대규모 친환경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 길이 170km에 달하는 자급자족형 직선도시 ‘더 라인’,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의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으로 구성된다.

롯데월드타워 높이의 건물을 서울에서 강릉까지 죽 이어 붙여 짓겠다는 ‘직선도시’(직선만큼 자연을 거스르는 것도 없다)는 SF영화의 한 장면 같다. 어쨌거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전에 터널공사를 수주한 모양이다.

수소사업으로 보면 ‘옥사곤’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네옴에서 그린수소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토목공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우디는 2.2GW 수전해 설비를 현장에 구축하고 4GW의 재생에너지를 공급해 연간 120만 톤의 그린수소 기반 암모니아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우디 민간발전업체인 ACWA 파워가 에어프로덕츠와 손을 잡고 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태양광을 깔고,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암모니아 공장도 짓게 된다. 이게 플랜트 사업이다. EPC에 능한 국내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하다.

다만 국내 기업 중에는 메가와트(MW)급 수전해 설비 생산기술을 갖춘 업체가 없다. 결국엔 글로벌 업체와 손을 잡고 진출해야 한다.

한화솔루션이 AEM(음이온교환막) 수전해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소식을 듣지 못했다. 기술투자란 게 참 어렵다.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가 힘들다. SK처럼 유망한 회사(플러그파워)에 통 큰 투자를 하는 게 남는 장사일지 모른다.

‘미스터 에브리씽’ 빈 살만의 재산을 두고 다들 관심이 많다. 그 관심의 2,800조 분의 1이라도 ‘그린수소 기술’로 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력은 권력이지만, 그 권력으로도 해수면의 높이를 낮추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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