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JTBC <부부의 세계>가 연일 화제다. 남편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주변의 지인들도, 심지어 아들마저도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선우(김희애)만 몰랐다. 이태오(박해준)는 두 여자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했지만, 지선우는 달랐다. 배신감에 치를 떨며 자기 인생에서 남편을 깨끗이 지우기로 결심하고 복수를 준비한다. ‘에너지의 세계’도 ‘부부의 세계’ 못지않다. 물론 이 말은 A사는 지선우, B사는 이태오라는 등식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에너지는 불륜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닮은 구석이 있다. 기업과 기업 간 거래도 ‘계약’으로 이뤄진다. 성혼선언문을 읽은 주례 앞에서 반지를 주고받는 대신, 로펌의 검토를 받아 계약서에 서명을 한 게 다를 뿐이다. 에너지의 세계, 소송의 서막 서두가 길었다. 신용거래든 투자든, 믿음에 금이 가는 순간 감정의 골이 생겨난다. 포스코에너지와 미국의 퓨얼셀에너지도 사이가 좋지 않다. 태평양을 오가며 연애를 이어오다 결혼에 골인한 국제 커플이 이젠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져 이혼 소송에 나설 모양새다. 올해 4월 초였다. 포스코에너지가 퓨얼셀에너지(FCE)의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는 지난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310기(누적)를 구축하고, 2040년까지 1,200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도심 중심 수소충전소 신규 100기 구축과 기존 충전소 증설(약 4기 내외)을 통해 총 154기(누적)의 충전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단독 수소충전소를 짓는 데 30억 원이 든다. 환경부가 구축비용의 50%를 지원하고 있지만 구축비용은 여전히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도심의 경우 부지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입지규제와 민원으로 인해 충전소 부지를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더군다나 수소충전소를 지어도 수소전기차의 대중화 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운영 적자를 피하기 힘든 구조여서 수소충전소의 경제성 확보 문제가 심각하다. 충전소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가 필요하지만 구축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시급하다. 구축비용 절감 방안으로 기존 CNG·LPG 충전소와 주유소 여유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짓는 융복합형 충전소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특히 주요 설비가 컨테이너 안에 설치되는 형태의 패키지형 수소충전소가 또 하나의 대안이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수소전기차 수요 증가와 함께 수소충전소 구축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온사이트(현지 수소생산·공급) 수소충전소와 수소생산기지의 핵심설비인 수소추출기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와 수소 관련 업계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실 윤왕래 박사팀이 개발한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효율성과 비용 경제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실은 과기부 국책연구과제로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 설계 기술개발’(2017년 1월~2022년 12월)을 진행 중이다. ‘하루 500kg급 시장 보급형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이하 ‘수소추출기’)의 100% 국산화 설계’가 목표다.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반응과 VPSA(진공 압력변동 흡착)의 조합공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컴팩트, 저가의 열·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설계기술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소생산 효율: 80% 이상 △수소 순도: 99.999% △CO 농도:…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장봉재 전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을 환경에너지사업 부문 총괄사장으로 영입한 효진오토테크의 수소사업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협력사로서 자동차 차체 조립 지그, 검사용 치구 등을 생산하는 43년 업력의 효진오토테크(대표 김기영)는 지난 2013년 리카본코리아와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 제조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탄소자원화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2017년 말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수소사업 진출도 준비해왔다. 올해 장봉재 환경에너지 부문 총괄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수소사업의 포트폴리오가 더욱 짜임새 있게 구체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수소충전소 구축, 수소제조장치 제조, 수소플랜트 구축, 그린수소 제조, P2G 사업, 수소연료전지 보급, 탄소복합 수소저장용기 제조설비 및 시험설비 보급까지 수소 분야 전반에 걸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공급하는 제품군도 다채로워 다양한 수요처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 시범도시와 수소융복합단지 조성사업에서 효진오토테크의 수소·탄소 융복합 모델이 적용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까지 해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서울 상암충전소에서 처음 봤다. 국산 디스펜서라 했다. 민트와 하늘색의 조합이 산뜻했다. 디스펜서 옆에 붙은 큼직한 냉각기 뒷면에 ‘SaemChan’이란 글자가 찍혀 있었다. 수소추출기(개질기)를 만드는 제이엔케이히터의 협력사로, 샘찬에너지란 회사가 만든 제품이었다. 이름이 낯설었다. 알아보니 2018년 6월에 설립된 신생 회사였다. 그러고 나서 한 달이 지났다. 상암충전소 운영을 맡고 있는 에코바이오 측에 연락해서 이것저것 물었다. 정식 개장을 앞두고 넥쏘 동호회 회원들을 상대로 충전 테스트를 자주 진행한 터라 샘찬의 디스펜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초기라 내구성을 논하긴 그렇고, 충전기 성능만 놓고 보면 좋습니다. 1시간 20분(80분) 만에 11대를 연속으로 충전한 적도 있으니까요. 동호회 분들 차가 죽 늘어서니까 그대로 갔는데, 별 문제 없이 작동하더군요.” 현장에 처음 설치했다는 700바(bar)짜리 충전기가 잘 돌아가는 게 신기했다. 설립 후 채 두 돌이 안 된 회사가 수소충전기 개발에 뛰어들어 이만한 결과물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대체 어떤 회사인지 궁금했다. 국내 최초 상용 CNG충전소의 주역 샘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국내 4대 정유사가 주유소를 활용한 복합에너지스테이션 형태로 수소충전소 설치·운영에 시범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유소 운영 경험이 풍부한 정유사들이 수소충전인프라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국내 석유산업은 1964년부터 시작되어 지난해 수출 380억 달러와 매출 110조 원을 달성하는 등 에너지수급 안정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해온 버팀목이며, 현재도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의 50%를 차지할 만큼 에너지수급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석유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석유의존도의 지속적인 하락과 함께 국제유가의 불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온실가스 등 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석유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미 각국 정부는 휘발유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내연기관차의 사용규제와 차량 생산에서의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더욱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선언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를 2040년에서 2035년으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영국 외에도 지금까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선언한 국가는 노르웨이(2025년), 덴마크, 스웨덴, 핀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지난 3월 12일이었다. 상암충전소가 재개장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라는 말에 하늘공원으로 향했다. 민트색과 하늘색의 조합이 산뜻한 ‘신상’ 디스펜서가 맨 먼저 눈에 들었다. 과거 홀쭉한 350bar 디스펜서에 비하면 확실히 몸집이 불었다. 라이트급 복서가 헤비급 복서로 탈바꿈한 것만 같았다. 이젠 승압을 해서 700bar를 소화한다. 개장도 하기 전에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흰색 넥쏘 한 대가 들어온다. 상암충전소 직원이 며칠 전에 다녀간 여자 분이라며 알은 체를 한다. “개장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라 시험 삼아 연료를 무료로 넣어드리고 있어요.” 수소를 넣을 땐 시동을 끄고 차에서 모두 내려야 한다. 마스크를 쓴 직원이 바퀴에 접지를 하고 충전기 노즐을 체결한다. RF카드에 터치를 하고 녹색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충전이 시작된다. 일반 주유와 크게 다를 바 없다. 5분 정도면 끝난다. 상암충전소를 책임지는 이승민 소장이 옆에 서서 충전량과 시간 등을 꼼꼼히 기록한다. 이날 한 시간 동안 다녀간 차는 모두 3대다. 국내 첫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 상암 수소충전소는 연구용으로 시작됐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에서 수소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국회 앞 대로변에 경찰 수소버스 한 대가 서 있다. 시동을 걸고 공회전 중이지만, 배기가스 걱정은 없다. 오히려 도심 대기 환경에 도움이 된다. 수소버스 한 대가 정화하는 미세먼지의 양은 중형 디젤 승용차 40대에 해당한다. 버스 로고 위에 ‘ELEC CITY’란 문구가 보인다. 일렉시티는 현대차의 전기버스, 수소버스 라인업 모델명이다. 버스 상단에 붙은 ‘친환경 수소전기버스’에서 ‘수소’ 한 글자를 빼면 전기버스다. 수소를 연료로 하는 점이 다를 뿐, 전기로 움직이는 점은 동일하다. 지난 2018년 11월로 기억한다. 서울시는 1711번 지선에 전기버스를 처음 운행했다. 또 다음 달에는 405번 간선버스에 ‘꼬마버스 타요’를 꼭 닮은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했다. 색깔만 다를 뿐 현대의 일렉시티 모델이다. 이 수소버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셔틀버스로 처음 데뷔했다. 또 그해 10월 22일 전국 최초로 울산 시내버스 정규 노선(124번 버스)에 투입되기도 했다. 버스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협약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팔린 저상 전기버스는 총 583대다. 이중 현대차가 211대로 가장 많고 에디슨모터스(168대), 우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현존하는 연료전지 타입 중 최고 효율을 나타내는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SK건설과 미국 SOFC 전문기업 블룸에너지가 설립한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이 출범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생산 개시를 목표로 시설 구축이 한창이다. 블룸에너지는 세계적인 연료전지(SOFC) 주기기 제작업체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Sunnyvale)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 2018년 7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요한 애플, 구글, eBay 등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 세계 600여 개 전력 다소비 고객 사이트에 400MW 이상 규모의 SOFC를 공급했다. SK와 손잡은 블룸에너지 SK건설은 2017년 12월 블룸에너지와 함께 분당복합화력발전소 내에 국내 최초로 SOFC를 활용한 8.3MW 규모의 발전설비를 수주했다. 이후 양사는 2018년 11월 발전용 연료전지 주기기에 대한 국내 우선 공급권 계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이 블룸에너지의 연료전지 주기기인 ‘에너지 서버(Energy Server)’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SK건설은 지난해…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은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배기가스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지게차와 굴삭기를 중심으로 수소건설기계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수소건설기계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수소충전인프라와 상용화 기반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지난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수소건설기계가 포함됐지만 수소 기술로드맵에 기술개발 과제만 반영됐을 뿐 구체적인 보급 목표와 상용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등 후속 방안이 나오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수소건설기계 개발 현황 미국에서는 이미 수소 지게차가 상용화되어 현재 코카콜라, 아마존, 월마트 등 30개 이상 사업장에서 플러그파워의 연료전지 파워팩 등을 적용한 2만2,000여 대가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도요타를 중심으로 공장, 공항, 도매시장 등에서 500대 이상의 수소 지게차가 시범 운영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1만 대 이상을 보급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물류센터에서 200대 이상의 수소 지게차가 실증 운전 중이다. 영국에서는 굴삭기 업체 JCB와 연료전지 업체인 ITM이 수소 굴삭기 공동사업을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