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이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어 바이오가스·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 생산·활용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울산과 충남·강원에 이어 충북이 지난 7월 1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수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충북이 추진하는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사업은 생활폐기물로 만든 바이오가스와 저장·운송이 쉬운 암모니아를 활용해 경제성 있는 그린수소의 생산·활용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충주시 봉방동, 대소원면 일대 등에서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는 원익머트리얼즈 등 11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올해 8월부터 시작하는 이번 사업에는 약 238억 원(국비 144억 원, 지방비 62억 원, 민자 3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간 도시가스사업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수소제조업자에게 바이오가스를 공급할 수 없었으나 이번 규제자유특구사업에서 중간 유통과정 없이 직접 공급을 허용함으로써 그린수소의 경제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그린수소의 생산과 이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간 암모니아 설비 안전기준이 없어 사업추진이 불가능했던 암모니아 수소추출 상용화(500kg/day) 실증사업도 허용해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기 국산화와 관련한 원천기술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사업 배경

충북은 수소산업을 지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2040 그린수소 생산 1위’, ‘수소 모빌리티 시스템 1위’, ‘수소활용 환경 조성’,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수소안전 메카 조성’이라는 5대 추진전략으로 바이오가스 이용 수소생산 및 충전소 구축, 탄소 포집 기술과 연계한 수소생산, 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 수소차・충전소 보급 등의 23개 실천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충북은 전국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바다가 없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및 LNG 수급기지가 들어설 수 없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부생수소 수급과 천연가스 기반 수소생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극복하고 탄소중립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 그린수소 생산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내륙권에서 직접 생산이 가능한 바이오가스 활용 수소생산, 액화가 쉬워 대용량 운송이 가능하고 지구상 수소화합물 중 가장 많은 수소를 함유한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생산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 충주시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여유부지에 구축 중인 바이오가스 이용 수소융복합충전소 조감도.

충북은 2019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융복합충전소 구축사업’을 충주시 내에서 진행 중으로, 이 사업을 통해 그린수소 사업화를 위한 노하우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충전소는 수소생산 500kg/day, 충전기 4대 규모로, 음식물쓰레기 바이오에너지센터와 인근 1.5km 부근에 하수처리장이 있어 추가적인 시설・장비 확충을 통해 수소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다. 향후 지역 내 수소충전소, 수소전기버스, 연료전지발전소 등의 수요에 맞는 수소 인프라와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원익머트리얼즈(충북)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책과제인 ‘1kW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발생기 개발 및 이의 연료전지 실증’을 수행해 암모니아 수소화를 위한 랩(Lab) 규모의 평가를 완료하고 고효율 촉매기술을 확보했다. 

▲ 원익머트리얼즈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설비.

원익머트리얼즈는 2017년 이후 하루 10kg급 수소생산 시스템의 장기 운전 노하우를 확보하고 연간 2.4톤 규모의 촉매 대량 제조 시스템 구축도 완료했다. 현재 현대모비스 1공장(충주) 인근 부지(충주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내)에 구축한 하루 500kg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시스템의 실증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과 사업화를 위한 기술・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충북은 바이오가스와 암모니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바이오가스와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수소 공급과 활용으로 분산형 그린수소 생산 거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가스 기반의 수소추출 비용(바이오가스 직공급)은 기존 천연가스 대비 40%가량 저렴해 경제성이 우수하고, 관련 기술이 이미 상용화되어 있다.

또 국내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은 각 지역에 고르게 분포해 있고, 바이오가스의 연간 총생산량(2019년 기준 3억5,116만3,000m3) 중 미활용되고 있는 바이오가스의 규모는 연간 1,380톤으로, 이는 수소전기버스 약 5만5,2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암모니아는 전 세계적으로 수출입이 활발해 생산시설, 운반선 등의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암모니아를 해외 그린수소 수입에 활용 시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지 않아 수소공급에 대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액상 암모니아는 다른 저장 매체인 액화수소와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 대비 대용량 수소저장과 장거리 운송에 가장 경제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아울러 바이오가스・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는 국내에 수소발전의무화제도(HPS) 도입이 예정되어 있어 연료전지발전사업 참여 유도와 그린수소 인증제 및 인센티브 제공에 따른 사업 경제성 확보로 국내 수소산업 저변 확대와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충북 1호 수소충전소인 청주 수소충전소.

정부가 지난 2020년 7월에 발표한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의 거점별 수소생산기지 구축 계획(호남·경남·중부·강원)에 충북은 제외되어 있다.

충북은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내륙 중심의 거점형 중대규모 그린수소 생산기지의 사업화로 바이오가스・암모니아 기반의 그린수소 밸류체인·인프라 표준모델을 확립해 부생수소 공급변동에 대응하고, 충북 지역 수소산업 생태계 육성을 통한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에는 2019년 기준으로 6곳의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있다. 이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충북 지역에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중대규모 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해 2030년까지 충청・대전・강원권 수소충전소와 현대모비스 연료전지 스택 평가용으로 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실증특례 3건 허용 

현행 규제로 인해 바이오가스와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의 사업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르면 바이오가스 제조사업자는 스스로 제조한 도시가스(바이오가스)를 수소제조사업자에게 직접 공급할 수 없다. 유통과정에 일반도시가스 사업자가 개입됨으로써 그린수소 비용을 상승시켜 사업화를 위한 경제성 확보에 애로사항이 되고 있다.  

바이오가스의 중간 유통과정 제거로 그린수소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한편 바이오수소 연료전지발전시스템의 경우 관련 기술과 설치・안전기준이 미흡하기에 미래 시장창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충북은 바이오가스 제조사업자가 스스로 제조한 도시가스를 수소제조사업자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실증특례를 요청했다. 정부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에서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생산・활용 실증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 충북은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사업을 통해 그린수소를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사진)의 연료전지 스택 평가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암모니아의 경우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 제2조제1항제17호에 따라 수소추출기가 고압가스설비로 분류되어 고압가스 제조허가를 받기 위한 기술검토를 위해서는 시설・기술기준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물론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시설·기술·검사 기준이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기(저압설비)와 맞지 않아 허가가 곤란하다.

개정안 시행 이후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기의 경우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8조제1항제1호 별표4 제2호에 따른 상세기준(KGS Code FP112)에 적합한 배관과 밸브 재료를 선정해야 한다.

또 수소법의 안전관리 분야가 오는 2022년 2월 5일 시행됨에 따라 암모니아 개질 수소추출기와 같은 수소 용품은 수소법에 적용될 예정이지만 수소법 적용 시점 이후에도 단기간에 KGS Code 등 상세기준 마련이 사실상 곤란한 상태이다. 탄화수소용 수소추출기와 관련해서는 수소법 시행에 맞춰 기준을 마련 중이나 암모니아와 관련해서는 아직 기술적 검증사례가 없어 기준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충북은 고압가스 안전관리법과 수소법에 암모니아용 수소추출기에 대한 세부 기준 수립을 위해 관련 실증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활용 실증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린수소 실증사업 추진 계획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생산・활용 실증사업에는 현대로템, 서진에너지, 아스페, 에어레인, 고등기술연구원(주관), FITI시험연구원이 참여한다. 

1단계로 바이오가스 기반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을 위한 비즈니스 표준모델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실증을 진행한다. 

먼저 배관을 통해 바이오메탄을 직접 공급하는 최초 사례로, 가스누출 및 배관 부식, 크랙, 파손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운전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기준안을 수립하게 된다. 

그동안 많은 바이오가스 사업자들이 산업부에 도시가스공급 시 부취제 제외를 요청했지만 가스 누설 시 사고 위험성이 있어 수용되지 않았다. 충북이 산업부와 협의해 최초로 부취제 없이 바이오가스(바이오메탄)를 직접 공급함에 따라 이에 대한 안전성 실증이 필요한 것이다. 

부취제가 적용되지 않은 배관의 직공급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하고 장기간 실증운전으로 다양한 운전조건과 환경에 노출시켜 안전성을 검증하고 기준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한 음식물류폐기물, 하수슬러지, 가축분뇨 등 다양한 유기성폐기물은 조성이 서로 달라 혐기발효 시에 발생하는 바이오가스 조성에 차이가 있어 전처리・수소생산기술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유기성폐기물의 혐기발효 시에 발생하는 바이오가스 조성의 변화를 확인하고, 최적화된 전처리 기술을 적용한 수소생산 실증을 통해 다양한 원료에 기인하는 바이오가스 활용의 설계와 운전 인자를 도출할 예정이다.

▲ 현대로템의 수소추출기가 충주 바이오수소융복합 수소충전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수소추출시스템은 모두 도시가스 적용사례만 있어 다양한 원료에 기인하는 바이오가스 이용 고순도 수소추출 시스템의 성능평가와 인증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소추출 시스템의 장기간 실증운전을 통해 성능을 평가하고 안정적인 수소생산과 수소품질 유지 여부를 검증하게 된다.

바이오가스 기반으로 생산한 수소품질이 수소차에 적합한 국제규격 기준(ISO FDIS 14687-2)을 만족하는지를 검증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수소차에 주입할 수 있는 수소품질에 맞출 수 있도록 생산된 수소의 품질 모니터링시스템 구축과 현장 품질실험실 운영을 통해 품질관리와 정기적 수소품질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 활용처 다변화를 위해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를 직접 수소연료전지에 적용하는 실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오가스와 같이 24시간 연속운전으로 수소가 생산되는 경우 수소의 활용처 다변화는 생산공정의 가동률 유지와 전체 시스템의 수익성 향상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이오가스 기반의 그린수소를 100kW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에 직접 투입해 생산된 전기는 공정에서 이용하고, 폐열은 혐기소화조의 가온에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절감과 수소생산량 증대 등의 성능평가를 실증하게 된다. 

또한 바이오가스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스템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탄소중립이지만 고질화시스템의 분리막과 수소추출시스템의 PSA 공정을 통해 경제성 있는 저순도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한다. 이에 따라 바이오가스 고질화시스템과 수소추출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에 인접한 대규모 시설하우스 단지에 작물 성장 시비용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저순도 공업용 이산화탄소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로 그린수소 사업화의 전주기 성능평가와 안전성 실증을 추진한다. 

바이오가스 기반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전체 공정의 실시간 모니터링·DB 구축을 위한 종합운영상황실을 구현하고 예측 제어・유지보수 시스템도 구축한다.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이 통합된 바이오수소융복합 충전소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설계, 실증 운전데이터, 위험성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KGS FP 211, 216, 217 기준에 따른 안전 기준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마지막 3단계에는 그린수소 비즈니스 표준모델을 개발한다.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시스템의 실제 운전데이터와 필요한 에너지, 수익창출 결과를 이용해 경제성을 평가하고, 다양한 수소활용 방안 발굴과 실증운전 결과를 통해 경제성 있는 사업화 모델을 도출할 예정이다. 그린수소 인증제와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기준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 원익머트리얼즈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설비 관련 촉매 제조장치.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활용 실증사업에는 원익머트리얼즈(주관), 원익홀딩스, 디앨, 한화, 글로벌, 충북테크노파크가 참여한다. 이 사업은 원익머트리얼즈가 충주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내에 구축한 하루 500kg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시스템 실증사이트에서 진행된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이미 1차 실증 성능 평가(하루 300kg 수소생산) 결과를 확보했다. 

1단계로 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시스템의 사업화를 위한 실증을 하게 된다. 이미 암모니아 탱크, 기화기, 수소추출기, 정제기, 충전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상용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정제 시스템 실증과 성능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2단계로는 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 전주기 성능평가와 안전성을 실증한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시스템의 수소추출기 전단과 후단, PSA와 미반응 암모니아를 제거한 정제장치 전단, PSA와 질소를 제거한 정제장치 후단 등 총 4곳에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에서 수소품질을 즉시 확인할 예정이다.

마지막 3단계에는 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 비즈니스 표준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충북테크노파크의 이동식 수소충전소, 반도체용 믹스가스(원익머트리얼즈 자체 내수), 충주지역 수소충전소 ,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스택 평가 등을 위한 수소 공급으로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시스템의 운전데이터를 이용해 경제성을 평가하고 사업화 표준모델을 도출하는 한편 그린수소 인증제와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기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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