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차 보급에 맞춰 충전소를 비롯한 기반시설 구축이 더디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다. 

서울 사대문 안 첫 수소충전소인 ‘서소문청사 수소충전소’가 문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예약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30억 원에 이르는 수소충전소 구축비용도 여전히 큰 부담이다. 구축비 절반을 국비로 지원하고 있지만, 주유소나 LPG충전소에 비하면 턱없이 비싸다. 

설비 국산화를 달성하면 그 비용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 공사기간을 맞추기도 좋고 설비의 사후관리도 편하다.

타입1 중고압 용기도 700bar 충전에 꼭 필요한 설비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에테르씨티가 ‘핫 스피닝’ 공법으로 심리스 강관을 가공해 시장에 공급한다. 지난해 555bar 중압용기를 출시했고, 오는 11월에는 990bar 고압용기(350리터급)를 출시한다.

에너진도 에테르씨티와 마찬가지로 ASME 인증과 KGS 인증을 받았다. 에너진은 와이어 와인딩 기술을 적용해 1,000bar에 대응하는 1,100리터급 초대형 용기를 이미 시장에 출시했다. 

국내 타입1 고압용기 시장은 미국의 피바 사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시장에 에테르씨티와 에너진이 뛰어들면서 ‘피바 vs 국산’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여기까지 오기가 참 힘들었다. 그동안 타입1 탱크에 대한 국내 인증 기준을 마련하느라 긴 시간이 걸렸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미국 ASME의 ‘섹션8 디비전1’과 ‘디비전3 KD-10’의 요구사항을 참조해 KGS 인증을 마련했다.

“사실상 같은 인증을 미국과 한국에서 이중으로 받았다고 할 수 있죠. 용기 개발은 오래전에 마쳤고, 저장용기 규정을 마련하는 데 3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에테르씨티 기술연구소 지현준 소장의 말이다. 

인증 문제가 참 어렵다. 상용화가 급하다고 서두르면 안전에 소홀할 수 있다. 그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참으로 지난하고 고되다. 능선과 봉우리를 몇 개씩 타고 넘는 지리산 종주(縱走)와도 같다. 그동안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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