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순도 수소추출기를 개발한 KIST의 조영석, 박용하 박사, 윤창원 단장.(사진=KIST)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조영석·윤창원 박사팀은 암모니아에서 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하고 전력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는 대용량 수소를 멀리 운송할 수 있는 수소운반체로서 암모니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재생에너지에 기반 한 글로벌 청정에너지 공급망 확산이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지만, 재생 전력을 전기의 형태로 먼 곳까지 이송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잉여 재생전력을 수소의 형태로 변환(P2G)하고, 생산된 수소를 원하는 곳까지 운반한 뒤 이를 활용하는 기술개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기체 형태의 수소는 단위 부피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작아 한 번에 많은 양의 수소를 운송하기가 어렵다. 최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액상 형태의 화합물을 수소운반체로 활용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액상 암모니아는 액화수소보다 수소저장밀도가 높아 같은 부피에 1.5배가량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또 수소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방식과 달리, 암모니아는 분해 과정에서 수소와 질소만을 생성한다. 

다만 암모니아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암모니아에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전지와 연계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KIST 연구진은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해하는 촉매와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분리막 소재를 개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생산함과 동시에 분리막으로 고순도의 수소를 분리해내는 추출기를 구현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높은 순도의 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별도의 수소 정제장치 없이 연료전지와 직접 연계해 소형 전력발생장치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암모니아 분해 반응과 동시에 수소를 분리함으로써 분해 반응 온도를 550℃에서 450℃까지 크게 낮춰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 수소생산 속도를 기존 기술 대비 2배 이상 높였다”고 말한다. 

▲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분리막 반응 수소추출 장치.(사진=KIST)

또 자체 개발한 저가 금속 기반의 분리막을 활용, 압력순환흡착(PSA) 공정 등 값비싼 분리공정 없이도 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암모니아 운반선을 이용한 대륙 간 운반으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여 활용하는 저장, 운송 관련 인프라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어 있다. 이번 기술이 이러한 인프라에 접목되어 활용될 경우 수소경제 사회 구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KIST 조영석 박사는 “본 기술을 기반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작은 크기의 수소 파워팩을 개발해 드론택시, 무인비행기, 선박 등 이동수단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KIST 윤창원 수소·연료전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순수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추출·정제 원천기술로서, 가까운 미래에 암모니아를 활용한 국내 대용량 수소 공급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분리막 분야 권위지인 ‘Journal of Membrane Science’에 7월 2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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