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연료전지 전극 촉매 코팅장비인 ‘MEA 슬롯다이’ 기술을 보유한 지아이텍을 찾았다. 슬롯다이(Slot Die)는 이차전지 양산기술에서 넘어왔다. 백금이 든 전극 촉매 슬러리를 필름 위에 얇게 코팅하는 데 이 장비를 쓰고 있다. 

“통상 기존에 있는 장비 기술을 활용해서 새로운 기술에 적용하게 됩니다. 이 방법이 최고의 기술은 아닐지 몰라도 최적의 기술이기는 하죠.”

지아이텍 기술연구소 최한신 소장의 말이다. MEA 제작용 전극 코팅장비는 향후 ‘최적의 기술’을 적용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그러자면 PEM 연료전지 시장의 규모가 지금보다 커져야 한다.

현대차의 연간 수소전기차 생산 물량은 1만5천 대 수준이다. 아직 ‘도입기’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 현대차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중소・중견 연료전지 업체는 말할 것도 없다. 수소모빌리티 시장은 당분간 이대로 버티면서 ‘현상 유지’하는 분위기다. 

연료전지 시스템사에 MEA를 설계・제작해서 납품하는 벤처기업인 에프씨엠티(FCMT)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에프씨엠티 이정규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수소모빌리티 시장이 애초의 기대만큼 확 살지는 않았어요. 시장이 생각만큼 빨리 크질 않으니까 답답한 면이 있죠. 당장은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보고 가는 게 현실입니다.”

건물용 PEM 연료전지 업계를 두고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그나마 이 시장이라도 버티고 있어 수소연료전지 신기술의 싹이 묘목 정도로 자라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너무 일찍 결과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여유가 된다면 큰돈을 들여 나무를 사오면 된다. 하지만 그 기술의 뿌리는 내 것이 아닐 확률이 높다.

한그루 묘목이 ‘우영우 팽나무’로 자라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의 나이테를 불려가고 있다. 훗날 무성한 숲을 보고 싶다면 이 묘목들을 잘 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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