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구슬 암모니아 제조법을 개발한 백종범 교수(가운데) 연구팀.(사진=UNIST)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이 작은 쇠구슬들이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NH3)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용기에 쇠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기체(N2)와 수소기체(H2)를 차례로 주입하는 방법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쇠 구슬에 부딪혀 활성화된 철가루 표면에서 질소기체가 분해되고 여기에 수소가 달라붙어 최종 생성물인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이용해 저온(45℃)·저압(1bar) 조건에서 82.5%의 높은 수득률로 암모니아를 생산했다. 이는 기존 암모니아 생산 공정인 하버-보슈법보다 3배나 높은 수치이다.

100여 년 전에 고안된 하버-보슈법의 경우 200bar, 450℃에서 약 25%의 수득률로 암모니아를 얻을 수 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하고 큰 설비 없이 필요한 위치에 바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모니아 가스를 액화해 운송하거나 저장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 암모니아 생산에 사용된 쇠구슬(볼 밀링) 장비.(사진=UNIST)

  

무엇보다 기존 하버-보슈법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비료와 폭발물, 의약품 등에 쓰이는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데 세계 에너지의 1∼2%가 쓰여,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 전체의 3%가 암모니아 제조공정에서 발생한다.  

백종범 교수는 “100여 년 된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각종 단점을 보완하는 간단한 암모니아 생산 방식”이라며 “암모니아를 고온·고압 설비 없이 각종 산업 현장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어 저장·운송에 쓰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리지’에 14일 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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