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5 (금)

TREND

스마트팜으로 들어온 DME 개질형 수소연료전지

메탄올 탈수반응으로 얻은 DME 연료 사용
DME 개질한 수소로 30kW 연료전지 가동 예정
연료전지서 나온 배열, CO2…스마트팜 온실에 활용
가스 공급 힘든 농가에 ‘액체 수소화합물’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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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1. 서울 남부터미널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한 기업의 사옥 5층에는 ‘에코 스마트팜’이라는 식물공장이 들어서 있다. 노르스름한 LED 불빛이 가득한 유리온실 안에는 파프리카나 상추가 자라고, 꿀벌이 날아다니며 토마토 꽃가루를 옮긴다. 여기서 자란 채소는 구내식당의 식재료로 쓰인다.

 

#2. 전북 완주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A씨는 컴퓨터를 켜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온습도 조절장치, 자동관수 설비를 갖춘 비닐하우스에서 코코피트 배지로 완숙토마토를 재배한다.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팜 우수농가의 데이터를 토대로 탄소시비의 양을 조절한다.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실에서 배지를 활용해 과일이나 채소, 특용작물을 기르는 이 사업에 연료전지를 접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원주에 있는 제2가나안농군학교를 찾았다.
 
DME 개질형 30kW급 연료전지 적용
수소연료전지는 스마트팜과 궁합이 잘 맞는다. 온실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려면 전기와 열이 필요한데, 연료전지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DME 연료를 개질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시비로 써서 작물 생장을 돕는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이나 산촌에는 도시가스 배관이 들어가지 않는다. 보통 LPG 연료통을 두고 요리나 난방을 해결하는 곳이 많다. 이곳은 DME(Dimethyl ether, 디메틸에테르)라는 조금 특별한 연료를 쓴다. 

 

DME(분자식 CH3OCH3)는 탄소수가 가장 적은 에테르로 물성은 LPG와 거의 동일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훨씬 적은 친환경 연료에 속한다.

 

 

“LPG의 지구온난화지수가 3에서 4 정도 됩니다. 그에 반해 DME는 0.3으로 CO2 발생량이 아주 적죠. 바로 이 DME를 개질해서 나온 수소로 연료전지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 쓰고,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60℃ 정도 되는 배열은 모아서 냉난방에 활용하게 되죠. 개질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저쪽에 있는 온실로 보내게 됩니다.”

 

DME와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프랜즈의 조원준 대표가 온실 쪽을 가리킨다. 

 

DME는 LPG와 혼합해서 쓸 수 있다. 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뛰어나 디젤 대체 연료로 한때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수지나 고무 씰(seal)이 상할 수 있고 윤활성이 없어 연료 펌프나 분사장치 계통을 교체해야 한다. 이런 문제로 대중화에 이르진 못했다. 

 

“DME는 메탄올로 만들어요. 메탄올에서 수분을 제거하는 탈수반응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죠. LPG처럼 5기압 이상의 압력만 가하면 액화가 되기 때문에 운송이나 유통이 아주 쉬워요. 자체로도 수요가 있어서 에어로졸이나 발포제, 냉매 등에 널리 쓰이고 있죠.”

 

바이오프랜즈는 충북 보은에 연 5천 톤 규모의 DME를 생산할 수 있는 1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연 1만 톤 규모의 2공장을 짓고 있다. 

 

 

바이오프랜즈는 지난해 5월부터 이곳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시설온실용 연료전지 배열에너지 순환 및 CO2 자원화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개 부처가 공동으로 기획한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에 든다. 

 

“DME는 메탄올의 파생 물질입니다. 메탄올이 유독물질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일반 유통이 어려워요. 그래서 이걸 DME로 변환해서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메탄올이나 DME는 400℃라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개질이 되기 때문에 수소를 만들기가 쉬워요. 개질한 수소는 PSA(압력변동흡착장비)로 정제해서 연료전지에 넣게 되죠.”

 

입구에 놓인 DME 저장탱크와 주유기 옆에 컨테이너 2개가 보인다. 오른쪽 컨테이너에 개질기가 들어 있고, 왼쪽 컨테이너에는 PSA와 연료전지, 인버터가 들어 있다. 인버터는 연료전지에서 나온 직류(DC)를 교류(AC)로 변환해서 각종 설비나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PSA 옆에 30kW급 PEM(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가 놓여 있다. 호라이즌퓨얼셀의 중국 상하이본부에서 수입한 VL-30kW 모델이 설치되어 있다. 처음엔 국산 제품을 적용하려 했지만, 비용 문제로 호라이즌 제품을 쓰기로 방향을 바꿨다. 애초에 적용하기로 한 10kW급보다 출력이 세 배로 늘었다. 

 

“인버터가 며칠 전에 중국에서 들어왔어요. 아직 연결은 안 된 상태죠. 온실 앞쪽에 보면 빈 공간이 하나 있는데, 그 자리에 스마트그린에너지와 전남환경산업진흥원에서 제작 중인 축열시스템을 들일 예정이죠. 이 설비가 8월 중에 들어오는 대로 배관 작업을 마무리하고 9월부터는 실제로 연료전지를 돌려볼 생각입니다.”

 

연료전지를 접목한 국내 스마트팜 중에서 일의 진척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국내에는 5천여 곳에 이르는 스마트팜과 식물공장이 있다.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스마트팜 시설이 궁금하다면 올가을에 원주를 찾을 일이다. 
 


‘탄산시비’ 활용하는 일종의 CCU 모델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60℃ 정도의 배열로는 열량이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컨테이너 뒤편 경사면에 파이프형 태양열온수기를 설치했다. 여기서 80~90℃ 정도의 온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두 곳에서 나온 열을 축열시스템으로 보내게 되고, 축열기에 장착된 히트펌프로 모자란 열을 공급해 온실 내부의 냉난방을 해결하게 된다. 

 

바로 앞에 있는 비닐온실로 향한다. 질산칼슘, 황산마그네슘, 질산 같은 양액비료를 희석하기 위한 플라스틱 양액통이 한쪽에 놓여 있다. 전체 시설은 496㎡(150평), 실재배 면적은 100평이 조금 안 된다. 

 

 

왼쪽 배지에는 방울토마토가, 오른쪽 배지에는 쌈 채소류가 심어져 있다. 온습도에 맞춰 커튼이 자동으로 움직이고, 관수시스템을 통해 물이나 액비가 자동으로 공급된다. 스마트팜 환경제어 시스템으로 이 모든 설비를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고, 식물의 성장 상태나 관련 데이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연료전지에서 전기와 열을 얻을 수 있고, 이산화탄소는 시비로 활용할 수 있죠. 하루에 두 번 정도 이산화탄소를 넣어주면 식물의 생장을 촉진할 수 있어요. 작물별로 언제 얼마의 양을 넣으면 가장 잘 자라는지 데이터가 나와 있죠. 멜론이나 토마토, 딸기, 파프리카 같은 고소득 작물에 실제로 많이들 적용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프랜즈 서기원 책임연구원의 말이다. 

 

이번 실증에서 온실 내 작물의 생산성과 경제성 분석을 상지대에서 맡고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상지대 식물생명자연학과 황선구 교수의 말에 따르면 “바질, 캐모마일 같은 허브의 경우에는 1.5배나 크게 자랐고, 회향 같은 경우에는 특정 항산화물질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곳 실증 현장에는 연료전지만 있는 게 아니다. 바이오프랜즈가 울산대학교와 함께 정부 과제로 개발한 45kW급 ‘DME 삼중열병합 분산발전기’ 두 기가 추가로 설치돼 있다. 바이오프랜즈 기술본부의 이준우 과장이 케이스를 열어 내부를 보여준다. 

 

“DME는 세탄가가 높아서 힘을 필요로 하는 디젤엔진 연료로 적합해요. 버스에 들어가는 디젤엔진을 DME 발전기에 적용했다고 할 수 있죠. DME를 연료로 전기를 발전해서 바로 뒤에 있는 냉장 컨테이너로 보내게 됩니다. LED를 광원으로 해서 식물을 재배하게 되죠.”

 

 

발전 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온실로 보내 시비로 쓸 생각이다. 내연기관을 이용한 발전기라 소음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 면에서는 연료전지보다 훨씬 저렴하다. 

 

“중국산 연료전지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KS 인증 문제로 국내 보급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은 연료전지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현대모비스가 양산체계를 갖추고 발전용 PEM 연료전지를 시장에 싸게 공급한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지겠죠. 저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조원준 대표는 도시가스가 들어가기 힘든 농업단지나 도서지역 건물, 산업단지에 DME 연료를 기반으로 한 소형 연료전지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 DME를 개질한 수소는 연료전지뿐 아니라 농업단지 내 지게차나 농기계 충전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료전지의 장점은 전기와 열을 모두 활용하는 복합발전에 있죠. 여기에 스마트팜을 붙이면 CCU(탄소 포집・활용)가 가능합니다. 2024년에 청정수소인증제가 시행되면 CCU에 대한 움직임이 더 가속화되겠죠. 농촌 지역은 도시가스 배관을 놓기가 어려워요. 이런 곳에서 DME로 수소를 만들어 쓰면 탄소중립에 가까운 분산발전이 가능하죠.”
 
DME는 메탄올에서 파생된 수소운반체
메탄올과 DME는 암모니아와 같은 ‘액상 수소운반체’에 든다. 향후 해외 청정수소를 암모니아나 메탄올 형태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메탄올의 경우 한 해 동안 국내에 수입되는 양이 180만 톤에 이른다. 

 

“현재 육상 운송가격을 보면 메탄올이 암모니아보다 더 저렴하죠.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수소를 이산화탄소와 합성해서 e메탄올의 형태로 유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요. 또 바이오매스나 바이오가스로 생산한 수소에 이산화탄소를 더해 바이오메탄올이나 바이오DME 형태로 유통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죠.”

 

어떤 기체든 액체로 변환해 운송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수소를 액화해서 운송하는 방법도 있지만 액화에 드는 비용, 운송이나 저장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존의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건 큰 강점이다. 

 

“수소연료전지만 따로 놓고 볼 게 아니라 어떤 연료를 개질해서 쓸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어느 게 더 효율적이고 환경에 유리한지 판단을 내릴 시점이 오겠죠. 바이오프랜즈는 기본적으로 DME 청정연료 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소에 기반한 청정에너지 사업의 확장을 도모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바이오프랜즈는 다양한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충북 단양에 있는 성신양회가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메탄올을 합성하는 실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스마트그린에너지와 함께 ‘폐플라스틱 활용 무산소 열분해 전환을 기반으로 하는 수소생산공정 기술개발과 실증 사업’도 진행 중이다. 

 

“스마트그린에너지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서 부생유를 생산하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걸 정제해서 나프타로 전환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나프타 성분을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일을 맡고 있죠. 현재 실시설계를 마치고 설비를 제작 중에 있어요.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서 내년 말에는 완공이 될 예정이죠.”

 

나주, 예천, 안동 등을 중심으로 연료전지를 활용한 대규모 스마트팜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7일에는 전남 영암・해남의 기업도시 사업지구인 ‘솔라시도’에 2조 원에 이르는 민간자본을 들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와 스마트팜을 조성하기 위한 투자협약이 있었다. 

 

기업도시 단일 사업비로는 최대 규모로 2026년까지 2조 원을 들여 200MW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와 최첨단 스마트팜 등 융복합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RE100 산업단지, 스마트시티, 관광레저 시설 등과 연계한 지역 거점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곳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팜 혁신기술개발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30억 원 정도다. 향후 스마트팜의 실수요를 감안, 5~50kW에 이르는 상용급 연료전지를 적용한 현장을 염두에 둔 사업이다. 실제 사업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평가하려면 이런 작은 단위의 현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e메탄올을 eDME로 전환하고, eDME를 현장에서 개질해서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때 나오는 탄산가스를 스마트팜에 적용하면 탄소중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죠. 앞으로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 겁니다.”

 

그 기대를 안고 가나안농군학교를 나선다. 이제 연료전지도 연료와의 궁합을 고민할 시점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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