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딱 1년 전이다. 두산중공업은 경남 창원 본사에서 발전용 가스터빈 초도품의 최종 조립행사를 열었다. 집어등 밑에서 번들거리는 은색 갈치 빛깔의 터빈 블레이드가 방송을 탔다. 역사적인 날이었다. 전 세계에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딱 네 곳이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미쓰비시 파워(MHPS), 이탈리아의 안살도를 손에 꼽는다. 마지막 다섯 번째 손가락에 한국의 두산중공업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두산중공업에서 개발한 가스터빈은 270MW 이상 H급으로, 한국서부발전이 추진 중인 김포열병합발전소에 납품되어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액화천연가스(LNG)로 터빈을 돌려 1차로 전력을 생산한 뒤, 폐열을 활용해 증기터빈을 돌려 한 번 더 전력을 생산한다. 복합발전 효율은 60% 이상으로 잡고 있다. 수소 가스터빈을 위한 연소기 개발 과제 “발전용 연료전지가 천연가스를 개질한 수소로 발전하듯, 가스터빈도 LNG로 발전을 해요. 최신 기종의 가스터빈은 발전효율이 43% 정도죠. 대부분 여기에 증기터빈을 붙여서 한 번 더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발전효율은 64%에 이르죠. 3세대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테슬라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14년 6월에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수소연료전지(fuel cell)는 바보 전지(fool cell)”라고 말했다. 바로 그해에 니콜라는 창업했다. 그로부터 6년이 흘렀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니콜라: 어떻게 거짓말의 홍수를 활용해 미국 최대 자동차 OEM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나’라는 장문의 보고서를 발표했고,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은 열흘 만에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니콜라는 내 핏속에 있고 영원히 그럴 것이지만 초점은 회사이지 내가 아니다.” 밀턴은 이런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남기고 십자포화의 과녁에서 몸을 피했다. “니콜라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허풍” 힌덴버그 이전에도 경고음은 있었다. 지난 6월, 니콜라가 나스닥에 상장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블룸버그통신이 나섰다. 익명의 전문가 말을 인용해 “니콜라는 지난 2016년 12월 니콜라 원 공개 행사에서 연료전지도 없는 트럭 외관에 ‘온실가스 배출 제로 수소연료 차량’이라고 새겨 과장 광고를 했다”고 폭로했다. 기어도 모터도 없는 빈껍데기 트럭으로 사람들을 현혹했다는 것이다.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을 덮었다. 니콜라는 이런 비판이 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 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지난 1977년 8월에 설립돼 에너지기술 개발, 에너지기술 보급 확산 및 중소기업 육성, 에너지기술 정책 수립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에너지연은 ‘에너지기술로 행복사회를 열어가는 KIER’이라는 비전으로 △기후위기 대응(2050 탄소 중립) △고효율 저탄소 사회 구축 △에너지전환(3020/4035) △수소경제사회 실현이라는 4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연은 수요기업에 개발 기술을 이전해 이의 보급 확산과 기업의 사업화를 꾀하는 기술이전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술이전이란 기술의 양도, 실시권 허락, 기술지도, 공동연구, 합작투자 또는 인수·합병 등의 방법을 통해 기술보유자(당해 기술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 자를 포함)로부터 그 외의 자에게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 즉 에너지연이 개발・보유한 연구성과를 활용하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기업인 도시가스사들이 수소사업 진출을 적극 모색할지 주목된다. 실제 도시가스사들이 수소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수소사업의 경제성 부족으로 수소충전소 등 수소 인프라 구축에적극 뛰어들지는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수소 진입기업을 위한 각종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시가스사들의 수소 시장 진출을 유도할 수 있는 당근책이 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수소 진입기업이란 수소 산업(생산·운송·저장·활용)으로 업종을 다각화하거나 전환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러한 기업을 충전소 구축 보조(국토부・환경부, 최대 15억 원/기), 수소추출시설 보조(산업부, 50억 원/기) 등 정부 사업의 우선 지원대상에 포함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기존 주유소를 수소충전소로 전환하거나 동일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복합 스테이션화 하는 경우 구축 보조금 우선 지원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또 도시가스사 등 가스 관련 사업 노하우와 인프라가 풍부한 가스 전문기업이 수소 생산・공급 등 수소 시장 진출 시 수반되는 설비(추출시설 등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전해는 물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이른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는 물론이고 오염물질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청정기술로, 수소경제를 이끄는 핵심 기술에 든다. 수전해 하면 먼저 알칼라인(Alkaline Electrolysis)과 양성자교환막(PEM; Proton Exchange Membrane) 수전해를 떠올린다. 알칼리 수전해는 산업계에서 100년 이상 사용된 안정적인 기술이고, PEM 수전해는 알칼리가 아닌 강한 산성(pH 2~4) 조건에서 운전하는 방식으로 현대차 넥쏘에 들어가는 PEM 연료전지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 물론 구조만 그렇다. 여기에 하나 덧붙일 방식으로 음이온교환막(AEM; Anion Exchange Membrane) 수전해를 들 수 있다. “구조적인 형태는 PEM 수전해에서 따왔고, 작동 환경은 알칼라인에서 따왔어요. 알칼라인과 PEM 수전해의 장점이 잘 섞여 있다고 할 수 있죠. 바로 이 AEM 수전해 분야에서 ‘소재-부품-시스템 전주기 통합 기술’의 핵심 중 하나인 촉매 일체형 전극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PEM의 구조적 장점을 살린 AEM 수전해 서울에서 새벽…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수소 등 초고압·초저온 가스제품의 실증시험과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험설비를 갖춘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센터장 류영조)가 수소안전 첨병 역할에 본격 나섰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청정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사용 확대를 예측하고, 관련 제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연구개발과 시험・인증이 가능한 에안센터를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 지난 2016년 10월 개소했다. 에안센터는 사업비 305억 원이 투입돼 연소시험동 등 10개 동(부지면적 6만6,200㎡, 건물 연면적 4,340㎡) 규모로 건립됐다. 현재까지 총 86종 165점의 장비와 설비가 구축됐다. 에안센터는 △가스 화재·폭발 재현을 통한 가스 자동차・충전소 등 사고원인 규명 △초고압 용기·부품 등의 시험인증으로 중소기업의 제품개발 지원 △안전거리・내진 등 가스안전 규제 합리화를 위한 실증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에안센터를 통해 수소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동시에 초고압 제품의 국내 시험인증이 가능해 해외인증시험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해외에 제품시험 의뢰 시 발생할 수 있는 신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부생가스나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할 ‘블루·그린 수소충전소가 구축될 예정이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전국에서 수소충전소 구축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현재 총 44기(연구용 8기 포함)가 구축됐다. 정부는 올해 60여 기를 추가 구축해 총 100기, 오는 2022년까지 총 310기의 수소충전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안전 우려, 지가 하락 등에 따른 지역주민 반대로 부지확보가 어렵고, 지자체 인허가가 지연되는 등 여전히 수소충전소 구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특히 부생가스나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수소를 그레이(Grey) 수소라고 부르는데, 통상 수소 1톤 생산 시 10톤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환경운동가들로부터 수소가 비난을 받는 최대 이유다. 정부는 이미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부생수소를 수소경제 초기 수소 공급원으로 하고, 수전해 수소의 상용화 이전까지는 천연가스 추출수소를 주요 공급원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량의 수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지난 7월 28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범부처 수소 기술개발 사업 기획 대국민 공청회’가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특허청 등 정부를 대표하는 6개 부처가 참여하는 ‘수소 기술개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미진하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청회 자리였다. 이번 공청회는 유튜브 생중계로도 함께 진행됐다. 이 사업의 정확한 명칭은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 핵심기술 개발 및 실증’으로 △수소에너지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기술 개발, △전주기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수소에너지 기반 에너지 전환 달성을 목표로 추진되는 국가 R&D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9년간으로, 총 사업비 2조7,4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R&D라는 점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중점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세부과제를 세 가지로 제시한 점이 돋보인다. 1세부는 국내 수소생산·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 2세부는 해외 수소공급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CO2-free 그린수소 도입), 3세부는 수소도시 인프라 기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정전이 된 비상 상황에 건물용 연료전지를 돌려 발전을 하면 어떻게 될까? 수소 정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소충전소의 디스펜서로 검사장비 탱크에 수소를 충전하면 어떻게 될까? 이동식 수소 연료통으로 수소드론에 직접 충전을 하면 어떻게 될까? 질문의 답은 모두 “NO”다. 이런 행위는 법적으로 규제 대상이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기술을 법이 수용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무작정 손을 놓고 기다릴 순 없다. 규제에 발목이 잡혀 기술개발을 게을리 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지난 7월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새롭게 7곳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이 됐다. 그중 수소 관련 특구는 두 곳이다. 강원도는 ‘액화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충청남도는 ‘수소에너지전환’ 규제자유특구로 지정이 됐다. 위에서 열거한 세 가지 사례는 이제 충남에서 가능해진다. ‘규제특례’를 적용받아 실증의 기회가 열린 셈이다. 규제특구로 수소에너지전환에 나선 충남 충남은 수소산업에 관심이 많다.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화학공장 등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전국 1위라는…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한동대학교에서 포항테크노파크로 달리는 길이다. 영일만대로의 갓길에 빗물이 고여 물웅덩이를 이루기 시작한다. 안전 문자를 보니 경북 포항에도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제 스트라이크 존은 500°C입니다. 향후 5년을 목표로 600°C 이하에서 작동하는 중고온 증기 전기분해로 제연구 인생의 방점을 찍어볼 생각입니다.” 빗물을 쓸어내는 윈도브러시를 보며, 한동대 기계제어공학부 이재영 교수가 몇 분 전에 한 말을 되새긴다. 이 교수는 뒷자리에 앉아 있다. 그는 포스코 석좌교수이자 지난 4월 말에 개소한 한동대 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ECTI)의 초대 연구소장이다. 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는 석·박사급 팀원 6명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고순도 수소 생산과 발전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을 전담하고 있다.원자로 전문가가 주목한 ‘증기 전기분해’이재영 소장은 원자로 열유체 전문가로 통한다. 원자로와 수소? 언뜻 보면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원자로와 연계한 수소 생산 연구는 꽤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물 전기분해, 즉 수전해의 대표 공정으로 알칼라인 수전해, 양성자교환막(PEM) 수전해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이 외에도 열과 전기를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