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양 의원은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로 화석연료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크게 줄인 다음, 재생에너지에 기반 한 그린수소로 가야 한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포항의 한동대 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를 찾아 이재영 소장을 만났다. 그는 원자로 열유체 전문가였다. 누구보다 원자력을 잘 아는 그가, SOFC와 SOEC 분야를 파고들어 500℃ 전후로 작동하는 ‘중고온 증기 전기분해’ 연구에 도전장을 냈다. 물 대신 증기를 활용할 뿐, 이 또한 수전해의 한 분야였다.

천안에 있는 수경화학 본사를 찾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수소와 산소의 유량으로 수전해 셀 성능을 평가하는 ‘수전해 평가장비’를 기술이전 받은 곳이다. 선견지명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나라의 온사이트 수소충전소는 메탄(천연가스)을 개질한 수소를 쓴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어 ‘그레이 수소’로 불린다. 연료전지발전도 메탄 개질 방식의 경우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린수소가 답이다. 그린수소 생산은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로 가야 하고, 여기에 쓰는 전기 또한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성이 잡혀 있다.

다만 그린수소는 몸값이 비싸다. 아직은 수전해 기술이 널리 상용화되지 않았고, 메탄 개질 방식보다 수소 생산 비용이 훨씬 높다는 게 문제다. 그럼에도 그린수소로 가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수전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최근에 나온 ‘유럽 수소전략’만 해도 수전해가 화두다. 애초에 기획을 이쪽으로 잡은 건 아니다. 취재를 마치고 원고를 정리하다 보니 ‘수전해’로 퍼즐이 딱 맞춰진다. 

여기까지 적고 나니 ‘도넛의 어원’이 떠오른다. 미국으로 건너온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빵 반죽을 기름에 튀길 때 가운데 부분이 잘 익지 않아 견과류(nuts)를 넣고 튀긴 데서 ‘너츠 오브 도우(Nuts of dough)’란 말이 나왔고, 이 말은 시간이 지나 도넛(Doughnut)이 됐다.  

어쩌다 이렇게 됐다. 지금 도넛 따위로 글을 마무리한다고 해서 아무도 흉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