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대 MS이엔지 대표가 수소디스펜서의 충전 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MS그룹사 중 하나인 MS이엔지는 지난 1982년 설립된 ‘토탈 가스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40여 년 이상 가스 압축기·액 이송 펌프 등의 장비와 긴급차단 밸브, 초저온용 안전밸브 등 각종 밸브류, LPG·수소디스펜서 등을 공급하는 동시에 다양한 가스 플랜트 설계·시공을 해오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수소충전소용 디스펜서(충전기)를 출시한 이후 국산화율을 높여 오면서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수소디스펜서, 수소용 초고압 안전밸브 및 버퍼탱크 등의 수소 제품 개발로 수소전문기업에 지정된 MS이엔지는 선박 및 액화수소 분야로 수소사업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월간수소경제>는 신현대 MS이엔지 대표를 만나 회사의 수소사업 현황과 방향성을 들었다.   
 
가스 엔지니어링 기업 CEO로 변신
신현대 MS이엔지 대표는 지난 1984년 7월 현대그룹에 공채로 입사해 육상용 방산 생산 기술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1989년 항공사업부로 이동했다. 1999년 IMF로 당시 항공 3사(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가 통합되면서 30년 이상을 국내에서 개발된 각종 항공기를 비롯해 위성, 발사체 부분의 제작 전문가로 일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 업무를 수행했다.  

약 2년 전 전원태 MS그룹 회장과 인연이 되어 2020년 11월에 MS이엔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신 대표는 “현재는 과거의 경험(항공 분야)과는 전혀 다른 사업을 경영하고 있지만 ‘제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적응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질적 성장을 위해 설계와 품질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 대표는 “지금까지 당사는 40년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를 사람의 손으로 제품에 반영했다면 앞으로는 이론과 현실을 바탕으로 미래의 목표를 미리 정해놓고 접근해 나아갈 것”이라며 “중소기업 특성상 어려운 점이 많지만 기초를 튼튼히 다지기 위해서는 우선 설계부터 완벽해야 하고, 그 이행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설계・품질 인력을 대폭 증원하고 AS팀도 보강했다”고 밝혔다. 
 
수소디스펜서 국산화율 높이기 ‘안간힘’
MS이엔지는 일본 다쓰노(TATSUNO)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수소디스펜서 ‘HYDROGEN-NX’ 시리즈를 ‘MS TATSUNO’라는 브랜드로 지난 2018년 출시하며 수소사업에 진출했다. 다쓰노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주유기, 충전기 분야 세계적인 기업이다. 다쓰노의 수소디스펜서는 이미 일본 내 수소충전소용 디스펜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그 성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에 수소디스펜서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소충전기 관련 핵심부품의 수입 비용이 너무 비싼 점이 큰 문제였다. 신 대표는 수소디스펜서의 국산화율을 높이기에 집중했다. 국내 전문기업을 통해 국산화함으로써 시중가를 2년 전 대비 약 30% 정도 낮출 수 있었다. 

▲ MS이엔지 부산 공장에 있는 수소디스펜서 조립라인.

플랜트 분야에서도 국내 굴지의 건설사 등으로 고객을 다양화하고, 특정 분야를 특화함으로써 과거 대비 수주량이 대폭 증가했다. 그 결과 회사 전체 매출이 2년 연속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수소디스펜서 시장 규모와 사업성을 분석해보니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힘들겠다는 판단이 섰다”라며 “그래서 직접 수소디스펜서 생산원가를 분석해보니 유량계 등 다쓰노가 직접 제작하는 일부 부품 외에는 모두 국산화를 해야 가격을 몇십 퍼센트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취임하자마자 국산화율 높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 MS이엔지의 수소디스펜서가 설치된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이러한 노력으로 2018년 1호 수주를 시작으로 올해 8월 말까지 100호기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는 물량까지 모두 합하면 올해 말까지 30대를 추가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이엔지의 수소디스펜서는 국회, 정부세종청사, 인천공항 T1 등 주요 수소충전소에 납품되어 운용 중이며, 3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반도체 수급문제가 발생하면서 그 여파가 수소디스펜서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쓰노 측에서 올해 3월부터 반도체 관련 부품 공급이 힘들어진 것이다. 다쓰노 측은 올해 8월 말 한국 방문 시 MS이엔지에 정상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수 없음을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신 대표는 독자 모델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다쓰노 측이 독자 모델 개발을 측면 지원하겠다는 협력 의지도 확인했다. 이처럼 신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단기간에 독자 모델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신 대표는 “사실 자동차 분야에서 반도체 수급문제가 발생했을 때 향후 수소디스펜서에도 영향을 미치겠구나 하는 예상을 하고, 물밑으로 사전 준비를 해왔다”라며 “다쓰노 측과의 협의 끝에 지난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독자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 의존했던 수소디스펜서의 핵심부품들을 순차적으로 국산화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유지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가까운 시일 내에 부속 부품을 비롯해 J2601(2020) 프로그램까지 자체 개발, 국산화율을 최대한 높인 독자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MS이엔지의 독자 모델 수소디스펜서 이미지.

MS이엔지는 현재 부산 본사 공장에서 심혈을 기울여 실증용 독자 모델 1기를 제작 중이다. 제작이 완료되면 상업용 수소충전소에 설치해 성능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독자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추가 수주 예상 물량(30대)이 바로 독자 모델이다. 

MS이엔지는 국책과제를 통해 수소디스펜서의 충전 건(Gun) 노즐도 국산화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의 충전 건 노즐은 대부분 유럽의 A사 제품 등 전량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가격도 1,000만 원 이상의 고가인 데다가 1~2년 사용주기로 누설 및 IR 고장 등 잦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충전 건 국산화 개발에서 그간의 사용자 불편 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격을 낮추고 편의성을 증대시킴과 동시에 성능을 보완하는 최적의 설계・제작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기본설계를 마치고 시제품을 제작 중이며, 조만간 1차 시험검증에 착수할 예정이다. 향후 여러 차례의 시험과 검증, 실증 과정을 거쳐 내년까지는 상용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코하이젠과 하이넷, 한국가스공사는 셀프 수소충전소의 안전성과 효율을 검증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심의위원회로부터 셀프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실증 특례를 승인받았다. 실증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되면 전국으로 셀프 수소충전소를 확대할 전망이다. 

▲ MS이엔지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H2 MEET 2022’에서 셀프 수소충전소용 충전기를 선보였다.

MS이엔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셀프 수소충전소용 디스펜서를 출시했다. 일정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으로, 미래전자가 개발·제작한 ODT(Out Door Terminal)를 디스펜서 내에 설치해 고객 스스로 충전량에 대한 비용을 카드로 지불하고, 개인 휴대폰으로 전자 영수증을 받도록 해 편리성을 높였다. 

MS이엔지는 처음으로 상용차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의 창원 수소충전소에 3기를 우선 공급해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를 포함해 최종 21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의 여러 기업들도 수소충전소용 디스펜서를 출시할 예정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신뢰도와 가격 경쟁력, 철저한 사후 관리로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게 신 대표의 전략이다.   

▲ 수소디스펜서 조립라인을 점검하는 신현대 MS이엔지 대표. 

신 대표는 “향후 순수 국산화 제품의 독자 모델을 통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가격 경쟁력을 배가할 계획”이라며 “사후 관리도 중요한 요소인데, 예를 들어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생산라인이 유지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부득이 생산을 종료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수리용 부속품은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 대표는 국내 수소충전기 제작사가 그 수요보다 너무 난립해 있다고 보고 있다. 필요 이상의 다수 제조사가 경쟁할 경우 자칫 원가 경쟁에만 치중해 제품의 안전과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다. 선두 주자의 적절한 역할로 시장 질서가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는 게 신 대표의 전망이다.

 
여기에 MS이엔지는 수소용 초고압 안전밸브도 개발해 공급 중이다.  

 
안전밸브는 유체를 사용하는 배관, 압력용기, 압축기, 펌프 등과 같은 유체시스템에서 설계압력 이상의 압력상승으로 인한 기기의 파손과 배관 및 압력용기의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밸브로, 육상 설비 및 조선・해양 플랜트 설비 등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부품이다. 

▲ 탱크 및 압력용기류를 생산하는 MS이엔지 진영공장. MS이엔지는 진영공장을 통해 선박·액화수소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개발 초기 국내 안전밸브 제조사들은 분출압력 300bar 미만의 밸브를 생산・판매하고 있었다. 분출압력 1,000bar급의 초고압 가스안전밸브는 일본 TAKEI사 등 일부 해외 선진업체가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국내 수소충전소에 사용되는 초고압 안전밸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MS이엔지는 지난 2016년 수소용 초고압(1,000bar급) 안전밸브 개발에 착수해 2018년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현대로템, 효성, 한화파워시스템 등의 수소충전소 구축업체에 전량 공급하며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다양한 압력의 제품도 생산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선박・액화수소 분야 진출 계획
MS이엔지는 수소디스펜서, 수소용 초고압 안전밸브 및 버퍼탱크 등 수소 제품의 매출 증가로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수소전문기업으로 지정됐다. 2020년 총매출의 30%를 수소 제품이 차지했다.  

수소전문기업 지정 제도는 수소법에 따라 총매출액 중 수소사업 관련 매출액 비중이나 연구개발 투자금액 비중이 요건을 만족할 경우 확인증을 발급하는 제도이다. 지정된 기업에는 공공 조달시장 진입 지원, 수출 사전진단 및 컨설팅, 우대 금융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MS이엔지는 수소디스펜서 등 수소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그간의 초저온 저장탱크 제작 및 가스 플랜트 설계·시공 경험을 활용해 선박 및 액화수소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금은 육상용 가스 관련 제품·플랜트만 취급하고 있지만 앞으로 암모니아・LNG・수소 선박 등 친환경 선박이 메인 선박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에 이 분야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 신현대 MS이엔지 대표가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 선박 분야 진출 준비에 착수했다. ‘부산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 이 사업은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친환경 선박 실증 △이동형 액화 암모니아 표준용기(ISO 탱크 컨테이너) 실증 △이동형 기반 선박용 암모니아 연료 벙커링 구축 및 안전성 실증 등 3개 사업으로 구분된다. 

MS이엔지는 3개 사업 중 ‘이동형 기반 선박용 암모니아 연료 벙커링 구축 및 안전성 실증’ 사업에 참여해 암모니아 벙커링 시스템에 적용할 충전커플링, 호스용 세이프티 커플링, 암모니아 디스펜서, 중화 시스템을 등을 개발해 제작・공급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처음으로 하는 실증사업이다 보니 관련 규정이나 코드(CODE)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기술지원을 받아 안전하게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지금은 수소가 대부분 기체 상태로 보급・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운송비용이나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액체 상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당사도 그동안의 초저온 저장 탱크 제작 경험을 통해 극저온 상태의 액화수소를 저장・취급할 수 있는 다양한 기자재를 개발 중이다. 개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이미 상용화된 외국사와의 기술 제휴도 검토 중”이라며 “나아가 밸브와 배관 부분을 추가해 액체수소의 저장부터 이송・관리・충전에 이르기까지 액화수소 전반을 다룰 수 있는 전문기업이 될 것”이라고 향후 수소사업 방향성을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