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차는 엄밀히 말해 ‘수소전기차’다. 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만들어 달린다. 그래서인지 승차감이나 차체의 밸런스는 전기차와 거의 동일하다. 

제주는 전기차 천국이다. 이번에 제주 취재를 하면서 몸소 체험했다. 회원카드가 없으면 결제가 안 되는 충전소가 제법 많지만, 워낙 충전소가 많아 걱정이 없다. 가뭄에 콩 나듯 드물게 보이는 수소충전소 인프라는 비할 게 못 된다. 

대학 선배가 제주에서 농사를 짓는다. 그 집에 하룻밤 신세를 졌다. 선배는 디젤 SUV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샀다. 지자체 보조금을 받아 농장에 완속충전기도 마련했다. 

“전기차 좋아. 승차감 좋고, 소모품 갈 일도 없고. 그래서 동네 카센터 사장님들이 걱정이 많아. 일거리 다 떨어져 나간다고.”

제주는 ‘무탄소 섬’을 지향한다.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은 등록 금지다. 주유소 사장님이나 카센터 사장님은 전업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제주에는 넥쏘 한 대 굴러다니지 않는다. 수소 연료가 없으니 수소가 있을 리 만무하다. 

지필로스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500kW급 그린수소 생산 설비가 상명풍력발전소 안에 있다. 내년 초에 이 설비가 제대로 돌아간다면 넥쏘 예닐곱 대는 거뜬히 굴릴 정도의 수소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수소충전소가 없다면 이 또한 ‘바람’일 뿐이다. 풍력발전과 연계한 3MW급 P2G 수전해 설비가 들어서는 2023년은 돼야 제주에 수소버스가 다닐 예정이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개인이 제주에서 수소전기차를 구매할 일은 없어 보인다.

결국 인프라다. 수소차를 굴리려면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수소충전소가 있어야 한다. 제주에는 풍력발전단지가 많아 미활용전력을 수전해에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생산량만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수소충전소가 제주 곳곳에 들어서는 건 시간문제다. 

수소충전 인프라가 갖춰지면 수소차뿐 아니라 수소드론, 수소지게차, 수소선박 등이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바람 많은 제주에 ‘그린수소’라는 하나의 소중한 선택지가 생겼다. 상명은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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