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우리는 AC 원년을 살고 있다. 여기서 AC는 ‘After Corona’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코로나 이후 1년을 살고 있다.

1년도 안 돼 많은 게 바뀌었다. 사람들은 ‘방콕 여행’ 대신 ‘방콕 생활’을 즐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보다 넷플릭스가 익숙하고,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은 일상이 됐다. 

생활의 패턴이 바뀌면 투자 패턴도 변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시중에 많은 돈이 풀렸고, 정부는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같은 고정 자산에 몰리는 걸 경계한다. 

‘한국판 뉴딜펀드’는 여기서 출발했다. 시중의 유동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해 경제가 생동감 있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5년간 총 20조 원에 이르는 정책형 뉴딜펀드를 구상했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은 총 7조 원을 들여 모펀드를 조성하고, 민간에서 출자한 13조 원과 매칭해 자펀드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국민들이 이 자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물론 손해도 볼 수 있다).

이 정책형 뉴딜펀드에 수소가 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분간 ‘수소’는 없다고 보면 된다. 연료전지 발전만 해도 외국 기술이 많고 이마저도 장기간 기술검증을 거치지 못했다. 화재나 폭발 같은 안전 이슈가 불씨로 남아 있고,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쓰는 그레이수소는 친환경 이슈를 건드린다. 

정부는 초기 수소기술의 시장 진입에 대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존 RPS 제도 안에서 수소만 똑 떼어내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란 걸 도입하고, 별도로 340억 원이 넘는 ‘수소경제 육성펀드’를 만들어 지원할 방침이다.

AC 원년에 수소업계는 기회를 잡았다. 코로나19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탄소 배출을 줄여가야 한다는 당위의 에너지 전환의 흐름 속에서 ‘수소 관련주’는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이 말은 투자자뿐 아니라 기업가에게도 해당된다. AC 원년, 수소 기업은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몇 년 안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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