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월 인사이트가 MCS 자선재단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 표지의 일부.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독립 전문가들로 구성된 에너지컨설팅 기관인 콘월 인사이트(Cornwall Insight)가 지난 9월 22일 논쟁이 될 만한 보고서를 발행했다.

콘월 인사이트가 MCS 자선재단에 의뢰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영국의 가정 난방을 위해 가스를 수소로 대체할 경우 향후 30년 동안 가정의 에너지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는 예측을 담고 있다. 수소는 평균적으로 가스보다 70~90% 더 비싸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수소가 천연가스보다 훨씬 더 비싼 난방 연료가 될 것이며, 히트펌프 같은 가정용 난방을 탈탄소화하는 다른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 정부는 내년에 도시가스망에 최대 20%의 수소 혼합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준비를 하고 있고, 2026년부터 가정 난방용 수소를 대규모로 보급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정책의 지지자들은 영국 난방 시스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의 가스배관과 가스보일러를 업그레이드할 필요 없이 수소를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수소 사용이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하며, 일부 전문가는 극복하기 힘든 기술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그린수소와 달리 블루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생성되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저장하지 않으면 탄소감축 효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 그린수소, 블루수소를 활용한 가정용 난방비 연간 지출 예상.(표=콘월 인사이트)

이러한 우려가 저탄소 목표를 위한 대체 수입원으로 수소를 내세우고 있는 화석연료 회사의 강력한 로비로 대부분 잠잠해졌다고 비판한다.

자선단체인 MCS는 현재 영국 의회에 최소 120명의 수소 로비스트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쉘(Shell),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 회사와 다수의 소규모 회사, 신생 기업이 수소를 지속 가능한 연료로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콘월 인사이트는 수소와 가스를 혼합하면 가정 난방 가격이 훨씬 낮아져 단기, 장기(2050년)로 봤을 때 약 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천연가스 사용을 전제로 한다.

미래를 위한 포럼(Forum for the Future)의 창립자인 조나단 포릿(Jonathon Portritt)은 “이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보고서로, 가정 난방을 위해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수소를 사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그린수소의 미래 공급은 탄소 감축이 어려운 부문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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